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학의 '쉬운 역학(易學)' 23. 三伏과 보신탕

김상학 주주통신원l승인2016.08.08l수정2016.09.05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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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공자는 <주역>을 읽은 지 3년 만에 '지천명', 즉 하늘이 만물에 부여한 원리를 깨달았다고 합니다. 주역은 동양학의 뿌리라고도 합니다. 동양의 가장 오래된 경전이란 뜻이죠. 주역은 유학에서 말하는 '삼경' 중 하나입니다. 원래 이름은 <역경>인데 '주(周)나라시대의 역(易)’이란 뜻에서 <주역>이라고 부릅니다. 얼마 전 한겨레 주주가 된 김상학 주주님은 현재 대학 교육원에서 주역 노자 장자 역학 등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요즘 동양철학 특히 주역에 대해 관심 갖는 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막상 호기심에 책을 들추면 너무 어려워 곧 덮어버리곤 할텐 데요. 이번 기회에 주역을 쉽게 접해보시면 좋겠습니다. 김상학 주주의 '쉬운 역학(易學)'을 2주에 한 번 연재합니다.

1. 복날이란?

삼복이란 초복(初伏), 중복(中伏), 말복(末伏)을 말하는데 가장 더울 때를 가리키는 날의 대명사가 되었지요. 한자 복伏을 보면 ‘개가 사람을 따라다니다, 개같이 배를 땅에 깔고 엎드리다’의 뜻이 있는 회의(會意) 글자네요. 자전에 여덟 가지 정도의 뜻이 있는데 그 중에 ‘엎드릴 복, 시령(時令) 이름 복’의 뜻도 있네요.

달력을 놓고 날짜를 계산해 보면 초복과 중복 사이는 10일, 중복과 말복의 사이는 20일임을 알 수 있네요. 아닌게 아니라 초복과 중복 사이는 언제나 10일로 되어 있고, 중복과 말복 사이는 10일 또는 20일이지요.

2016, 丙申년은 초복 - 7월 17일. 중복 - 7월 27일. 말복 - 8월 16일이 되네요.

1) 초복(初伏) - 하지(夏至)가 지난 다음 세 번째의 경일(庚日)

2) 중복(中伏) - 하지(夏至)가 지난 다음 네 번째 경일(庚日)

3) 말복(末伏) - 입추(立秋) 다음의 첫 경일(庚日)

4) 월복(越伏) - 복날은 10일 간격으로 오기 때문에 초복과 말복까지는 20일이 걸리지만, 입추 뒤 첫 경일이기 말복이기 때문에 말복은 흔히 달을 건너 뛰어 월복(越伏)하게 된다지요. 이처럼 말복이 달을 건너뛰어 들면 월복이라 한다네요.

또한, 경일이 10일마다 있으므로 초복과 중복의 간격은 항상 10일이지만, 중복과 말복의 간격은 20일이 될 수도 있는데요, 20일인 경우를 '월복(越伏)'이라고 하네요. 같은 경우가 되는 것이지요.

만일, 월복이 되면 말복은 중복 뒤 20일 만에 오게 되므로 삼복은 소서(양력 7월 8일 무렵)에서 처서(양력 8월 23일 무렵) 사이에 들게 되는 것이지요. 즉, 그해 말복은 입추 후의 경일이므로 '입추'의 일진이 무엇이냐에 따라서 말복이 늦추어질 수도 있는 것이지요. 혹시 24절기를 음력으로 오해하는데 태양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양력과 일치한다는 것을 알아주시지요.

1) 하지 전 1, 2, 3일(하지일 제외)이 각각 경일이거나,

2)입 추일, 그 다음일, 그 다음 다음일이 각각 경일일 때는 월복하는 일이 없으나, 그 밖의 경우는 모두 월복이 된다는 것이네요.

옛 선조들께서는 갑자. 을축, 병인, 정묘……하면서 10간(十干) 12지(十二支)의 60甲子를 써서 날짜를 표시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지요. 이중에 10천간이 경(庚) 글자로 시작하는 날을 경일이라 부르지요. 따라서 경오(庚午), 경진(庚辰), 경인(庚寅), 경자(庚子), 경술(庚戌), 경신(庚申)이 10일마다 하나씩 찾아온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요. 경일을 복날로 잡는다 해서 3복을 3경(三庚)으로 또는 경복(庚伏)으로도 부른다네요.

2. 삼복과 음양오행

경일을 복일로 정하는 데에는 아주 그럴듯한 5행(五行) 사상에 근거가 있다지요. 예로부터 동양사상이 음양과 5행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것은 잘 알 수 있지요.

따라서 동양에서는 이 세상 모든 것들을 5행으로 나눠 설명하고 있지요. 10천간과 12지지도 예외가 아니어서 木 火 土 金 水의 5행에 나눠 배치되어 있는데, 경(庚)은 금(金)으로 되어 있지요. 10천간 가운데 또 하나인 신(辛)도 금으로 되어 있기는 하지만 경이 양이고 강한 금(强金)으로 알려진 데 비해 신은 음이고 약한 금(弱金)이어서, 금을 대표하는 것은 경금(庚金)이 되지요(도표 참조)

또, 5행 사이의 관계를 설명하는 생각의 하나인 상극설(상극相剋, 상승相勝)에 의하면 금(金)은 화(火)에 굴복(화극금 火克金)하지요. 뒤집어 말하면 화는 금을 이기지요. 그런데 여름은 바로 火, 즉 불이지요. 그러므로 경일이 대표하는 가을의 금기운(金氣)은 여름의 화기(火氣) 앞에 완전히 굴복할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엎드릴 복伏의 의미가 연결되네요.

