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글은 쉽고 짧게

말글은 SESSI하게

말글이 무엇이냐? 소통수단이다. 그러므로 쉽고 짧음이 좋다. 단순하고 재미있어야 한다. 호기심과 흥미를 유발하면 좋고, 고저와 강약으로 지루함을 없애면 더욱 좋다. “참 어렵지요 잉!” 하지만 걱정할 필요 없다. 이런 것 모두 무시하고 떠오르는 대로 부족한 대로 쓰고 말하면 된다. 다만 꾸미거나 가공하지 않고 순수하면 좋다. 오히려 그게 끌림임을 듣거나 읽는 자는 다 안다. 쾌감에 빠진다.

말글엔 생명이 있다. 기록매체는 거의 영구적이다. 새·쥐가 보고 듣듯이 비밀이 없다. 천지에도 새겨진다. 말글을 참고 절제할 이유다. 말글로 큰 코 다친다. 말글은 품격이다. 품격은 학식과 직위보다 진정성과 겸손겸양이다. 어설픈 말글보다 침묵이 좋다. 현자는 세이공청(洗耳恭聽:귀를 씻고 공경자세로 듣다; 선입관과 편견 없이 듣다.)하고 이청득심(以聽得心:들음으로 맘을 얻다.)한다. 또한 현명한 문답(問答)과 침묵(沈黙)을 안다.

말글에 신중을 기하면 성공인생이 보인다. 긍정의 말글은 成을 낳고 부정의 말글은 敗를 낳는다. 긍정하는 집엔 웃음이 피어나는 이유다. 하이데거는 “말글은 인간이 살고 있는 집이다. 말글이라는 주택 속에 사람이 살고 있다”라 했다. 말글로 살고 말글로 죽는다. “아~참! 좋~다!”이 한마디가 인생을 바꾼다. 세상은 말글로 만나고 말글로 헤어진다. 그런 차원에서 말글에 대한 SESSI(Simple, Easy, Summery, Short, Interest)원리를 정리해 본다.

名文名說은 단순(Simple)하다. 장황하거나 복잡하지 않다. 진리는 짧고 명쾌하므로 이해와 기억도 쉽다. 말글은 지식보다 지혜이기 때문이다. 반드르르한 말글은 기능일 뿐이다. 말글은 많은 것을 담고 있지만 단순해야 깊은 여운을 남긴다. 어렵고 길면 지루하고 짜증난다. 눈은 감기고 귀는 막힌다. 우등병에 걸린 자들의 말글은 대부분 어렵고 길다. 난해한 전문용어를 고집한다. 말글은 누구에게나 단순할수록 좋다.

名文名說은 쉽다(Easy). 말글은 소통수단이지 사색과 고민의 수단이 아니다. 사색은 심오하되 말글은 쉬워야 한다. 어려운 말글은 혼란과 오해를 부른다. 말글은 과시용이 아니다. 알아듣지 못하면 무슨 소용인가? 말글은 단순하고 쉬울수록 좋다.

名文名說은 요약(Summary)한다. 군더더기가 없고 핵심이다. 핵심이 없으면 방황한다. 말글 하는 자도 듣고 읽는 자도 혼란스럽다. 갈피를 잡지 못한다. 말글의 낭비는 인생의 낭비다. 말글은 핵심을 단순하고 쉽게 요약해서 한다.

名文名說은 짧다(Short). 역사에 길이 남은 위대한 말글은 짧다. 짧은 말글엔 깊은 영혼이 살아있다. 촌철살인이다. 21세기 디지털시대는 더욱 작고 짧은 것을 선호한다. 말글은 단순하고 쉽게 요약한 짧은 것이 좋다.

名文名說은 재미(Interest)있다. 멋진 말글은 화자와 청자, 저자와 독자 모두에게 재미있다. 의무로 듣고 읽는 것은 부역이다. 고로 말글은 단순하고 쉽게 요약해서 짧고 재미있어야 한다. 영웅과 성인은 말글로 영원히 산다. 그분들은 SESSI를 잘 적용했다. 특히 의사와 약사, 판검사와 변호사, 교사와 교수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일반인들이 알도록 단순하고 쉽게 요약해서 짧고 재미있게 해야 한다.

솔선수범이다. 말글엔 책임이 따른다. 말글이 보편적 가치를 낳고 역사문화 창달과 과학기술을 주도하지만 실행이 없으면 공허하다. 혼란과 무기력은 솔선수범이 없는 말잔치에서 온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것이 원인이다. 어눌한 말글이라도 행동이 앞서면 된다. 선행종언(先行從言)과 공선후사(公先後私)는 최고의 솔선수범으로 신뢰기반이다. 원하면 먼저 행하라. 위대한 말글은 짧고 단순하며 재미있고, 쉽게 기억되므로 오래 남는다. 말과 글은 SESSI해야 한다.

말글에 대한 SESSI를 다 써 가는데 누군가 다가와 한마디 한다.

“야! 너~ 뭐하고 있는 거야?”

“말글에 대해 좀...”

“뭐가 어째 ? 이것도 SESSI한 말글이라고... 맞아? 제대로 좀 해봐라”

“흐흐~ 그런데, 그냥...”

“뭐가 또 그냥이야? 웃기고 있네. 변명하지 마!”

“음... 거참”

“에이~ 언제나 제대로 된 말글을 볼 수 있을지...”

편집 : 김미경 편집위원

김태평 주주통신원  tpkki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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