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시나무, 팥배나무, 국수나무 등

지난 연휴 고향 어머님과 장모님을 찾아뵙느라 한 주 쉬었다가 관악산을 찾았더니 하얀 꽃들이 많이 보인다.

▲ 아까시나무

초입부터 아까시 향이 진하게 반겨준다. 너무나 익숙한 향이다. 하얀 꽃들은 꿀도 많다던데 꿀벌들이 바쁘다.

▲ 아까시나무

가위바위보하며 아카시아나무 잎을 손가락으로 튕겨 떨어트리는 게임을 하던 적이 있었다. 그 시절 산에 가장 많은 나무가 아카시아였다. 똑 같은 나무가 세월이 흘러 아까시나무가 되었다.

▲ 아까시나무

솜처럼 몽실몽실한 꽃들이 자주 보인다. 노린재나무 꽃이다. 잿물이 노래서 노린재나무란다. 염색할 때 꼭 필요한 나무였다고 한다.

▲ 노린재나무

이 꽃도 역시 꿀이 많은지 벌레들이 많이 모여 있다.

▲ 노린재나무

능선에 오르면 역시 하얀 꽃을 피운 팥배나무를 자주 보게 된다.

▲ 팥배나무

팥을 닮은 열매가 달리고, 꽃은 배나무 꽃 같아 팥배나무이다.

▲ 팥배나무

나무을 덮을 만큼 하얗게 꽃을 피우고 있는데 가을엔 빨간 열매를 또 그렇게 달고 있는 모습이 무척이나 아름답다.

▲ 팥배나무

노린재나무나 팥배나무가 하얀 꽃을 위로 피운다면 하얀 꽃을 나뭇잎 아래로 매달고 피우는 나무가 쪽동백나무, 때죽나무이다.

▲ 쪽동백나무

둘이 비슷하게 생겨 처음 보면 구분이 힘들다. 아직 꽃망울만 매달고 있는 모습까지 닮았다.

▲ 때죽나무

줄기가 국수 가락을 닮아 이름이 된 국수나무도 한창 하얀 꽃을 피우고 있다.

▲ 국수나무

얼마 전까지 하얀 꽃을 덮어쓰고 있던 이팝나무도 배고픈 보릿고개에 ‘저게 쌀밥이었으면...’하는 바람에서 지어진 이름이었다. 옛날엔 국수도 귀한 음식이었다. 긴 면발처럼 오래 살라고 생일이나 혼례 등 잔칫날 특별히 먹던 음식이 국수였다. 아직도 처녀, 총각에게 ‘국수 언제 먹여 줄거야?’라고 묻고 있다. 그러하듯 저 나무줄기가 국수 면발이었으면 하는 생각을 먹을거리를 찾아 산을 오를 때마다 하였을 것이다.

▲ 국수나무

진짜 회나무라는 참회나무도 꽃을 피웠다. 가을엔 빨간 열매가 예쁘다.

▲ 참회나무

잎이 박쥐 날개를 닮은 박쥐나무도 꽃망울을 달았다. 독특하게 생긴 예쁜 꽃이 기다려진다.

▲ 박쥐나무

한국 토종 라일락인 꽃개회나무도 수많은 꽃망울을 달고 향 좋은 꽃들을 피울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있다.

▲ 꽃개회나무
▲ 꽃개회나무

올괴불나무에는 벌써 빨간 열매가 달렸다.

▲ 올괴불나무 열매

버찌도 익어가기 시작했다.

▲ 버찌

벌깨덩굴은 마지막 꽃을 매달고 있다.

▲ 벌깨덩굴

독초인 천남성은 한창 꽃을 피우고 있다.

▲ 천남성

둥굴레는 하얀 꽃을 줄 세워 매달고 있고, 용둥굴레는 쌍으로 꽃을 피우고 있다.

▲ 둥굴레
▲ 용둥굴레

꽃이 어른 손바닥보다 커서 이름조차 큰 꽃이 들어간 큰꽃으아리가 정말로 큰 꽃을 자랑하고 있다.

▲ 큰꽃으아리

꽃봉오리가 붓을 닮은 붓꽃도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 붓꽃

온 산에 하얀 꽃이 한창이다.

▲ 하얀 꽃 핀 관악산.

지난 주 애들이 사 준 새 신을 신고 왔다. 아무리 새 신을 신고 뛰어봐도 단숨에 높은 산을 넘기엔 무리다. 천천히 가자. 

▲ 새 등산화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 날 없다더니 이 번 강풍에 꺽인 안타까운 나무들도 가끔 보인다. 그러나 역시 그 강한 바람에도 꺾이지 않고 꿋꿋이 자리를 지키는 나무들이 훨씬 많았다.

▲ 강풍에 꺾인 참나무.

부처님 오신 날이라 ‘관시암보살’, ‘나무하미타불’이 새겨진 바위가 더욱 새롭다. 한참을 합장하고 있다 돌아선다.

▲ 관시암보살
▲ 나무하미타불

탁 트인 전망이 가슴까지 시원하게 해준다.

▲ 관악산서 바라 본 서울

편집 : 김미경 부에디터

박효삼 편집위원  psalm60@hanmail.net

한겨레신문 주주 되기
한겨레:온 필진 되기
한겨레:온에 기사 올리는 요령

관련기사 전체보기
저작권자 © 한겨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