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의 장교수의 절규의 시

그리움이 사무치던 팽목港

호롱불 시인 장후용.

 

바다는 소리치며 울고 있었다. 그 쓸쓸한 해변의 바람으로......

빈 찻집의 흩어진 음악만큼이나 바람으로 불리지 못하는 나의 초라함처럼,

그 해 바다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다만 기억 한 장을 지우는 파도만이 갯바위에 부딪쳐 퍼렇게 멍이 들고 있다

파도가 갯바위에 부딪칠 때마다 오래전 나를 가두었던 너의 창살은

거친 물보라를 일으키며 하늘 높이 날아오르고,

울며 떠나던 갈매기의 끼룩거림에 무심하던 바위조차

파도 뒤로 몸을 숨겨야 했던 무너진 그 기억들이 아픈데,

오랜 기다림만큼이나 긴 슬픔들은 떠오르지 않고,

다만 소중하게 여겨지던 몇 개의 추억들만이

모든 외로움으로부터 잠시 나를 떼어 놓을 뿐,

바다엔 그저 낯선 얼굴들만이 맴돌고 있다

오래 참음 어디엔가 울음 우는 영혼이 쓰러지고,

쓰러지며 그리운 그리움 때문에

소리치며 떠나지 못하는 마지막 노래마저,

바람에 실어 모두 날려 보내고 돌아오는 길,

그 쓰러짐의 어디쯤 투명한 봄꽃들 사이에서

그대 이름조차 생경한 서정 하나를 만난다.

잠시,

황혼은 서녘에 머물고,

노을에 가려 아직 떠나지 못하는 그대 슬픈 영상 위로,

예정된 작별의 눈짓처럼,

몇 방울 눈물이 방울지며 떨어지는데

멀어지는 수평선,

끊임없이 울어 부서지는 파도의 끝,

그 끝 어디쯤에 그리운 너를,

그리운 너를, 그리운 너를,

묻을 수 있을런지!

그리운 너를 묻을 수 있을런지!

장후용교수는 총회신학교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상담학 박사과정을 마친 RAS(Registered Addiction Specialist-미국연방정부자격)다. 현재 마음헹굼심리상담소 소장을 하며 T스쿨교원연수원 교수를 역임하고 있다. '삼청평화통일신문'의 조합원인 간판 사업소인 개량한복의 대명사 '질경이'의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며, 광화문 토요촛불 세월호 추모장에서 장교수와 청중이 함께 비를 맞으며 윗글의 시를 절규했다. 토요일의 비 - 세월호의 눈물을 세종대왕은 지켜보고 있었다. 다시한번 세월호의 비극을 떠올려본다.

편집 : 박효삼 부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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