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내린 비로 시계가 좋았다. 햇님도 구름 뒤로 숨었고 바람도 시원해 능선을 선택했다.

▲ 수영장 능선 시작하며 바라본 풍경

얼마 전에 조금 덜 피었던 병아리난초들이 활짝 피어 날 반겼다.

▲ 병아리난초

길가에 피어 있어 혹 등산객 발에라도 밟힐까, 지난번 나무와 돌을 모아 울타리를 만들어 주었던 병아리난초가 보이지 않는다. 삽으로 흙까지 모두 퍼 간 모양이다.

▲ 병아리난초가 없어진 자리

같이 즐겨야할 것을 혼자 독차지하고 싶은 욕심꾸러기가 있었던 모양이다. 솔개가 병아리를 채가 듯 말이다. 이렇게 야생화들이 하나씩 사라져 감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 2016년 6월 18일 같은 자리에서 찍은 병아리난초

아쉬움을 뒤로 하고 오르다 보니 지난번에 보지 못한 병아리난초와 만났다. 반갑다.

▲ 병아리난초

벼랑 끝에 서서 사진을 찍는 사람이 보인다. 난초를 찍으러 온 사람들이다. 사람 발길이 가기 힘든 곳에서 자란 병아리난초들이 건강했다.

▲ 벼랑에 핀 병아리난초

병아리난초와 나나벌이난초가 같이 있는 곳에서 이번에도 잠시 쉬었다.

▲ 병아리난초

꽃봉오리를 매단 모습이 더욱 병아리같이 귀엽다.

▲ 병아리난초

커피 한잔하고 가려는데 난초 사진 찍는 두 분이 올라와 병아리와 나나벌이가 같이 있는 장소를 알려주고 길을 떠난다.

▲ 병아리난초와 나나벌이난초

활짝 핀 나나벌이난초가 반갑다.

▲ 나나벌이난초

이제 꽃이 제법 나나니벌과 닮은 것 같은데 직접 비교해 보시라.

▲ 나나니벌 (출처 : 위키백과)

이 꽃과 닮은 건가. 날렵한 몸매가 닮은 듯하다.

▲ 나나벌이난초

여태 못 보던 나나벌이 군락이 근처에 있다. 더욱 더 번창하길 기도하고 발을 옮긴다.

▲ 나나벌이난초 군락

작살나무 꽃이 향으로 곤충을 유혹한다.

▲ 작살나무

줄딸기가 빨갛게 잘 익었다. 몇 개 따 먹어 본다. 시지만 달다.

▲ 줄딸기

버찌는 까맣게 익었다. 꽤 달다.

▲ 버찌

어릴 적 맛나게 먹던 밤과자를 닮은 애기낙엽버섯이 옹기종기 모여 올라오고 있다.

▲ 애기낙엽버섯

미역줄나무 꽃이 붉어졌다.

▲ 미역줄나무

늘 지나던 곳에서 빨간 열매를 달고 있는 나무가 보였다. 산앵도나무다. 처음 보았다. 그리 많이 다녔는데 아직도 새로운 걸 보여주는 관악산이 좋다.

▲ 산앵도나무

그 옆에 까치수염이 싱그럽다.

▲ 까치수염

비 그친 능선길이 참 아름답다. 말 그대로 호젓한 오솔길이다.

▲ 오솔길

땀을 식히며 바라본 풍경이 참 좋다.

▲ 승천거북능선 넘어 보이는 서울

늘 바위나 흙에 앉아 있던 파리매가 나뭇잎에 앉아있다. 매처럼 날래게 파리를 잡아먹어 그리 부르는 모양이다.

▲ 파리매

계곡 넘어 바위 위에서는 다람쥐가 열심히 몸단장을 하고 있다.

▲ 다람쥐

지난 비에 덜 익은 다래가 많이 떨어졌다. 곧 맛난 다래를 먹을 수 있겠다.

▲ 다래

계곡이 넘친다.

▲ 암반계곡개천

쌍용도 모습을 나타냈다.

▲ 암반계곡개천

암반 위를 넘쳐흐르는 물줄기가 시원하다.

▲ 암반계곡개천

에어컨 바람보다 시원한 바람이 밀려 와 한참을 서 있다 내려온다.

▲ 암반계곡개천

가재를 한 번 더 보고 싶었는데 물이 넘쳐 찾을 방법이 없다.

▲ 암반계곡개천

이렇게 아쉬운 산행을 마친다.

 

박효삼 부에디터  psalm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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