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가 대형 교회를 다루기 시작했다. 그것도 강남에서 잘 나가는 '사랑의 교회'를 특집기사로 실었다. 위험할 수 있다. 그것만이 아니다. 한겨레가 성소수자 문제에 대해 우호적으로 접근하는 인터뷰 기사를 특집으로 실었다. 이것 또한 위험할 수 있다. 여기에서 위험하다는 것은 기사에 반감을 품은 독자를 잃을 수도 있다는 의미에서이다.

그러나 또 한편 생각한다. 진작 언론들이 다루었어야 할 '사랑의 교회'의 문제점을 한겨레가 특집으로 다룬 것은 언론으로서의 위엄을 과시한 기사였다라고. 또한 성소수자의 부모를 인터뷰하며 특집으로 실은 것도 책임 있는 언론으로서의 위엄을 보인 것이었다라고. 여기서 위엄이라고 한 것은 독자를 잃을 위험을 감수하고 언론으로서의 책무를 다했다는 의미에서이다.

'사랑의 교회'는 개신교회에서는 '뜨거운 감자'다. 사랑의 교회에 다니는 신도들은 4만 명이 넘는다. 이 숫자는 교회에 다니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그리 와 닿지 않는 숫자이다. 보통 교인수가 3천명만 넘어가면 대형 교회로 분류된다. 그리고 목사의 어깨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하는 숫자이기도 하다. 그런데 '사랑의 교회' 신도는 4만 5천명이다. 대한민국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초대형 교회라는 말이다. 그런 초대형 교회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교회가 분열될 때는 보통 담임목사의 문제로 인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랑의 교회' 담임목사는 오정현 목사이다. 2013년 박사논문 표절로 자격논란이 일기 시작했다. 그로 인해 교회 장로 45명중 16명이 갱신위원회를 조직해 오 목사의 퇴임을 요구하기 시작했고, 아직까지 교회분열은 계속되고 있다. 지금은 예배당을 키우려고 공공도로의 지하를 파서 건축을 한 것이 문제가 되어 법원 처분을 기다리고 있다.

관련기사 : ‘사랑의 교회’ 아침 8시 고위 판검사가 오 목사의 ‘로열층’에 모였다(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750947.html?_fr=st1)

▲ 사랑의교회 전경. (사진출처 : 한겨레신문 이정아 기자)

 오늘날 개신교는 성장의 한계에 부딪치고 있다. 그동안 신도확장과 교회건물의 대형화에만 힘쓰고 한국사회의 문제에는 소극적으로 대응한 탓이기도 하다. 보수적인 정치권력에 편승하여 교회도 보수화의 길을 걸어온 것이다. '사랑의 교회'는 보수적인 교회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성소수자 문제는 어떠한가? 성소수자를 인정하는 것은 정치적 진보성향과 궤를 같이하는가? 아니면 별개의 사안인가? 이것이야말로 '사랑의 교회'보다 더 뜨거운 감자이다.

관련기사 : 나는 레즈비언 딸을 둔 엄마예요(http://www.hani.co.kr/arti/society/rights/751564.html?_fr=mt2)

“엄마의 시선, 엄마의 목소리… 그 마음만으로 족하다면 언제라도 나설 수 있습니다.” 지난달 11일 서울시청 앞 광장의 퀴어문화축제에서 있었던 ‘성소수자 부모모임’의 프리허그 동영상 주인공 ‘뽀미’씨는 조심스레 인터뷰를 요청하는 이메일을 보낸 지 한 시간도 안 돼 흔쾌히 응했다. (글, 사진 한겨레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그러나 그 뜨거운 감자를 다뤄야 하는 것이 언론의 역할이기도 하다. 한겨레가 위험한 영역을 위엄있게 다루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겨레이기에 가능하다.

편집 : 박효삼 부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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