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orida의 Panama City Beach에서

이번 20편에는 방학 하자마자 Florida에 여름휴가를 다녀온 것에 대하여 쓰고자 합니다.

5월 26일 방학을 하고 우리는 5월 29일부터 6월 5일까지 일주일 동안 플로리다 해변으로 여행을 떠났어요.

브라질 교환 학생 에스테라도 이번 여행에 같이 가기로 했어요. 에스텔라는 그 동안 놀러 간 곳이 별로 없고 6월 11일에는 브라질로 돌아갈 예정이라서 말타 언니가 특별히 부탁을 해서 Janet 아주머니께서 데리고 가주신 것이지요. 정말 감사하지요?

이번에는 비용 문제로 비행기를 타지 않고 6인용 밴을 가지고 갔어요. 해변 아파트를 한 채 빌리고요. 그래서 저희는 비용이 하나도 들지 않게 되었어요. Janet 아줌마께서는 지난번에 디즈니랜드에 갔을 때 들었던 비용 때문에 불편하셨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에는 비용이 하나도 들지 않는다는 말씀을 계속하셔요. 3명이 가나 6명이 가나 집을 빌리는 비용은 마찬가지라고 하시면서 말이지요.

5월 29일 첫날 일정

이날은 토요일이었는데 우리는 새벽 3시에 일어나서 출발했어요.

무려 11시간이나 걸려서 Florida의 Panama City Beach에 도착했어요. 11시간 동안 운전은 아저씨가 다하시고요. 아저씨께서는 Janet 아줌마가 힘이 드실까 봐 운전을 못하게 하셔요. 너무 너무 부인을 사랑하고 아끼는 아저씨이지요.

오후 4시에 Hidden Dune Apartment 숙소에 짐을 풀고 그 아파트 안에 있는 수영장에서 놀다가 저녁을 먹고 잤어요.

▲ 제가 머무른 아파트에서 내려다보이는 수영장

잠깐 저희가 머물렀던 아파트를 소개할게요. 아파트 베란다로 가면 바로 해변이 보여요. 베란다 앞에 앉아만 있어도 저절로 피서가 되는 그런 멋진 장소에 있어요.

▲ 아파트에서 바라본 Panama City Beach

방은 3개고, 방마다 화장실하고 TV가 있고, 부엌도 거실도 아주 크고, DVD Player, CD Player, 식기 세척기, 세탁기, 빵 굽는 기계며, 기본 장비가 다 되어 있어서 그냥 살아도 되는 아주 편리하고 깨끗한 아파트에요. 정말 플로리다에 이런 아파트를 한 채 가지고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 집 구경 하세요.
▲ 집 구경 하세요.

5월 30일의 일정

9시에 일어나니 아줌마와 아저씨는 벌써 다정하게 산책을 나가셨어요. 우리는 아침을 먹고 비취에 나가서 큰 펠리컨을 보았어요. 여러 마리가 무리를 지어서 날아다니는데 엄청나게 커요. 그리고 아주 신기하게 생겼지요. 순식간에 왔다가 가서 사진을 찍지 못한 것이 아쉬워요.

▲ 아름다운 해변과 바다

또 돌고래도 보고 스노클링도 했어요. 이는 입에 숨 쉬는 대롱을 물고 Fin을 발에 차고 물속에 들어가서 물속을 구경하는 거지요. 저는 익숙하지 못해서 얕은 곳으로만 다니면서 물속을 구경했어요.

그리고 어디를 갈까 장소를 알아보고 전화를 해보고 밖에 나가서 구경하고 하는데 시간을 다 보냈지요.

▲ Jaws 기념품 판매소 앞에서 우리 4사람

5월 31일의 일정

이날은 폭풍이 온다고 해서 바다 속에는 들어가지 못했어요. 해변에 빨간 깃발이 꽂혀 있었거든요.

