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디 선생님 댁에 민지와 2박 3일 방문하여 한국문화를 알려준 이야기를 해볼까 해요. 한국문화를 알려주었다고 해서 뭐 거창한 것은 아니에요. 그냥 한국음식 좀 만들어드린 이야기이지요.

7월 6일에는 같은 교환학생 왕민지와 신디 선생님 댁에 방문하여서 조금이나마 한국문화를 소개한 날이에요.

저와 민지는 먼저 10시에 Knoxville에 나와 6시간 신나게 쇼핑몰을 돌아 다녔어요. 그리고 4시에 신디 선생님과 티미 오빠를 쇼핑몰에서 만나서 선생님의 물건 사는 것을 도와드렸어요. 선생님께서는 이번에 멕시코 교환학생을 받게 되요. 그래서 그 여학생을 위한 선물을 골라달라고 하셨어요. 저와 민지는 Body Spray와 Lotion을 골라주었어요.

그리고 Knoxville 근처에 있는 Asian Mart에 갔어요. 여기는 한국 사람이 운영하는 곳이라 한국음식이 많이 있어요. 거기서 쌀, 떡볶이 재료(떡, 고추장, 오뎅), 김밥 재료(단무지, 김), 당면, 밑반찬 2개(빨간 단무지, 미역 같은 것 볶은 것), 그리고 그 동안 먹고 싶었던 한국 과자인 쌀과자, 밤과자, 초코하임, 빼빼로 등을 샀어요. 그런데 가격이 무척 비쌌어요. 민지와 저와 반반씩 나누어서 냈는데 전체 금액이 46불 정도가 나왔답니다.

신디 선생님 댁에 가니 선생님의 어머니 아버님께서 와계셨어요. 저는 불고기 양념장을 가져갔기 때문에 그날 저녁에는 민지와 제가 불고기를 하고 밑반찬을 좀 놓고 김하고 밥을 해서 다 함께 먹었어요. 불고기에 양파와 당면, 양송이버섯을 넣어서 했는데 다들 젓가락으로 먹으려고 노력을 무척 했답니다. 맛이 있다고 잘 드셨어요. 저는 가끔 집에서도 불고기를 하는데, 비키 엄마나 지금 같이 사는 가족들도 불고기는 다 무척 좋아해요. 그래서 불고기 양념재료는 미국교환학생 오실 때 가져와야 할 필수품이라고 생각해요.

▲ 우리 둘이서 불고기를 만들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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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지와 제가 한복을 입고 저녁상을 차리고 있어요
▲ 음식을 식탁에 차리고 찰칵
▲ 한국 과자로 차린 디저트(초코하임, 빼빼로, 쌀과자, 밤과자)

저녁을 먹고 저는 단소로 도라지타령과 아리랑을 불어드렸고 민지는 피아노로 한국 사람이 작곡한 곡을 연주했어요. 그리고 둘이서 같이 아리랑 노래를 불러 드렸어요.

▲ 피아노를 치는 민지

신디 선생님과 티미 오빠는 한국어에 관심을 가져서 제가 한글을 쓰고 읽고 말하는 원리는 조금 가르쳐드렸어요. 나중에 아주 조금 읽을 줄 알게 되었어요. 한글의 원리가 과학적이라고 하시더라고요. 제가 괜히 으쓱 ;;;;; 세종대왕님에게 감사해야겠지요?

또 흥부놀부전과 심청전 이야기도 해드리고요. 할아버님께서는 제가 가지고 간 한국문화를 소개하는 책에 관심을 보이셔서 설명해드리고요. 밤이 늦도록 한국 문화에 관한 책을 열심히 보셨어요. 신디 선생님께서는 세계 각국의 돈을 모으는 취미가 있어서 저와 민지가 준비해간 10원, 50원, 100원, 500원짜리 동전과 1000원 지폐를 선물로 드렸어요.

그 다음 날은 우리가 점심을 준비한다고 하니, 신디 선생님의 남편이신 Nick 아저씨께서 친구 두 분을 데리고 오셨어요. 우리는 좀 부담이 되었지만…. 둘이서 10시부터 12시까지 열심히 음식을 준비하였어요. 김밥과 떡볶이에요.

▲ 김밥을 만들고 있는 나
▲ 우리가 만든 떡볶이

Nick 아저씨의 친구 한 분은 한국에 4년간 대학교수로 계셨던 분이었어요. 서울대, 연대, 고대에서 영어를 가르치셨다고 해요. ‘고맙습니다’, ‘안녕하세요’ 정도는 말하실 줄 알고 한글도 좀 읽으셔요. 그리고 한국이 너무 좋다고 하셨어요. 특히 한국의 시골 분위기가 너무 좋아 시골에 다시 가보고 싶다고 하셨어요. 오랜만에 한국음식을 먹어서 너무 좋다고도 하셨고요. 한 분은 흑인 혼혈인 같은 분이셨는데, 한국 음식을 처음 드셔본다고 하시면서도 잘 드셨어요.

