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Host Family의 취미

저의 새 가족은 여행 다니는 것을 좋아하세요. 그래서 저희에게 많은 여행 경험을 주고 싶다고 하셔요. 또 스쿠버 다이빙을 좋아하셔서 여름에는 물 곁에서 많이 지내신다고 하셔요. 저도 Janet 아줌마께서 알아봐 주신 무료 강습을 두 번 받았지만 아무래도 정식 수업을 받아야 할 것 같아요. 여름을 같이 즐겁게 보내고자 한다면 필수 코스를 거치고 자격증을 따야지요. 방학이 시작되는 6월 초순에 저희는 Florida 바닷가에서 1주일간 스쿠버 다이빙을 즐길 것 같아요. 벌써 집을 예약했거든요. 제가 빨리 배워서 재미있게 같이 해야 하는데… 요즘은 해야 할 것이 너무 많아요.

▲ 무료 Scuba Diving 강습(장비는 오빠가 어릴 적 쓰던 것을 제가 쓰기로 하고 해보았는데 너무 추웠어요)

▲ 강습을 마치고 벌벌 떨면서 Janet 아줌마와 함께 찰칵

(제가 미국 와서 소프트볼에 스쿠버 까지 배우고 있어요. 부럽지요?)

내가 사는 집

3층집이구요, 반지하층은 아줌마와 아저씨가 사용하시는 침실과 화장실, 거실이 있어요. 1층은 저와 말타 언니가 사용하는 방, 거실, 주방과 식당 그리고 컴퓨터가 있는 공부방이 있어요. 부엌이 아주 크고 깨끗해요. 우리 둘만 사용하는 화장실도 있지요. 2층은 Morgan 오빠가 사용하는 침실과 화장실이 있고, 놀이실 (당구장, 탁구장 등)이 있어요.

▲ 1층 우리 방 옆의 거실
▲ 1층에 있는 주방과 식당입니다

제가 사용하는 방의 창문으로 나가면 발코니가 집을 중심으로 쭉 둘러져 있는데 바로 발코니 앞에 실외 수영장이 있고, 그 옆에 Hot Tub가 있어요. Hot Tub는 따뜻한 목욕물을 받을 수 있는 큰 욕조예요. 밤에 이 Hot Tub에 들어가서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별이 떨어지는 것을 보는 것이 그렇게 멋이 있다고 해요. 방학이 되면 저도 경험할 듯… 기대가 큽니다.

부엌 창에서 보면 목장이 보이고 목장에는 연못과 Barn이 이어요. 그리고 목장과 집 사이에 마당이 있는데 Janet 아줌마와 David 아저씨께서는 매일 아침마다 마당에 새 먹이를 주셔요. 그러면 많은 새들이 와서 먹이를 먹고 간답니다. 예쁜 새들도 많이 와서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지요. 저도 먹이를 주면서 지켜보고 싶은데… 한번 시도를 해봐야겠지요?

Janet 아줌마네 애완동물

Janet 아줌마 집에는 말이 7마리, 고양이가 3마리, 개가 3마리 있어요. 그런데 모두 밖에서 살고 있어요.

말과 고양이는 목장 안에 있는 Barn에서 살고, 개들은 철조망으로 만들어진 큰 우리에서 살아요. 물론 우리에는 개집도 있지요. 3마리의 개들은 같은 종자인데 확실한 종자는 모르고 그냥 양떼를 모는 종류라고 해요. 개들 중에 Tag는 저와 던지기 놀이하는 것을 무척 좋아해요.

말은 David 아저씨와 Janet 아줌마가 직접 돌보고 있어요. 이 말들은 파는 것이 아니고 가족을 위해서 있는 거예요. 지난 3월 28일에는 가장 온순한 말을 계속 빗 손질 해주면서 저에게 좀 익숙하게 한 후 두 시간 동안 말을 타고 목장 주위를 빙빙 돌면서 돌아다녔어요. 말타 언니도 브라질 집에 말 목장이 있어서 말을 잘 타고, 다들 잘 타는데 저만 처음이니까 잘 못 타지요. 그래도 너무 좋아요.

▲ 이 말은 아저씨께서 그냥 태워주셨어요. 폼 잡고 사진 찍으라고요.
▲ 말타 언니와 함께 진짜 승마 강습 중

Janet 아줌마네 종교

Janet 아줌마 식구들은 다행히 저와 같은 가톨릭이에요. 하지만 성당에는 거의 가지 않아요. 성당은 집에서 차로 10분 정도 거리에 있는데 엄청 조그마해요. 그리고 신자도 별로 없어요.

보통 미국에는 개신교도들도 많지만 가톨릭 신자도 많은데 이곳은 특히 Baptist가 많다고 해요. 그리고 교회도 그런 교회가 많고요.

지난 4월 10일 부활절 전날에는 서로 몰래 선물 바구니를 준비했어요. 하지만 서로 다 눈치는 챘을 거예요. 말타 언니는 내 바구니를 산다고 하고는 Morgan 오빠 것을 사고, 나는 말타 언니 것을 산다고 하고는 아줌마, 아저씨 것을 샀거든요. 부활절 아침에 문을 열어보니 선물 바구니가 문 앞에 있었어요. 온 식구들이 바구니를 받고 무척 좋아했지요. 서로 서로 준다는 것은 참 좋은 일인 것 같아요.

