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여왕 5월이 지나가고 있다. 친구가 여왕을 보지도 못했는데 지나가버렸다고 투덜댄다. 5월이 계절의 여왕으로 등극하도록 일조한 것 중에 하나가 분명 라일락일 것이다. 라일락 향기를 맡으면 아직도 대학시절 축제가 생각난다. ‘라일락꽃 향기 흩날리던 날 교정에서 우리는 만났소~~’라 부른 김세환 노래도 생각나고, 연세가 더 지긋하신 분들은 ‘리라꽃 향기를 나에게 전해다오~~’라는 베사메무쵸를 생각하실 것이다. 여기 나오는 리라는 라일락의 프랑스식 표기이다. 그 외에도 라일락이 들어가는 노래와 시가 참 많다. 그만큼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얘기다.
좋은 계절에 피어나는 꽃이어서 그런지, 이 꽃이 피어나 좋은 계절이 된 건지 하여튼 5월은 라일락의 계절이고 계절의 여왕이다. 우리나라에서 피는 토종라일락이 수수꽃다리이다. 꽃이 수수꽃처럼 달린다고 수수꽃다리라 한다. 중국에서는 정향(丁香)나무라 부르는데 꽃이 정(丁)자처럼 생겼는데 향이 좋아 정향이라 부른다 한다.
관악산에서 자라는 꽃개회나무도 수수꽃다리나무속에 속한다.
미군정 시절 군정청 자문관으로 한국에 온 엘윈 미더교수가 1947년 북한산에서 종자를 채집해 가서 개량한 후 세계적으로 보급중인 ‘미스김 라일락’이 ‘70년 만의 귀향! 미스김 라일락’이란 이름으로 뉴저지주 코리아커뮤니터센터(KCC)에서 전시중이라고 한다. 엘윈 미더 교수가 가져간 씨앗이 꽃개회나무 씨앗일 지도 모른다.
꽃개회나무가 한창때를 지나고 마지막 향을 피우고 있다.
역시 향이 좋은 쥐똥나무 꽃이 한창이다.
열매가 쥐똥을 닮아 이름이 그리 되었는데 북한에서는 검은알나무라 한다고 하는데 그 이름이 나은 것 같다. 울타리로 사용하는 쥐똥나무들은 자주 전지를 해주어 자그마한데 자연에서 그냥 두니 꽤 크게 자라고 있다.
열매를 찧어 물에 풀면 물고기가 떼로 죽어 때죽나무가 되었다고도 하는데 엄청난 꽃들을 달고 있다.
꽃이 때죽나무와 빼닮은 쪽동백나무는 거의 꽃이 다 지고 마지막 몇 송이만 달려 있다. 동백기름대신 쓸 수 있는 기름을 열매에서 짤 수 있어 쪽동백나무가 되었다고 한다. 때죽나무보다 잎이 크고 둥글며, 꽃대에 차례로 수많은 꽃이 달리는 것이 때죽나무와 다르다.
소담스럽게 핀 말발도리 꽃에는 특히 많은 곤충들이 모여 있다.
아름답던 복사꽃이 진 곳에 돌 복상 하나가 외롭게 달려 있다.
버찌는 수도 없이 달려 있다.
안산과는 달리 커다란 산딸나무가 무수히 많은 꽃들을 이고 있다.
나무 밑을 지나면 꽃이 핀 지도 모른다. 높은 곳으로 올라가야 하얗게 나무를 뒤 덮고 핀 꽃을 볼 수 있다.
소나무도 예쁜 꽃을 달고 있다. 솔방울이 될 암꽃이다.
산행전 노천강당에서 바라 본 관악산 정상이 미세먼지 때문에 흐리게 보인다.
갓 깨어난 아기도롱뇽이 반갑다.
내가 다람쥐를 보는지, 다람쥐가 날 보는지 서로 한참을 보다 어디론가 달려가 버렸다.
산등성에 올라 정상을 바라보니 하늘이 좀 맑아졌다.
올라오면 계속 들은 헬기 소리에 혹 사고라도 난 걸까 걱정했는데 올라 와 보니 기상청 공사가 한창이다.
노천강당까지 내려와 다시 보니 정상이 깨끗이 보인다. 그동안 미세먼지가 좀 날라간 모양이다. 더욱 더 맑아졌으면 좋겠다. 미세먼지 걱정 없이 살날을 고대해 본다.
편집 : 김미경 부에디터
한겨레신문 주주 되기
한겨레:온 필진 되기
한겨레:온에 기사 올리는 요령
잘 살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