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길도의 글씐바위

글씐바위는 보길도의 백도마을에 속한다. 백도리는 잘 알려지지 않았으면서도 너무나 유명한곳이다.

이곳에는 글씐바위로 불리는 곳이 있다.

우암 송시열이 제주도로 귀양을 가다가 일기가 불순하여 이곳 백도리에 정박을 하였는데 이때 자기의 신세를 한탄하면서 지은 시를 이곳 암벽에 새겨놓았다. 이때가 숙종 15년(1689)이다.

▲ 보길도의 글씐바위

八十三歲翁滄波萬里中    팔십삼세옹창파만리중

一言胡大罪三黜亦云窮    일언호대죄삼출역운궁

北構空瞻日南溟但信風    북구골첨일남명단신풍

貂구舊恩在感激泣孤衷    초구구은재감격읍고충

 

해설

팔십 삼세 늙은 몸이

푸른 바다 만리 한가운데 있다

궂은소리 한마디가 큰 죄가 되어

세 번 쫓겨나니 이 또한 궁 하구나

북녘하늘의 임금님을 우러러보며

남쪽바다에서 다만 바람만을 믿고 있네,

단비갑옷의 옛 성은 여기에 있어

감격하여 외로이 눈물지우네.

이러한 시를 남기고 제주도로 향하였다.

 

얼마 후 김윤경(金允慶)이 같은 길로 제주로 귀양 가다가 송시열의 시를 보고 써놓은 시가 그 옆에 있다 그러나 오랜 세월 탓에 식별이 거의 불가능하다.

 

東國有尤庵翁題詩白島中  동국유우암옹제시백도중

斯文從古厄大老遭時窮    사문종고액대노조시궁

留墨春秋筆泣貂漢海風    유묵춘추필읍초한해풍

孤臣無限感天日照丹衷    고신무한감천일조단충

 

해설

나라에 우암이라고 하는 어른이 있어서

백도에 들려 시를 지었네.

유교문화의 고난과 재액을 따라,

대노 현옹도 조난만은 궁하여서

춘추 필 유묵으로 심사를 밝히니,

거치른 해풍이 눈물로 단비 옷 적시네.

하늘에 해만이 임 향한 단심 비쳐주네.

 

글씐바위에는 이러한  두 편의 시가 있으나 오랜 세월 비바람에 씻기어 판독이 불가할 정도이다. 다행히도 완도군 문화원에서 탁본을 해 놓았다고 한다.

편집 : 박효삼 부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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