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상위노출 과연 매출 대박의 완벽한 지름길인가?.'
안녕하세요. 한겨레온 독자여러분들 주주통신원 국도형이라고 합니다.
저는 주주통신원 이전에 올해로 3년차 되는 종합마케팅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청년사업가입니다. (자칫 광고글로 보일 것을 우려하여 기업 이름은 밝히지 않겠습니다.) '스토리텔링' 이라는 시대적 트렌드를 온라인마케팅에 접목하여, 당시 시장의 수요도 예측할 수 없었던 '콘텐츠'를 이용한 바이럴마케팅 방식을 최초로 사업화 시킨 당사자이기도 합니다. 오늘 이렇게 글을 쓰게 된 이유는 불경기 속 한겨레온 주주 여러분들의 일상생활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입니다. 본 연재를 통해 제가 마케팅 회사를 하며 겪었던 성공과 실패 스토리를 바탕으로 작은 조언을 드리고자 합니다.
현재 저는 국내 모 대학원에서 광고홍보학 석사과정에 있습니다. 국내에서 온라인마케팅이 학문적으로 정리되지 않았다는 것을 대학원에 와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교수님께서 수업시간 중 저에게 질문하시더군요. "온라인에서 블로그를 이용한 광고가 어느정도의 효과를 가져 올 수 있죠?" 제가 대답했습니다. "개천에서 용 나오게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강의실은 웃음바다가 되었고 당시 교수님께서는 '촌철살인'이라고 쓸데 없는 질문을 했다며 사과하시더군요. 저도 같이 웃으며 넘어가긴 했지만 돌이켜보면 스스로도 '그만한 대답이 없었다' 라는 생각이 듭니다.
2013년 6월 경 회사를 오픈한지 얼마 안돼서 네이버 키워드 광고를 통해 아주 절박한 문의 메일이 한 통 왔습니다. 'XX리활전복' 이라는 전복전문점이었는데, 2년차 신혼부부가 전 재산을 다 투자하셨다며, 음식점이 너무 장사가 안되니 매출 상승 방법을 알려달라는 내용의 메일이었습니다. 보통 문의 메일은 간단한 코멘트와 연락처만 남겨주시는 것이 대부분인데, 해당 메일은 사업을 시작하시게 된 사연부터 구구절절이 적어주셔서 모든 일정을 미뤄두고 제가 우리 본부장(당시 차장)님과 함께 직접 방문 드렸습니다.
강서구 방화동에 위치한 이 음식점은 당시 개발이 한참 진행중이었던 신방화역 뒷편 아파트단지 상가내 1층에 위치해있었습니다. 건물 자체는 대로변에 있었는데 임대를 건물 뒷편 1층으로 내셔서 지하철역이나 대로변에서는 이런 음식점이 있는지조차 안보이는 안타까운 입지조건이었습니다. 150만원 가까이 들여서 주변 아파트에 전단 작업을 최근에만 2회 했는데, 손님이 전혀 늘지 않았다고 하소연 하시더군요.
시대가 아무리 변해도 로컬 고객을 대상으로 한 영업점의 경우 전단을 이용한 소구 방법은 완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가성비를 떠나서라도 소비자들을 직접 찾아가 우리 매장을 알릴 수 있는 방법 자체가 전단, 책자광고, 기타 매체 광고 이외에 특별한 것이 없기 때문에(광고주 입장에서 매우 능동적인 방식의 광고채널) 잘 나온 음식사진을 이용한 전단배포는 현재까지도 단기간에 광고효과를 가장 많이 체감할 수 있는 전통적인 방식 중의 하나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전단을 100만원 넘게 들여 진행했는데 어떻게 손님이 아예 안 올 수가 있지? 라는 의문이 들어, 해당 전단을 들여다보니 '그럴만 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첫 번째로 광고소구에 있어 매장의 포인트가 아예 드러나있지 않았던 점, 두 번째로 음식사진이 너무 작게 나왔던 점, 세 번째로 정확한 위치 설명이 부족했던 점 등 몇가지 부족했던 점들이 눈에 보였습니다. 현장에서 이런 내용들을 솔직히 말씀드리고 전단지 디자인의 전체적인 수정을 요구하였고, 2주 뒤에 방문드리기로 약속드린 채 매장을 나왔습니다.
이후 재방문 드린 매장에선 퉁명스럽게 별 효과가 없었다며 저를 향해 원망의 눈초리로 쳐다보시는 사장님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 날 음식점 사장님이 보내셨던 불신의 눈빛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네요. 굉장히 혼란스러웠습니다. 실제로 지방 식품사업부 프랜차이즈 본부를 운영해 사업을 서울에 확장시켰을만큼 매장 운영에는 나름 도가 텄다고 자신하며 살아왔었는데, 그런 제 자신에게 철저하게 배신당한 느낌이었습니다. 지금은 부끄러운 기억이지만 오히려 제 스스로 흥분하여 음식점 사장님께 다른 이유를 들어가며 변명했던 것이 기억나네요. 처음부터 매듭을 다시 풀어야 했습니다. XX리활전복 사장님의 신뢰를 다시 얻는 것이 마케터로써 자존심을 살리는 유일한 지름길이었습니다.
