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교환학생은 유학같이 개별적으로 수속해서 갈 수 있는 것은 아니에요. 어느 누군가가 그 지역에서 교환학생을 데리고 살아줄 가정도 찾아야 하고, 공립학교에 가서 학생 배정도 받아야 합니다. 어려운 점이 있으면 상담하고 해결도 해주어야 하고요. 우리는 성인이 아닌 청소년이기 때문이지요. 그런 일을 하는 누군가를 지역관리자라 하고 이 지역관리자가 속해있는 회사를 보통 미국기관(비영리단체)이라고 해요. 이 미국기관을 통해야 청소년 교환학생으로 갈 수 있어요. 제가 속한 기관은 PIE입니다. PIE는 주로 미국 남부 쪽에 호스트 가정을 확보하고 있어서 남부에 학생이 많습니다. PIE 기관에서는 교환학생들을 데리고 1년에 3번 정도 여행을 가요. 제가 알기로는 워싱턴과 뉴욕으로 한 번, 플로리다에 한 번, 그리고 테네시의 Gatlinburg에 한번 이렇게 3회 간다고 해요. 저는 플로리다와 Gatlinburg에는 갔다 왔는데 단체 활동이라 또 가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지난 4월 2일부터 8일까지는 워싱턴과 뉴욕에 여행을 갔어요. 플로리다 교환 학생 25명과 테네시 교환학생 22명 그리고 지역 관리자 선생님 8분이 4대의 밴에 나누어 타고 갔지요.

4월 2일의 일정

금요일 새벽 2시에 워싱턴을 향해서 떠났어요. 그리고 오후 3시에 워싱턴에 도착했지요. 헌데 플로리다에서 오는 학생들이 오지 않아서 계속 기다리면서 놀았어요. 그들은 저녁 7시가 지나 와서 큰 룸을 빌려 아주 간단히 자기소개하고 그냥 잤어요. 비행기를 타면 빠르지만 돈이 비싸니까 밴 타고 오느라 하루가 다 소비된 것이지요. 4명이 같이 한 방을 사용하는데 우리는 같은 테네시에 있는 민지와 플로리다에서 온 윤영 언니, 그리고 독일에서 온 나보다 2살 많은 Nadin 언니와 한 방을 썼어요. 금방 친해져서 재미있게 지낼 수 있었답니다.

4월 3일의 일정

아침 8시 45분에 출발해서 뉴저지에 도착했어요. 점심 먹고 자유의 여신상에 갔지요. 저는 예전에 가본 적이 있어서 별로 큰 느낌은 없었어요. 예전하고 달라진 점이 있다면 911테러 이후 자유의 여신상 속으로 못 들어가게 하는 거였어요. 여신상에 가기 위해서 보트를 타기 전, 우리 몸하고 가방을 검사를 하는데 완전히 비행기 타러 갈 때 하는 수준이었어요. 뭐 이젠 몇 번 겪으니까 익숙해져서 거부감도 없어요.

▲ 자유의 여신상에 가기 전에 부두에서 말타언니와 브라질 교환학생 에스테라와 함께
▲ 자유의 여신상 앞에서 여러 친구들과 함께
▲ 배에서 동상을 뒤로하고 찰칵

 자유의 여신상에 들르고 오면서 Boat 위에서(맨 오른쪽 생머리 여학생이 Florida에서 온 윤영 언니에요

 ▲보트에서 바라본 New York의 모습
 

그 날 밴을 타고 여행하는 것이 좀 힘이 들어서 지쳤어요. 헌데 밴에서 하도 오래 있으니까 친해져서 서로에 대하여 많이 알게 되었어요. 제가 거기서 한 가지 안 사실이 있는데요. 교환학생 중에는 그 나라에서 모든 경비를 대어주는 진짜 교환학생이 있다는 것이에요. 주로 예전에 공산주의였던 나라인 러시아, 우크라이나, 우즈베키스탄 같은 나라에서 온 학생은 모든 비용을 자기나라와 미국에서 다 부담합니다. 그래서 선발이 무척 까다롭다고 해요. 또 미국에서 봉사 시간도 채워야 하고 영어도 잘해야 하고, 성적도 일정 수준 이상 받아야 해요. 이런 학생을 Flex Student라고 하지요. 한국, 독일, 대만, 홍콩, 일본, 브라질, 태국, 멕시코 같은 나라는 장학생이 아니고 학생이 비용을 부담하는데 그런 나라에서 온 학생을 Non Flex Student라고 해요. 저는 돈이 안 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Flex Student가 부러운데 Flex Student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다시는 이렇게 오고 싶지 않다고 해요. 스트레스가 굉장히 많다고 하네요.

4월 4일의 일정

New York를 관광한 날이었어요.