▲ 우리가 만든 음식을 맛있게 드시는 손님들

떡볶이는 매웠을 텐데. 다 같이 음식을 맛있다고 드셨는데 예의상 그러신 것인지, 아니면 정말 맛이 있었던 것인지 좀 어리둥절했어요.

▲ Nick 아저씨의 친구분들과 함께

 

▲ 신디 선생님의 부모님과 함께

그런데 며칠 후에 Nick 아저씨께서 불고기가 드시고 싶다고 하셔서 신디 선생님께서 제가 좀 남아서 두고 온 불고기 양념 소스로 불고기를 만드셨다고 해요. 다 맛있다고 하셨대요. 신디 선생님께서는 앞으로 Asian Mart에 가서 불고기 양념장을 사다가 계속 만들어 드실 거라고 하셨어요. 저와 민지가 미국사람들에게 한국음식을 잘 만들어드린 거지요? 불고기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만들어 드린 것 같아서 기분이 무척 좋았어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살짝 흥분할 정도로 기분이 좋은 것은, 늘 우리를 위해 뭔가를 해주시는 Cindy 선생님을 위해 우리도 뭔가를 해드렸다는 거지요. 

이만하면 한국문화사절단(너무 거창한가?)의 일원인 한국교환학생으로서 역할을 잘 했지요? 음식도 맛보게 해드리고, 또 좋아하게 해드리고, 단소도 불어드리고, 한국 문화 책도 보여드리고, 한글의 원리도 알려드리고요.

담날 오후는 티미 오빠가 우리를 위해서 Spiderman II를 구경시켜주었어요. 공짜 구경이었어요.^^ 예전에 오빠가 극장에서 일한 적이 있어서 뒷문으로 들어갔어요. 이런 일은 한국에서만 가능한 일인 줄 알았는데... 미국은 이런 면에서 철저하게 따지는 줄 알았는데 여기는 좀 시골이라 이런 비리(?)도 슬쩍 눈감아주나 봐요. 

그 후 3박 4일 동안 민지네 집에 가서 놀았어요. 민지네 집은 도로에서 조금 떨어진 산속의 집에 있은데 몇 년을 걸쳐서 민지네 Host Father께서 혼자 지으셨다고 해요. 민지가 가고 완성을 하셨지요. 민지네 집에는 라마도 있고 말도 있어서 말도 탔어요. 민지네 가족을 위해서 떡볶이도 해드리고 일요일에는 같이 교회도 갔어요.  그런데 그 교회는 가톨릭교회 같이 차분하고 참 좋았어요.

▲ 라마와 함께
▲ 라마와 뽀뽀

이제 한국학생도 다 방학을 하고 휴가를 가고 하겠지요? 잠깐 휴가 빼놓고는 더운 여름에도 또 공부 공부 하겠지요? 그런데 저는 이렇게 매일 놀러만 다니네요.  이렇게 놀면서 살다가 한국에 가서 어떻게 공부만 할까 걱정이랍니다..
 
8월 5일 저희는 개학을 한답니다. 참 빠르지요? 이제 바쁜 학교생활이 또 시작입니다. 지난 학기보다는 좀 더 쉽게 공부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개학에 부담은 되지 않지만, 그래도 쉽지는 않다는 것을 명심하고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은 놓지 않아야 하겠지요?

다음 글은 7월 말에 Band 훈련을 받은 것에 대하여 써보고자 합니다. 7월 14일에서 16일에 실시한 Soccer Camp는 제가 발목을 삐어서 가지 못했고요. 7월 19일에서 23일 까지는 학교에서 Pre Band Camp에 참가했어요. 7월 25일에서 29일은 Marching Band Trip에 다녀왔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요, 그럼 안녕히 계세요.

(2004년 7월 테네시에서 쓴 글임)

1961년 미국에서 교육문화상호교류법(The Mutual Educational and Cultural Exchange Act)이 제정되었다. 이 법에 의거하여 교환교수, 교환연구원 그리고 교환학생(청소년, 대학생) 프로그램이 실시되고 있다. 청소년 교환학생 프로그램은 유학이 아니다. 미국공립학교에서 최장 1년간 무료로 학교를 다니고, 자원봉사 가정에서 1년간 가족의 일원으로 지내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의 목적은 영어공부가 아니라 서로의 문화를 교환하면서 상대방 국가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있다. 독일에서는 거의 모든 학생들에게 권장하고 있으며, 일본, 남미, 중국, 동남아 학생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 참여 학생들도 많다. 원래 비용은 무료이나 미국이나 한국이나 사립기관이 위탁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비용이 든다. [편집자 주]

편집 : 박효삼 부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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