당혹스러운 마음에 잠시 담배를 태우겠다며 나와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데 문득 얼마 전 다녀왔던 마케팅 세미나에서 "현대의 소비자들은 물품 구매에 있어 후기정보에 87% 이상 의존한다"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한 번 실패를 안겨드렸던 뒤라 매우 조심스럽게 사장님께 말씀드렸고 사장님께서는 제가 그래도 포기안하고 같이 고민해주는게 고마우셨는지 한 번 더 믿어보겠다고 방법을 물어보시더군요. 그 때 제가 제안드린 방법이 '블로그마케팅'이었습니다. 당시만해도 '블로거지'라는 말이 처음 등장했을만큼 블로그를 아는 사업주님들은 블로그 말만 꺼내도 싫어하셨는데 다행히 XX리활전복 사장님은 사업이 처음이셔서 그랬는지 흔하디흔한 블로그마케팅을 매우 대단한 아이디어인 것처럼 받아들이시더군요.
보통 온라인마케팅 대행사에서 키워드 분석이라는 것을 많이하는데 방법은 두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로 네이버 광고관리시스템의 키워드도구를 이용하거나 IT회사등에서 제작한 키워드 분석 솔루션 프로그램, 또는 SNS 키워드 분석솔루션 등을 이용하는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별 차이점을 못 느껴 네이버 키워드 관리도구를 통해 검색량을 알아보는 편입니다. (네이버 검색광고 검색 후 광고주 계정 만드신 후 검색광고관리시스템이라는 버튼을 누르면 누구나 사용가능합니다) 신방화역 근처에 인접해 있었기 때문에 '신방화역맛집', '신방화맛집' 등의 키워드 검색량을 확인해보았는데요. 다행히도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검색을 하시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여담이지만 현대에 있어 매장의 매출 상승은 사실 여러가지 요인에 의해 결정됩니다. 요즘에도 많은 음식점주분들께서 사업장의 경쟁력으로 '맛'을 많이 말씀하시는데 소비자들에게 있어 음식점 선택기준을 알아보자면 실상은 꼭 그렇지 않습니다. 이미 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레시피가 오픈되어 있고 너무나 많은 음식점들이 즐비한 요즘 요식업에서 '맛'은 기본이되었고, '서비스'와 풍부한 '후기정보' 그리고 매장만의 아이덴티티가 담긴 '인테리어'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덧 붙이자면 오너의 고객 DB관리도 꼭 필요한 요소중의 하나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고객이 똑똑해졌기 때문입니다.
다시 이야기로 돌아와서, 해당 음식점은 약 30여건의 블로그 후기성 광고를 진행하였고, 그로부터 2주 뒤 매장을 방문하였을 때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매장은 손님들로 가득하였고 더욱 놀라운 것은 그 시간이 음식점에겐 브레이크타임과도 같다는 3시 반이었다는 것입니다. 마케팅 일의 특성상 대부분의 광고주분들이 담당마케터에게 성과를 좀 줄여서 말씀하시는 경향들이 있습니다. 아마 여러 마케팅 전략을 예로들며, 다른 광고를 영업하지 않을까 하는 심리 때문이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날 XX리활전복 사장님께서는 방문하는 저희를 발견하고 정말 버선발(?) 수준으로 뛰어나오셔서 환하게 반겨주시더군요. 사장님은 덕분에 소위 '대박'이 나셨다며 저희에게 6만원짜리 대형 활전복탕을 끓여주셨습니다. 그래도 맛있어서 다 먹긴했습니다만...
편집: 이미진 편집위원
사장님과 대화를 나누며, 어떻게 이런 대단한 결과가 나왔을까 계속 생각해봤습니다. 저 조차도 약간의 확신만을 통해 제안드렸던 부분인데 2주 전 대비 매출이 200% 올라갔다고 하시니 제가 다 신기하더군요. 이후 상황을 정리해보니 정답을 찾게 되었습니다. XX리활전복이 단기간에 초대박이 난 이유는 몇 가지가 있었습니다.
