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공자는 <주역>을 읽은 지 3년 만에 '지천명', 즉 하늘이 만물에 부여한 원리를 깨달았다고 합니다. 주역은 동양학의 뿌리라고도 합니다. 동양의 가장 오래된 경전이란 뜻이죠. 주역은 유학에서 말하는 '삼경' 중 하나입니다. 원래 이름은 <역경>인데 '주(周)나라시대의 역(易)’이란 뜻에서 <주역>이라고 부릅니다. 얼마 전 한겨레 주주가 된 김상학 주주님은 현재 대학 교육원에서 주역 노자 장자 역학 등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요즘 동양철학 특히 주역에 대해 관심 갖는 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막상 호기심에 책을 들추면 너무 어려워 곧 덮어버리곤 할텐 데요. 이번 기회에 주역을 쉽게 접해보시면 좋겠습니다. 김상학 주주의 '쉬운 역학(易學)'을 2주에 한 번 연재합니다.

역학(易學)은 ‘해와 달이 쉽게 바뀌면서 변화하는 학문’이라고 간단히 정의할 수 있지요. 그 기본 경서(텍스트)는 주역(周易)이고요. 우주 변화의 연원(淵源)은 별과 그 별들에서 뿜어내는 기운(氣運)이라 하지요. 우주 안에는 별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이 없고, 이것이 <우주 변화 원리>에 관한 공부가 시작되는 지점이 되겠네요. 바로 음양오행 이치이지요. 그래서 역학을 기학(氣學)이라고도 하지요. 태양, 지구, 달이 별이라는 것을 가끔 잊고 있듯이, 우리들은 시시각각 우주여행을 하고 있다는 사실도 망각을 하고 있지요.

동양에서는 옛 성현들께서 하늘의 별자리를 28수(宿)로 읽어냈네요(표 6. 7. 8) 그 분들의 관찰과 경험 그리고 통찰의 지혜이겠지요. 그 중심의 별은 지축이 향하고 있는 북극성과 북두칠성(北斗七星)이라지요. 우주 구성의 3요소는 천지인 3재(才)이고, 따라서 우주 공부의 3대 영역은 천문(天文) -하늘의 별자리. 지리(地理) -풍수지리. 인사(人事) -사주 명리학, 작명학 등등이 있지요. 역학 공부는 당연히 천문 공부가 근본 바탕이 되어야겠지요.

<도표 6- 천간지지와 28수>

<도표 7- 28수와 4계절>

<도표 8- 28수와 7요>

28수는 고구려 고분 벽화에 등장하는 사신도에 그려져 있다는 것을 학창시절에 공부했지요. 인간들은 별에서 와서 별로 돌아가기에 우리의 몸에는 별의 재료와 별의 기운이 박혀 있다지요. 그래서 일반 사람들은 죽으면 관 바닥에 칠성판을 까는 것이고, 천문을 관장하는 임금들은 왕릉의 벽과 천정에 사신도와 28수를 그려 넣었겠지요.

그런데, 태양은 우리 은하의 4000억 개의 별 중 하나라네요. 우리 은하는 전 우주에 있는 1000억개 은하 중 하나일 뿐이라지요. 과학자들은 우리 우주에 1000억 개의 은하에 각각 평균 1000억 개의 별이 있는 것으로 추산하네요. 대략 10²²개의 별이 있다는 말인데 그 별들은 또 각각 지구나 여기 화성 같은 행성을 거느리고 있다네요.

우주 삼라만상 모든 생명체들은 별들로부터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고, 무생명체들조차도 그 변화 이치에 맞물려 변화하는 것이지요. 그러면서 생명체들은 생로병사(生老病死)하고, 정신계는 생주이멸(生住離滅)하고, 우주계는 성주괴공(成住壞空)하면서 제행무상, 생성소멸의 향연이 펼쳐진다 하지요. 세상 모든 것은 변화하니까요(諸行無常). 이것은 만고불변의 진리이겠지요.

