보드가야에서의 큰 인연 그리고 바라나시에서의 문화적 충격

캘커타에서 한달 가까이 걸어서 보드가야(Bodh Gaya)에 도착했다. 거리로는 약 500km. 부처님이 성불하신 곳이다. 부처님은 출가 결심 이후 숱한 고행을 하시다가, 고행을 벗어난 어느 시기에 보리수 밑에서 마침내 깨달음을 얻은 것이다. 만인에게 깨달음의 길까지 열어주는 위대한 깨달음이었다.

보드가야에 있는 보리수가 있는 마하보디 탑이다. 그날 안개가 많이 끼어 바깥에서는 윤곽만 보인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보드가야에 있는 보리수가 있는 마하보디 탑이다. 그날 안개가 많이 끼어 바깥에서는 윤곽만 보인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부처님이 성불하신 보리수가 있는 장소인 마하보디 사원으로 갔다. 짙은 안개의 사원에는 많은 승려들이 운집해있었다. 행사가 진행중이어서 부처님 당시 분위기를 회상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나그네로서는 멀리 한국에서 걸어서 이곳에 도착한 그 자체로 뭔가 보이지 않는 결실을 얻은 느낌이었다. 1300년 전 혜초스님도 그러셨을까. 

마하보디 사원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마하보디 사원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경내에서는 사진을 찍지 못하게 하여 바깥쪽에서 경내가 보이는 곳을 찍었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경내에서는 사진을 찍지 못하게 하여 바깥쪽에서 경내가 보이는 곳을 찍었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사원 바깥에 달라이라마께서 1월에 이곳을 방문하여 설법하신다는 안내광고판이 보인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사원 바깥에 달라이라마께서 1월에 이곳을 방문하여 설법하신다는 안내광고판이 보인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보드가야 시내에 있는 한국계 사찰인 '고려사'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보드가야 시내에 있는 한국계 사찰인 '고려사'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보드가야 시내에 있는 한국계 사찰인 '고려사'에 가보기로 했다.  스님 몇 분과 만나 순례 이야기를 나누었다. 스님들께서 이렇게 탈원전 순례를 하는 이유를 물으신다. 

필자는, '독일이 탈원전하면서 대안이 있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핵발전소는 후손 대대로 고통을 주는 존재다. 대안이 있는 줄 알면서 계속하는 것은 양심파괴다. 양심파괴는 종교쪽에서 앞장서서 막아야 한다.' 고 설명했다. 스님들은 크게 맞장구를 치신다.

보드가야의 한국사찰인 고려사에 머무르고 계신 스님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좌로부터 필자, 무등스님, 도웅스님(주지), 강봉스님, 매물스님, 하라상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보드가야의 한국사찰인 고려사에 머무르고 계신 스님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좌로부터 필자, 무등스님, 도웅스님(주지), 강봉스님, 매물스님, 하라상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고려사에서 만난 한국인 티벳 승려 강봉스님.  필자가 달라이라마 존자를 알현하는 데 도움을 주셨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고려사에서 만난 한국인 티벳 승려 강봉스님.  필자가 달라이라마 존자를 알현하는 데 도움을 주셨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강봉스님이 노잣돈을 주시는 장면을 하라상이 찍었다.@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강봉스님이 노잣돈을 주시는 장면을 하라상이 찍었다.@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고려사를 나와서 한참 걸어가는데, 강봉스님이 뒤쫓아 와서 노자에 보태라고 돈을 주신다. 보드가야에서의 이 분의 숙소는 아주 허름한 곳이다. 그런 돈을 아껴 이렇게 주신 것이다. 귀한 돈이다. 

무엇보다 강봉스님은 다람살라의 달라이라마 존자가 계신 사찰에 필자의 순례소식을 전해주셨다. 필자는 미리 알현 희망을 담은 편지를 미리 보냈지만, 강봉스님의 선처로 해서 필자가 다람살라에 도착해서 달라이라마 존자를 알현하기가 순조롭게 되었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린다.

고타마 싯타르타께서 성불하신 후, 그 전에 수자타 마을 아가씨로부터 우유죽을 공양받은 것을 감사하는 뜻을 전하고자 이 강을 건너 수자타마을로 가셨다고 한다. Niranjana 강이다. 부처님이 걸어서 건넜음직한 강 맞은 편 길목이다. 안개가 자욱하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고타마 싯타르타께서 성불하신 후, 그 전에 수자타 마을 아가씨로부터 우유죽을 공양받은 것을 감사하는 뜻을 전하고자 이 강을 건너 수자타마을로 가셨다고 한다. Niranjana 강이다. 부처님이 걸어서 건넜음직한 강 맞은 편 길목이다. 안개가 자욱하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2017년의 황금같은 해를 보내고 맞은 2018년 새해아침에 Sarnath, Varanasi 로 기차로 간다. 전자는 8대성지의 하나요, 후자는 인도인의 성스러운 장소이다.

