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가 자랑스럽게 말하는 주도를 두고 일찍이 동아일보(1981,1,29)는 주도를 다음과 같이 기사화 하였다.

다도해의 서편 크고 작은 206개의 섬들이 모여 한 개 군을 이룬 완도군, 어선과 김, 미역 채취선이 널린 완도 항을 들어서면 손에 잡힐 듯 주도가 한눈에 들어온다. 넓이는 1,75ha(5천200평), 사방 어디서 보아도 같은 모양으로 보이는 이 섬은 섬을 두껍게 덮은 초록의 상록수림이 남해바다와 대조를 이뤄 더욱 찬연하다. 혹한에도 푸르름을 자랑하는 이 주도 상록수림이 바로 천연기념물 28호, 동그마니 바다 위에 고개를 내민 모양이 구슬과 같다하여 주도(珠島)라 불리는 이 섬은 일명 추섬(錘島)이라고도 한다. 무성하게 자란 숲이 정상까지 들어찬 모양이 저울추처럼 보여 붙여진 이름이다. 주도의 수림은 모밀잣밤, 육밤나무, 생달, 감탕나무, 구실잣밤나무, 붉가시나무 등이 주임목(主林木), 10여개나 되는 이들 큰 나무 밑으로 황칠, 영주치자, 빗죽나무, 광나무, 굴거리, 돈나무, 볼레나무 등이 자란다. 소위 말해서 나무 전시장이다. 바닷바람이 따사한 기후 탓인지 주도의 나무는 모두 활엽수다. 모밀잣밤, 붉가시나무, 돈나무 등 주종은 물론 참식나무, 후박나무, 사스레피나무, 까마귀 쪽나무, 광나무, 다정금나무, 생달, 감탕, 황칠, 송악, 먹꿀, 마삭덩굴, 모람 등 이름 모를 나무들이 한겨울에도 널따란 잎이 생기를 잃지 않는다. 귀에 익은 고란초가 제대로 자라고 있는 것도 이 섬의 자랑거리, 그러나 자세히 보면 상록수만은 아니다. 느티나무, 팽나무, 졸참나무, 상수리나무, 벚나무, 예덕나무, 먹구슬나무, 새비나무, 진달래, 땅비사리, 소사나무, 팔배나무, 산뽕나무, 말채나무, 자귀나무, 쇠물푸레, 초록싸리, 검노린재, 덜꿩나무, 등 갖가지 낙엽수가 얽히고설킨 가운데 댕이덩굴, 개머루, 청미래덩굴, 멍석딸기, 인동덩굴이 밑에 숨어 있다. 주도의 수종은 1백여 종이 넘는다. 10년 전(1971) 이화여대 식물반의 생태조사에서 확인한 125종이 가장 많지만 학자마다 그 수가 달라 최근의 수종은 확인할 길이 없다고 했으나 현재까지 밝혀진 것은 137종이다. 주도는 예부터 벌채를 금해온 봉산(封山), 그래서 지금도 섬 중앙에는 원시림이 그대로 남아 있어 해상의 나무 전시장으로 나무랄 데가 없다. 일제 때 일인들은 섬 꼭대기에 금북라(金北羅)라는 신사를 짓고 참배하도록 했으나 해방이 되자 섬 주민들의 애정이라고 군 노인회장 오남현(당시75세)옹은 말한다. 주도에 대한 자랑은 오룡쟁주(五龍爭珠)의 전설에도 서려있다. 풍수적으로 주도는 하나의 여의주, 완도 항에서 동서로 뻗은 산맥이 청룡백호를 이루고 공고지(空高地)와 북여산(北礖山), 객사등(客舍燈), 도릿매, 비석산의 다섯용이 서로 여의주를 삼키려는 형세를 이룬다는 것, 그도 저도 다 상록의 구슬 섬을 사랑하는 표현인 것 같다. 우리는 주도를 바라보면서 저 노목들이 어느 날 갑자기 죽거나 쓰러진다면 어린 싹이 언제 자라서 그 자리를 매울까 생각을 해보지 않을 수 없다. 그래도 그 큰 나무는 자기가 아니면 안 된다고 한다. 그대로 두어도 되는가 생각해 봄직한 일은 아닐까?

▲ 남망산에서 본 주도

이 섬에는 하나의 전설이 전해오고 있다. 산의 꼭대기에 일인들에 의해 만들어진 금북라(金北羅)라는 신사가 있기 전 자그마한 못이 있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그 못에는 항상 은그릇이 항상 떠 있었는데 그 물은 오직 식수로만 사용하도록 되어 있었는데 갓 시집 온 새댁이 그 섬에 굴을 채취하러 갔다가 바닷물에 젖은 발을 씻으려고 물을 퍼서 발을 씻는 순간 그 못은 어디론가 사라졌다는 전설이 전해오고 있다.

편집 : 박효삼 부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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