4월 11일에는 부활절 미사에 갔어요. 원래 주임 신부님께서 미사를 집전하지 않으시고 Ohio에서 신부님을 초빙해서 미사를 보았어요. 그런데 신부님이 그렇게 재미있게 미사를 하셔요. 목소리도 우렁차시고 아주 열린 마음의 신부님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Janet 아줌마께서는 이 신부님이 계속 오시면 성당에 매주 나오겠다고 하셨어요. 아마 원래 주임 신부님은 미사를 아주 지루하게 하시나 봐요. 저는 재미가 없어도 성당에는 계속 다니고 싶은데…. 나중에 부탁해보려고 해요.

사실은 부활절에 Vicky mom이 교회에 가시면 그 교회는 너무 어색하고 부담스러워서 싫지만 따라가려고 했었는데 Vicky mom의 남동생이 심장이 안 좋아서 수술을 하셔서 거기에 가셨어요. 그래서 눈치 안 보고 성당에 갈 수 있었지요.

저는 복이 많은 것 같아요. 두 번째 호스트 가정도 너무 좋고 옮긴 집도 너무 좋아요. 이런 좋은 분들과 좋은 교육 환경 또 탁 트인 자연 환경에서 살다가 한국에 돌아가기 싫어지면 어떻게 하나 고민이에요. 한국의 가족들도 너무 보고 싶고 1년 넘게 헤어져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면 1년 후에는 꼭 돌아가야지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막상 한국에 가면 무척 답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교환학생 와서 제 속에 바람이 펑!! 펑!! 들었나 봐요.

다른 교환 학생들은 모두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요? Washington Trip에 함께 했던 여기 Tennessee에 온 학생들은 다들 잘 지내고 있어요. 특히 Oneida에서 살고 있는 학생들은 전혀 불만이 없어요. 지역관리자 Cindy 선생님께서 워낙 잘 챙겨주시기 때문에 그렇지 않나 생각해요. Florida에서 온 어떤 언니는 잘 맞지 않는 혼자 사는 Host Mom 때문에 고생하는 것 같던데… 그 언니는 지역관리자 선생님에게 Host Family를 바꿔 달라고 요청을 했지만 잘 안 되는 것 같았어요. 다른 곳에 간 학생들은 어떤지 모르겠어요. 아마도 잘 못 지내고 있는 학생들은 통신원 글을 못 쓰고 있을 수도 있겠지요.

그렇다고 해도 저는 앞으로 교환 학생을 갈까 말까 망설이는 학생들에게 와보는 것이 좋다고 권하고 싶어요. 1년 동안 영어 실력이 느는 것은 물론이고 돈으로는 살 수 없는 다양한 경험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한국에서만 살면 우리가 절대로 가질 수 없는 재미있고, 또 어떤 때는 힘들지만 극복할 수 있는 경험을 할 수 있고 그런 경험을 통해서 점점 제가 커지는 것 같아요.

이런 경험은 앞으로 내 인생에서 ‘한국이라는 나라만이 내가 사는 전부다.’ 라는 생각에서 벗어나게 해주지 않을까요? 다른 여러 나라에 가서 겁내지 않고 용기 있게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저희 아빠는 처음에 제가 교환학생 가겠다고 했을 때 많이 망설이셨어요. 하지만 부모님들께서는 그런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요. 아빠께서는 제가 어리기 때문에 너무 의존적인 상황에서 살게 하고 싶지 않다고 하셨어요. 하지만 반대로 제가 어리기 때문에 새로운 곳에 더 잘 지낼 수 있는 것 같아요. 한 가지 예로 저는 한국 음식이 아직 그렇게 그립지 않아요. 물론 먹으면 좋지만 미국 음식을 못 먹겠다고 생각한 적이 없어요. 오랫동안 한국 음식만 드신 어른들은 아마도 견디지 못할 거예요.

또 솔직히 남의 집에 얹혀사는 것이 너무 불편하지 않을까 하는 것인데 그렇지 않아요. 저는 두 집을 겪었잖아요? 저는 2주 정도만 지나면 불편하다는 것을 못 느끼고 외롭지도 않고… 숙제도 봐주고, 식구들과 놀러 가는 것도 재미있고, 서로 위해 주고 제가 아직 다 큰 어른이 아니기 때문에 실수해도 너그럽게 봐주기도 하셔요. 만약 제가 미국 생활을 기숙사 학교에서 시작했다면 저는 무척 외롭고 막막했을 때가 많았을 것 같이요.

이제 저희 부모님께서는 제가 잘 지내는 것을 보시고 이렇게 말씀하셔요. “내가 너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투자를 한 것 같다. 정말 후회가 없다.” 라고요. 아직 이런 말을 하기는 조금 이르겠지만 저는 남은 기간도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아요.

다음 열두 번째 글에는 1주일간 학교를 결석하고 PIE 기관을 통해서 미국에 교환학생으로 온 Tennessee와 Florida의 47명 친구들과 같이 워싱턴과 뉴욕에 다녀왔던 이야기를 써서 올릴게요. 그럼 안녕히 계세요.

(2004년 4월 테네시에서 쓴 글임)

1961년 미국에서 교육문화상호교류법 (The Mutual Educational and Cultural Exchange Act)이 제정되었다. 이 법에 의거하여 교환교수, 교환연구원 그리고 교환학생(청소년, 대학생) 프로그램이 실시되고 있다. 청소년 교환학생 프로그램은 유학이 아니다. 미국공립학교에서 1년간 무료로 학교를 다니고, 자원봉사 가정에서 1년간 가족의 일원으로 지내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의 목적은 영어공부가 아니라 서로의 문화를 교환하면서 상대방 국가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있다. 독일에서는 거의 모든 학생들에게 권장하고 있으며, 일본, 남미, 중국, 동남아 학생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 참여 학생들도 많다. 원래 비용은 무료이나 미국이나 한국이나 사립기관이 위탁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비용이 든다. [편집자 주]

편집 : 박효삼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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