바라나시로 가는 기차에서 우연히 만난 힌국계 소년이다. 가족들과 어디론가 가고 있다. 아빠는 아랍계, 엄마가 한국계이다. V자 손가락은 소년의 것이다. 아주 당찬 모습이다. 이 소년은 어떤 어른으로 자랄까?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바라나시로 가는 기차에서 우연히 만난 힌국계 소년이다. 가족들과 어디론가 가고 있다. 아빠는 아랍계, 엄마가 한국계이다. V자 손가락은 소년의 것이다. 아주 당찬 모습이다. 이 소년은 어떤 어른으로 자랄까?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불교8대성지 중 하나인 사르나트(녹야원) 입구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불교8대성지 중 하나인 사르나트(녹야원) 입구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2500년전의 만들어진 Sarnath(녹야원)@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2500년전의 만들어진 Sarnath(녹야원)@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3시간 넘게 걸려 Mughal Sarai 역에 도착하여 갠지즈강을 걸어서 건넜다. 사르나트(Sarnath)는 싯다르타왕자가 출가하면서부터 고행을 함께 하던 수하격의 다섯 수행자가, 부처님이 6년 고행방식 수행이 잘못된 것임을 통찰하고 중도방식 수행으로 전환하자, 부처님을 떠나서 머물었던 곳이다. 부처님은 성불 후 보드가야에서 300여 km 떨어진 이곳을 먼저 찾았다. 다섯 수행자를 만나 수행의 올바른 길에 대해 설법을 하신 것이다. 

2500년전의 그 공기와 분위기를 함께 하였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2500년전의 그 공기와 분위기를 함께 하였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43미터 높이의 붉은 벽돌로 지은 탑, 스투파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43미터 높이의 붉은 벽돌로 지은 탑, 스투파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바라나시의 갠지즈강변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바라나시의 갠지즈강변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사르나트가 소재한 바라나시 시는 인구 120만의 대도시다. 이곳을 가로지르는 갠지즈강은 인도인에게는 각별한 곳이다. 많은 유적들이 서쪽 강변에 몰려있다. 여러 왕조를 거치면서 변함없는 문화적 중심이었다고 한다. 

갠지즈강 유람선@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갠지즈강 유람선@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많은 배가 떠다니고 있다.@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많은 배가 떠다니고 있다.@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유람선에 많은 인파가 타고 있다. 인도인에게는 이곳 바라나시에서 갠지즈강을 체험하는 것이 중요한 의미가 있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유람선에 많은 인파가 타고 있다. 인도인에게는 이곳 바라나시에서 갠지즈강을 체험하는 것이 중요한 의미가 있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많은 유적들이 서쪽 강변에 몰려있다. 여러 왕조를 거치면서 변함없는 문화적 중심이었다고 한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많은 유적들이 서쪽 강변에 몰려있다. 여러 왕조를 거치면서 변함없는 문화적 중심이었다고 한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화장터에 많은 사람이 몰려있다.@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화장터에 많은 사람이 몰려있다.@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강 건너 모래 언덕으로 가는 배 위에서@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강 건너 모래 언덕으로 가는 배 위에서@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그 배 위에서 젊은 부부와 친해지다.@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그 배 위에서 젊은 부부와 친해지다.@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모래 언덕에 도착한 신랑은 자신의 모친만을 데리고 물속으로 들어가 차가운 물을 끼얹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모래 언덕에 도착한 신랑은 자신의 모친만을 데리고 물속으로 들어가 차가운 물을 끼얹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강건너  모래 언덕이 있는 곳에서는 특별한 이벤트가 열리는 듯 하다. 힌두교도에게는 이곳 바라나시의 갠지즈강에 몸을 담그고 기도하는 것은 윤회사상과도 관련이 있는 성스러운 의미가 있다고 한다. 

배를 타고 가보기로 했다. 강을 건너가는 동안 어떤 부부와 친해졌다. 그런데 이 남자가 자신의 모친과 함께 차가운 강물 속으로 들어가는 게 아닌가? 따뜻한 고장이긴 하지만 지금은 겨울철인 1월이다. 그 쌀쌀함이 무색한 듯 환한 웃음으로 물속을 들락거리며 즐거워한다. 놀라웠다. 이 행사는 이 가족의 인생에서는 중요한 의미가 있는 듯하다.

 

편집 : 김미경 편집위원 

이원영 주주  leewys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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