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이상직 주주통신원

내일은 24절기 가운데 스무째로 첫눈이 내린다고 하는 ‘소설(小雪)’입니다. 소설은 말 그대로 눈이 내리면서 추위가 시작되는데 한겨울에 든 것은 아니고 아직 따뜻한 햇살이 비치므로 ‘소춘(小春)’이라고도 부르지요. 소설은 양력 11월 하순에 드는데 “초순의 홑바지가 하순의 솜바지로 바뀐다.”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날씨가 많이 추워집니다.

또 이때는 음력 시월로 “농공(農功)을 필(畢)하는 달이다. 추수를 끝내고 아무 걱정 없이 놀 수 있는 달이다.”라 하여 ‘상달’이라 했고, 일하지 않고 놀고먹을 수 있어 ‘공달’이라고도 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소설 전에 김장을 하기 위해 서두르고 여러 가지 월동 준비를 합니다. 시래기를 엮어 달고 무말랭이나 호박을 썰어 말리기도 하며 목화를 따서 손을 보기도 하지요. 또 겨우내 소먹이로 쓸 볏짚도 모아둡니다.

한편 “소설 추위는 빚을 내서라도 한다.”라는 속담이 있지요. 이즈음 날씨가 추워야 보리농사가 잘 된다고 합니다. 대개 소설 무렵에는 바람이 심하게 불고 날씨도 추워지는데 이날 부는 바람을 손돌바람, 추위를 손돌추위라고 하며, 뱃사람들은 소설 무렵에는 배를 잘 띄우지 않습니다.

이는 고려시대에 '손돌'이라는 사공이 배를 몰던 중 갑자기 풍랑이 일어 배가 흔들리자, 배에 타고 있던 임금이 고의로 배를 흔든 것이라 하여 사공의 목을 베었다는 강화(江華) 지역의 전설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소설 무렵이면 농촌에서는 추워지기 전에 겨우살이 준비를 하느라 바쁜 철이기도 합니다.

이상직  ysangl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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