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목나무 껍질로 살아라.
비바람 몰아치는 장마철 태풍에도,
한치 앞이 안 보이는 북풍한설 눈보라도,
오롯이 견뎌내고 버텨내는 껍질로 살아라.
고목나무 껍질로 살아라.
한 줄 한겹 겹쳐지고 덮여져서,
새봄 새날이 오면 또 다른 움을 내어주는,
거목은 수분을 보듬은 채 양분을 물질한다.
고목나무 껍질로 살아라.
떨어져 묻힌 진토는 초록으로 갈아입힌 진리.
시원한 그늘을 머금은 수백 년 전설은
마실갔다 돌아온 휑한 바람으로 살았다.
고목나무 껍질로 살아라.
생채기로 시린 나목에 삶의 진물이 서러운데,
고목껍질 거북등은 이미 세상을 덮었구나.
세월 속에 진동하는 당당한 껍질로 살아라.
편집 : 김미경 부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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