원래는 Empire State 빌딩, 911파괴 현장(Ground Zero), Central Park, Time Square 광장을 가려고 하였으나 Empire State빌딩 입장권 사는 데만 2시간이 걸려서 Central Park를 가지 못했어요.

▲ 멀리서 바라본 뉴욕의 빌딩 숲
▲ 뉴욕 거리와 Yellow Taxi
▲ 빌딩 숲 속에 있는 Empire State Building
▲ Empire State Building 들어가자마자
▲ Empire State 빌딩 옥상에서 태국에서 온 Beth와 함께
▲ Empire State 빌딩에서 내려다 본 New York

Empire State 빌딩을 구경한 후 Time Square에 갔어요. 저는 사실 이곳에서 뮤지컬을 한편 봤으면 했어요. 하지만 시간이 부족했는지, 돈이 많이 들어 못 갔는지.. 그냥 큰 장난감 가게인 토이제라스에 가서 쇼핑하라고 자유시간을 주었어요. 장난감 가게에서 쇼핑이라니... 참 아쉬운 시간이었어요.

▲ Time Square
▲ Time Square (LG, Samsung의 로고가 보이시나요?)

또 MTV 라는 유명한 News 촬영 스튜디오도 보았어요. 유리 방안에서 News 방송을 하기 때문에 밖에서 관광객이 볼 수 있도록 한 것이지요.

▲ MTV Studio

Ground Zero에 갔어요. 저는 왜 이 곳을 Ground Zero라고 하는지 몰랐어요. 이 말은 원래는 폭탄이 낙하된 지점이라는 뜻이에요. 헌데 지금은 핵폭탄이나 지진과 같은 큰 재앙이 일어난 곳으로 쓰이고 있어요. 이제는 세계무역센터가 무너져 내린 곳을 큰 재앙의 대표적인 곳이라고 생각해서 Ground Zero라고 한데요.

▲ Ground Zero의 내부

Ground Zero는 철조망으로 둘러 싸여져 있고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러 와요. 이제는 New York에 가면 꼭 들리는 슬픈 명소가 되었지요. 항상 죽은 사람들을 위하여 촛불이 켜져 있고, 꽃이 있어요.

파괴될 때 Pipe가 변형되면서 십자가 모양으로 남겨진 것을 상징물로 남겨 놓았어요. 멀리서 보면 정말 진짜 십자가 같아요. ‘서로 싸우지 마라’ 라는 하느님의 뜻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또 빌딩 짓기 전에 지하에 묻혀 있어서 몰랐던 지하도로도 발견했다는 이야기도 들었어요.

▲ 멀리 보이는 십자가 모양의 상징물
▲세계무역센터 옆의 부서진 건물(유리창이 다 부서졌는데 그냥 두었음)

오면서 소방서를 지나갔는데 죽은 사람들을 기념하기 위하여 사진을 놓고 꽃도 놓고 촛불도 켜 놓았어요. 정말 아무 죄 없이 죽은 사람들 생각하면 어떤 거창한 의미가 있다 해도 폭력은 다 나쁜 것이지요.

Ground Zero를 갔다 와서 기분은 좀 울적했지만 특이한 식당에서 저녁을 먹어서 기분 전환이 되었답니다. 이 식당은 Hard Rock Cafe라고 하는데 이는 유명한 Rock 가수들의 기념품 등을 전시해놓은 식당이에요. 그리고 Rock 음악도 나왔답니다. 뭐 솔직히 기대했던 것보다는 별 거 없어요.

▲ Hard Rock Cafe
▲ Hard Rock Cafe에서 베스, 나, , 태국 학생 땅, 멕시코 교환학생과 함께

다음 13편에는 워싱턴에 가서 지낸 이야기를 사진과 함께 올려보고자 합니다. 그럼 안녕히 계세요.

(2004년 4월 테네시에서 쓴 글임)

1961년 미국에서 교육문화상호교류법 (The Mutual Educational and Cultural Exchange Act)이 제정되었다. 이 법에 의거하여 교환교수, 교환연구원 그리고 교환학생(청소년, 대학생) 프로그램이 실시되고 있다. 청소년 교환학생 프로그램은 유학이 아니다. 미국공립학교에서 최장 1년간 무료로 학교를 다니고, 자원봉사 가정에서 1년간 가족의 일원으로 지내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의 목적은 영어공부가 아니라 서로의 문화를 교환하면서 상대방 국가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있다. 독일에서는 거의 모든 학생들에게 권장하고 있으며, 일본, 남미, 중국, 동남아 학생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 참여 학생들도 많다. 원래 비용은 무료이나 미국이나 한국이나 사립기관이 위탁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비용이 든다. [편집자 주]

편집 : 박효삼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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