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서있으면서 재미도 있는 신문이 되길 바란다

소리샘 바이올린 교실(02-747-3969)은 서울 성북구 성북로4길 52 한신한진아파트상가 8층에 위치하고 있다. 원장인 노경임 독자는 대학에서 바이올린을 전공했으며 30년 이상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녀는 아이들 가르치는 일을 아주 좋아한다. “혹자는 바이올린을 돈 좀 있는 아이들이 배운다고 돈으로 가르친다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건 아주 잘못된 생각이다. 바이올린은 열정으로 배우는 거다. 열정있는 아이들이 끝까지 바이올린을 하고 성장할 수 있다. 그런 걸 볼 때 굉장히 보람을 느낀다. 순수하고 열정적인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이 정말 즐겁다. 잘해도 예쁘고 못해도 예쁘다. 아이들이 이런 내 맘을 알아줘서 나는 늘 행복하다. 이런 좋은 직업을 갖게 돼서 정말 감사한다.” 고 했다.

그녀가 한겨레를 본 지는 오래 되었다. 결혼하기 전부터 친정아버님이 봐 오셨기에. 현재 90세인 아버님은 열렬한 창간독자다. 지금도 한겨레의 어떤 기사는 스크랩할 정도로 한겨레 기사를 좋아하시고 무엇보다도 무한 신뢰하신다. 신뢰도 1위 신문이라고 늘 자신의 일처럼 자랑하시며 평생 한겨레 독자라는 것에 자부심을 갖고 사신다.

어려서부터 정의로운 언론을 강조하신 아버님 밑에서 자란 노경임씨는 결혼 후 당연히 한겨레 독자가 되었다. 물론 드문드문 쉰 적도 있지만 28년 대부분 독자로 지냈다. "사실 요새는 일이 많아 신문을 다 못 볼 때도 있다. 하지만 한국에 정직한 언론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기부한다 생각하고 한겨레를 구독하고 있다"고 했다.

그녀는 “한겨레가 그나마 바른 말하는 언론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독자층이 얇아서 영향력이 떨어지는 것이 아쉽다”고 했다. 한겨레에 대한 쓴소리를 부탁하니 “너무 재미가 없다. 엔터테인먼트 쪽은 다른 신문에 비해 너무 약하다. 또 날이 좀 죽은 것 같다. 옆집 미술학원이 경향신문을 봐서 가끔 서로 바꿔보기도 하는데 오히려 경향이 더 비판적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재미와 비판적 기능 두 가지를 잡아줄 것을 요구했다.

노경임 독자는 엔터테인먼트 확충에 대해 나름 아이디어를 내놨다. “이미 다른 신문에서 다루는 것은 다루지 말았으면 좋겠다. 재미라고 해도 그냥 단순 재미가 아니라 뭉클한 재미가 느껴지는 기사가 나왔으면 좋겠다. 공동선이나 어떤 올바름을 추구하면서도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스토리를 기자들이 찾아주길 바란다. 예를 들면, 식당을 소개하더라도 어렵게 사는 사람들이 서로 서로를 도우며 음식을 파는 곳을 소개한다든지 재활용품을 파는 곳이라도 뭔가 감동적인 스토리가 있는 상점이라던가. 비록 어두운 곳에서 어렵게 살지만 그들의 삶 속에 있는 밝음과 선함을 발굴해주는 그런 재미를 주는 기사를 기대한다. 물론 이런 기사는 정치색이 완전히 배제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녀의 아버님은 선생님이셨다. 그 시대에는 돈있는 아이들이 바이올린을  배웠다. 어려서부터 비교적 어려움 없이 산 기득권층이다. 하지만 본인은 좌빨이라고 했다. 그녀는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좌빨이라고 말하면 뭔가 인생에 좌절하고 실패해 불만이 많은 삐딱한 사람처럼 본다. 하지만 최근에 한 학부모 상담에서 사회 인식이 바뀌고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학생의 부모는 소위 잘나가는 '사'자 부부다. 그런데 너무 바쁘다 보니 다른 엄마들처럼 아이를 살뜰하게 돌보지 못해 최근에 학교에서 아이를 좀 소홀하게 대한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학원에서도 혹 자신의 아이에게 소홀할까 싶어 자신의 아이에 대한 관심을 좀 가져달라고 했다. 그래서 노경임 독자는 이렇게 말했다고 했다.

"어머님, 저 좌빨이에요"

"아... 선생님은 그렇죠~"

그러면서 웃었다는 거다. "사회의 한면에서는 좌빨이라고 하면 비뚜러진 시각으로 보기도 하지만, 또 어떤 사람들은 돈이나 배경 등에 좌우되지 않는 공정하고 인간적인 사람으로 본다. 그래서 나는 좌빨임을 당당하게 말한다"고 했다. .

그녀는 정치 일번지 종로구에 산다. “이번 총선결과가 우리 사회가 극단적으로 우클릭하는 것을 거부한 것으로 보여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우리 사회가 공평하고 함께 잘사는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좀 더 좌클릭할 필요가 있다“ 고 강조했다.

40분간의 인터뷰 내내 웃음이 끊이질 않았던 아주 행복한 만남이였다. 이렇게 한겨레 독자, 주주들과는 처음 만나도 편하고 즐거운 만남이 된다. 인간관계에서 신념과 가치가 같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새삼 느낀다.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김미경 부에디터  mkyoung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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