첫 번째로, 활전복탕이라는 메뉴의 희소성이었습니다. 아마 서울 중심부에서도 활전복탕을 전문적으로 하는 음식점을 찾기 어려운데요. 신방화역 부근이 당시 개발지역이라 식당 자체가 많지 않았던데다 활전복이라는 희소성있는 보양식이 온라인을 통해 노출되며, 많은 관심을 끌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해당지역의 입주민들 생활수준이 어느정도 있었기에 한끼 식사로는 비교적 높은 금액에 대한 부담도 덜 느꼈던 것도 한 몫 했습니다. 두 번째로, 음식점의 기본인 '맛'이 있었습니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당시 XX리활전복의 탕 맛은 단기간에 소문이 날 만큼 깊은 국물맛을 자랑했습니다. 무슨 육수때문이었다고 했는데 기억에 남지 않아 패스.. 세 번째로, 음식의 비주얼이었습니다. 활전복탕 자체가 살아서 꾸물거리는 전복을 냄비에 올려놓고 여러 양념과 함께 끓여내는 방식이라 그냥 봐도 싱싱하다는 생각이 들 만큼 대단한 비주얼을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네 번째로, 활전복회와 낙지 1마리 정도는 서비스로 그냥 제공할만큼 넉넉한 사장님의 서비스 마인드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런 모든 내용들을 정리한 스토리텔링 콘텐츠가 담긴 블로그의 '노출'였습니다.
당시 저는 음식점의 기본인 '맛'과 '비주얼' 그리고 활전복탕의 희소성에 중점을 두고 스토리텔링 콘텐츠를 구성하였는데요. '맛은 기본, 비주얼은 극강, 보기도 힘든 살아있는 활전복이 통째로! 모임엔 역시 XX리 활전복'이 당시 저희 스토리 작가에게 넘겨 준 카피였습니다.(저희 회사는 기획자의 카피를 바탕으로 콘텐츠가 구성되는 형태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스토리텔링 콘텐츠 가이드라인을 구성한 작가는 신방화역 맛집, 신방화역 회식장소, 신방화 맛집 등을 노출 키워드로 지정하여 블로거분들께 자료를 전송하였고, 다행히 후기 정보 자체가 별로 없었던 신방화역 맛집 키워드가 상위에 노출되면서 지역 주민들을 음식점까지 가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매장을 방문한 손님들에게 사장님의 특급서비스까지 더해져 XX리활전복은 단기간에 지역 주부모임, 가족모임의 메카가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넓은 홀을 이용하여 단체 고객 유치를 중점에 두었던 마케팅 전략이 들어 맞았던 것입니다.
본 사례에서 나타난 것 처럼 당시 지금보다 더 햇병아리 마케터였던 저는 사실 이런 부분들을 완벽히 알고 진행했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워낙 기본기가 탄탄한 음식점이었고 홀이 넓었으며, 지역자체에 온라인 홍보를 진행했던 음식점이 거의 없었던 행운, 그리고 사장님의 친절한 고객관리 서비스, 경쟁력있는 아이템, 적절한 시기에 N포털 같은 대형 플랫폼에 짱짱한 노출순위 등 이 모든 것이 합쳐져 '대박'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낸 것이었습니다. 전 덕분에 아주 능력있는 마케터라는 소문이 돌아 해당지역에만 3건의 광고계약을 추가로 체결하였습니다. (물론 전부 좋은 결과를 내지는 못했습니다.)
제가 주저리주저리 글을 쓰긴했지만 이번 사례만 봐도 생각지 못했던 많은 요소들이 '대박음식점'을 만들어낸 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요즘 소상공인 분들 상담을 부쩍 많이 하는데 대부분 하시는 말씀들이 '노출'에 대한 말씀들을 하십니다. 몇 페이지 어디에 노출되냐, 확실히 노출은 되는거냐, 스마트폰엔 노출되냐 등등.. 노출 되는 부분이 중요한 건 맞습니다. 하지만 노출이 되더라도 매장의 운영상태, 안에 들어가는 콘텐츠 내용, 사업 아이템 등 고려해야 될 내용이 너무나 많은데 단순히 노출 되냐 안되냐를 두고만 논하다보면 당연히 광고효과가 날 수가 없다는 것이 경험에 의한 제 결론입니다.
온라인 광고대행사의 경우 상담 시 "몇 페이지 몇 번째 노출되고요. 모바일은 무조건 첫 페이지 이상 뜹니다. 블로그말고 카페로도 띄울 수 ...' 등의 내용들만 가지고 얘기나누는 경우가 많습니다. 광고 계약을 진행하기 전 손님이 왔을 때 사후 고객 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 노출되는 콘텐츠의 포인트는 어떻게 잡을 것인지, 주요 고객층은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등의 전략을 세우신 다음에 하시는 것이 같은 상품의 가성비를 높이는 지름길이 될 것입니다.
블로그 상위노출은 매출 대박의 길을 열어주긴 하지만 노출 하나로 모든 게 해결 될 만큼 완벽한 상품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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