특히, 우리의 천문학에는 하늘과 땅과 사람이 서로 다른 별개의 객체가 아니라 유기적인 관계를 가지고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천지인 사상이 담겨 있지요(天地人 合一). 또한 북두칠성에 계신 칠성님이 위로는 북극성을 중심으로 돌고 있는 무수한 별의 운행과 사계절의 질서를 주관하고, 아래로는 사람의 생로병사를 주관한다는 도교적 칠성 신앙도 우리 민족이 하늘의 후손이기 때문에 이어올 수 있었던 믿음이라고 보면 되겠네요.

사찰(절)마다 지어 놓은 칠성각(七星閣)은 우리 고유의 칠성신앙이 불교에 녹아 들어간 것이며, 무당이 모시는 칠성신이나 우리네 할머니가 정화수를 떠 놓고 치성을 드리는 칠성님도 바로 북두칠성을 말한다지요.

<도표 2- 북두칠성 구분표>

북두칠성(北斗七星)은 예로부터 동양에서 사람들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은 별자리가 되었지요. 북두칠성에 있는 삼신할머니에게 명줄을 받아 태어나고, 삶의 길흉과 화복은 모두 북두칠성이 주관한다고 우리 선조들께서는 믿었네요. 그래서 북두칠성 신을 모신 칠성각에 가서 아들딸 나달라고 빌어겠지요.

강원도 금강산 일만 이천 봉 팔만 구암자

유점사 법당 뒤에 칠성당을 도두 놓고 팔자에 없는 아들딸 나달라고

석 달 열흘 노구에 정성을 말고 타관 객지에 외로이 뜬 몸을 부디 괄시 말어라.

(후렴)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나를 넘겨주오.

-강원도 아리랑-

아무튼 북두칠성은 천(天)의 대변인(후설喉舌) 노릇을 하여, 모든 인사(人事)를 주관하는 총책의 구실을 하는 대임(大任)을 맡아 민간의 주요한 신앙의 대상으로 전래되고 있다지요. 그리하여 기자(祈子, 아들을 기원), 복록(福祿), 수명(壽命)에 이르기까지 북두의 위력은 관여하지 않는 바가 없을 정도라네요.

따라서 북두칠성은 우주 변화의 기강을 잡는 별로서 인간과 하늘의 질서를 정하는 기준이 되어 모든 책력(달력)의 기준이 되지요. 재미난 이야기로 우주별의 운행을 총지휘하는 지휘자가 되어, 4계절 24절기라는 우주 교향악을 펼치고 있는 셈이네요. 와!!! 우주의 교향악을 총지휘하시는 북두칠성님이시여!

우선 먼저, 몇 가지 용어를 알아보면 공부하기에 좋겠네요.

1) 자미원(紫薇垣) - 하늘을 세 영역으로 나누어 자미원, 태미원, 천시원이 있다. 그 3元 중에 하늘의 중심으로서 황제가 기거하는 궁궐이다.

2) 28수(二十八宿) - 우주를 상징. 달이 천공(天空)을 완주하는 길인 백도선상 에 있는 28개의 별자리. 달이 한 번 도는데 28일이 걸린다. 자미원 밖에서 적도를 동서남북에 따라 28구역으로 나누고 편의상 일곱 개씩 묶여 네 개의 7舍로 구별한다. 일곱 개씩 묶은 이유는 하늘의 모든 별이 북두칠성의 영향 을 받아 운행하므로 북두칠성의 수(數)를 본떠서 각 계절에 떠오르는 많은 별 들 중에서 일곱 개씩을 뽑아 그 계절을 대표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 방청룡 7수, 서방백호 7수, 남방주작7수, 북방현무 7수의 총 28수가 나오게 되었다.

3) 황도(黃道) - 태양이 운행하는 길. 28수가 태양이 움직이는 황도대에 분포한다

4) 백도(白道) - 달이 운행하는 길이다

편집 : 김미경 부에디터

김상학 주주통신원  saram5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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