바닷가에 빨간 깃발이 꽂히면 파도가 거칠어서 들어가면 안 되는 것이고, 노란 깃발이 꽂히면 파도가 거칠지만 조심해서 들어가서 놀아도 된다는 것이고, 파란 깃발이 꽂히면 놀아도 된다는 것이에요. 그래서 우리는 주위 가게들을 구경하면서 신기한 조개도 보고 바다와 관련된 것을 많이 보았어요.

저녁을 먹고는 야간 놀이동산에 가려고 하였으나 갑자기 하늘이 깜깜해져서 그냥 돌아 왔어요. 밤에는 그냥 아파트에 딸린 수영장에서 실컷 놀다 잤지요.

▲ 밤의 수영장, 불빛이 비치는 수영장이 조금 멋이 있지요?

6월 1일(화요일)의 일정

이 날도 해변에 빨간 깃발이 꽂혀 있었어요. 우리는 아파트 수영장에 갔는데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다시 집으로 들어 왔어요. 한참 식구들끼리 카드놀이를 하고 있는데 헬리콥터가 오고 난리가 났어요.

빨간 깃발이 꽂혀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 셋이 바다에 들어가서 놀다가 실종이 된 것이었어요. 나중에 듣기로는 찾았는데 다 죽었다고 해요.

어디를 가나 말 안 듣는 사람은 있는 것 같아요. 작년 여름에 동해안 바닷가로 피서를 갔는데 하루는 파도가 상당히 높았거든요? 그래서 구조원들이 일정 줄을 쳐놓고 그 이상을 들어가지 말라고 계속 방송을 해도 꼭 들어가는 사람들이 있더라고요.  죽음이 무섭지 않은가 봐요.

실종 되었던 그 아이들 얼마나 무서웠을까요? 그리고 다 키워놓은 자식들은 잃은 부모들은 얼마나 기가 막힐까요? 한국에서는 시험 못 봤다고 막 자살도 하고, 자기 목숨은 하나 밖에 없는데, 왜 그렇게 귀하게 여기지 않는지 정말 안타까워요.

비도 오고 아이들 죽었다는 소리도 들리고 무척 우울했지만 저녁에는 아주머니 아저씨께서 멋진 식당에 데려가 주셔서 기분 전환이 많이 되었어요.

말타 언니가 얼마 있으면 가니까 브라질 식당에 우리를 데리고 가 주신 것이에요. 약간은 뷔페식당 같은 곳인데 바비큐를 직원들이 계속 돌아다니면서 서빙 해줘요. 브라질 음식은 저에게는 잘 맞는 것 같아요. 예전에 언니가 해준 스트라가나프라는 음식도 맛이 있었는데….

▲ 브라질 식당에서 온 식구들이 함께…뒤에 미국 국기와 자존심 강한 브라질 국기가 보이시나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날은 갑자기 한국 음식이 막 먹고 싶어 졌어요. 김치하고, 떡볶이하고, 설렁탕에 오징어 젓갈하고 말이지요.

6월 2일(수요일)의 일정

이날은 파도가 잠잠해져서 바다에 보트가 뜰 수 있게 되었어요.

그래서 우리는 아침 9시에 Shell Island를 향하여 셔틀 보트를 타고 갔어요. 이 보트는 30분마다 왔다 갔다 하면서 섬으로 사람을 실어 날라요.

Shell Island는 바다 한가운데 있는 동떨어져 있는 무인도로 아무런 편의 시설이 없는 섬이에요. 화장실도, 식당도, 그늘도 하나 없이 배내리고 타는 곳만 있어요. 주변 바닥이 얕고 물이 따뜻하여 스노클링과 스쿠버를 하기 아주 좋은 곳이라고 해요.

David 아저씨와 Morgan 오빠, 그리고 말타 언니는 좀 잘하는 편이니까 깊은 곳으로 가서 했고 Janet 아줌마와 에스텔라, 그리고 나는 좀 얕은 곳에 가서 스노클링을 했어요. 원래 Janet 아줌마께서는 아저씨와 하셔도 되는데 저희들이 초보자니깐 저희들을 돌봐주시려고 저희와 함께 해주신 것이에요. 고맙지요?