복날이란 경일에 조금 자라려던 금기가 여름의 화기에게 굴복한 날이라는 뜻이지요. 또 금기는 가을을 뜻하지요. 여름의 위세가 한참일 때 이미 가을의 싹은 자라고 있지요. 그렇지만 여름의 불기운이 너무 세기 때문에 정말로 가을 기운이 시작한 입추(立秋) 다음에도 마지막으로 한 번 더 금기는 화기에 굴복하며, 그 날이 말복(末伏)이 되는 것이지요.

가을 기운이 여름 기운에 굴복한다는 의미는 화극금火克金할 때 금기운은 불기운에 녹지만 동시에 불의 기운이 빠진다는 의미도 성립하네요. 이것을 설기(泄氣)라 하지요. 결국 불의 뜨거운 기운을 빼는 것이지요.

3. 왜, 복날 개장국인가.

3복이란 음양과 5행의 사상으로 아주 잘 구성된 대단히 논리적인 이론 위에 태어난 것임을 알 수 있지요. 그렇다고 그것이 지금 현대과학의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는 그런 것은 아니지요. 더욱 놀라운 것은 복날에 회생되는 가축이 하필 개가 되는 데에 있어서도 5행 사상의 영향은 아주 분명하지요. 5행에 상관시켜 놓은 다섯 가지 가축 가운데 개는 곧 금(金)을 대표하지요. 가을의 기운인 金기가 한여름의 위세 앞에 꼼짝 못하고 굴복하듯이(伏), 가을의 가축인 개는 여름의 불기운 속에 희생될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가축 중에 개가 金인 것은 윷놀이에 나오는 가축과 연결시키면 이해가 되겠네요. 도 - 돼지(水). 개 - 개(金). 걸 - 코끼리(土). 윷 - 소(火). 모 - 말(木). 우리가 띠를 말할 때는 개띠가 술戌土, 소띠가 축丑土, 말은 오午火인데 윷놀이판에서는 달라지네요. 체(本體)와 용(作用)의 관계에서 볼 때 작용의 현상은 상황에 따라 변할 수 있다는 것으로 이해하시면 되겠네요.

4. 개장국의 유래

개장국은 우리 선조들의 대표적인 계절 음식의 하나였지요.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같은 옛 기록을 보면 그것은 특히 복날의 특식이었던 것을 알 수 있지요. 삼복(三伏)이라면 가장 더운 철이고, 그 더위를 견뎌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겠지요.

더위에 지친 허해진 몸을 보하기 위해서는 개장국을 먹는 것이 좋다고 옛 사람들은 믿었던 모양이지요. 몸을 보해주는 국이란 뜻으로 그것을 보신탕이라 부른 것은 당연한 일이었지요. 또 개장국을 싫어하는 이들, 특히 여자들의 입맛을 위해서는 언제부터인지 삼계탕이 그 대신으로 여겨졌네요. 닭도 金이니까요.

▲ 삼계탕. 한겨레 자료사진

우리 풍속에는 삼복의 더위를 이기는 음식으로 닭백숙이나 그 밖의 여러 가지 여름 음식이 전해지고 있지요. 또 복죽이라 하여 복날에는 팥죽을 쑤어 먹는 풍습도 있었다고 하지요.

어쩌면 삼복에 개장국을 먹는 풍습은 2천 6백여 년 전 중국에서 처음 시작된 것인지 모르겠지요. <동국세시기>등에는 사마천의 <사기(史記)>에 있는 옛 기록이 인용되어 있는데 ‘진나라 덕공 2년에 처음으로 복제사를 지냈는데 4대문에서 개를 잡아 충재(忠災)를 막았다’는 기록이 있다지요.

우리나라는 불교가 전래된 후부터는 살생을 말라는 가르침 때문에 개고기를 많이 피하고 있는 것 같네요. 더구나 동물들 중에는 정이 많이 드는 짐승이라 회피하는 경향이 있고요. 따라서 지금은 먹거리도 풍족해졌기 때문에 개고기를 찾아다니며 먹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참고 서적 - 박성래 외국어대 교수. 과학사 <민족과학의 뿌리를 찾아서> 민중서림 <한한 대자전>

<참고 도표>

1) 천간(天干) - 하늘의 운행 법칙(우주의 별에서 뿜어 나오는 기를 부호화한 것임)

2) 지지(地支) - 땅의 운행 법칙(우주의 별에서 뿜어 나오는 기를 부호화한 것임)

 3) 오행 배정표

-본체本體 측면에서는 ㅇ ㅎ - 水. ㅁ ㅂ ㅍ - 土임을 유의.

4) 상생 상극(相生 相剋)

편집 : 박효삼 부에디터

김상학 주주통신원  saram5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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