▲ 스노클링을 준비하고 있는 우리들
▲ 장비를 착용하고 준비 완료

한 1시간 정도 바다 속을 다니며 놀고, 방수카메라를 사서 바다 속의 산호초와 물고기 등의 멋진 장면을 찍고 있는데 에스텔라가 하늘 멀리에서 검은 구름이 오고 있다고 했어요.

▲ 바다 속 풍경. 제가 본 것이 생각 외로 사진으로는 잘 나오지 않았어요. 멋진 바다 속 장면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저는 검은 구름이 좀 멀리 있어서 한 시간 정도 더 놀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20분 정도 되니까 갑자기 세상이 깜깜해지면서 비가 오고 바람이 막 불었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다 물속에서 나와서 배를 타려고 줄을 섰어요.

바람을 막아주는 아무 것도 없이 그냥 줄을 서 있으니 정말 바람에 날아갈 것 만 같아서 너무 무서웠어요. 바람과 파도가 사람을 집어 삼킬 것 같다는 느낌을 처음 가까이서 느꼈어요. 우리는 서로 서로 손을 잡고 몸이 날아가지 않게 서 있었어요. 또 바람이 얼마나 세게 모래를 휘몰아쳐 오는지 모래가 다리를 때려서 그렇게 따갑고 아플 수가 없었어요.

더 무서운 것은 작은 허리케인이 오고 나서 첫 번째 뜬 배가 가지 못하고 바다 한가운데서 빙빙 도는 것이었어요. 파도의 힘에 밀려 앞으로 가지 못하는 거예요. 저렇게 뱅뱅 돌다가 배가 가라앉으면 어떻게 하나? 저기 배에 탄 사람들은 구명조끼는 입었을까? 우리도 집에 못 가고 여기서 떨면서 있어야 하나? 하고 생각하면서 얼마나 맘을 졸이면서 본지 몰라요.

한 참을 배가 돌다가 다행히 허리케인의 힘이 약해져서 배가 육지로 갈 수 있었어요. 그리고 우리가 탈 때에는 허리케인이 끝나서 다시 약간은 정상적인 날씨로 돌아왔어요.

하지만 우리는 너무 지치고 무서워서 더 놀지 못하고 그냥 배를 타고 집에 왔어요. 순식간에 휘몰아쳐 와서 우리를 벌벌 떨게 해놓고는 돌아가 버리는 허리케인을 보고 사람이 자연 앞에서 얼마나 작고 힘없는 존재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온 식구들이 자연의 힘과 무서움을 직접 겪고는 ‘자연을 화나게 하면 안 된다’고 결론이 났어요. 정말 요새 사람들은 자연을 너무 만만히 보고 함부로 대하고 마구 짓밟으면서 살고 있는 것 같아요. 저도 그런 면에서 완전히 깨끗하다고는 할 수 없지요. 언젠가는 우리나 우리 자손들이 그 벌을 받을 텐데… 지금이라도 정신 차리고 자연을 소중히 대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편에 계속>

(2004년 6월 테네시에서 쓴 글임)

1961년 미국에서 교육문화상호교류법(The Mutual Educational and Cultural Exchange Act)이 제정되었다. 이 법에 의거하여 교환교수, 교환연구원 그리고 교환학생(청소년, 대학생) 프로그램이 실시되고 있다. 청소년 교환학생 프로그램은 유학이 아니다. 미국공립학교에서 최장 1년간 무료로 학교를 다니고, 자원봉사 가정에서 1년간 가족의 일원으로 지내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의 목적은 영어공부가 아니라 서로의 문화를 교환하면서 상대방 국가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있다. 독일에서는 거의 모든 학생들에게 권장하고 있으며, 일본, 남미, 중국, 동남아 학생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 참여 학생들도 많다. 원래 비용은 무료이나 미국이나 한국이나 사립기관이 위탁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비용이 든다. [편집자 주]

편집 : 박효삼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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