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본의 아니게 두 번의 휴가를 즐겼다. 아이들이 학원에 가야하고 큰 애는 아르바이트 때문에 시간이 안된다하고, 안사람은 자연스레 애들 밥은 해 먹여야 한다는 투철한 주부의식 덕분에 혼자 고향에나 다녀오라는 공식적인 허가를 받고, 억지로(?) 3일간의 홀로 휴가를 다녀왔다.
목적지는 덕적도 인천 연안부두에서 약 77km다.
덕적도는 소야도, 문갑도, 울도, 백아도, 굴업도, 선미도, 먹도, 지도 등 유인도를 거느린 덕적면의 주도이다. 또한 근처에 우리나라 최대의 무인도로 알려진 선갑도(해발 352m)가 있다.
연안부두, 새로 지은 쾌속선이 무척 크고 깨끗하였다.
어지간한 비행기 이코노믹 좌석보다 훨씬 쾌적하고 넓고 편안 했다.
인천대교를 지나자 하늘과 바다의 색상도 달라진다. 화물선 몇 대 지나가는 구경을 하다보면 어느새 소야도에 도착한다. 덕적도와는 수백 m 거리의 가장 가까운 섬이며 현재는 다리연결 공사가 한창이다. 조만간 차를 타고 소야도에 들어갈 수 있는 날이 멀지 않았다.
배의 방향만 바꾸면 바로 덕적도이다.
가장 먼저 화사한 꽃들이 나를 반긴다.
덕적도 북쪽 북리에 있는 자갈마당
거칠고 굵은 바위에 가까운 자갈들이 넓게 펼쳐져 있다.
북리 쑥개의 한산한 모습
비조봉에서 내려다 본 바다풍경
서포리 해수욕장의 모습
2km가 넘는 서해안 대표 해수욕장이다. 100 ~ 200년이 넘는 해송을 감상할 수 있는 데크가 일품이다.
서포리 해수욕장
엄나무 가지를 넣고 푹 고아 낸 토종닭과 친구를 졸라 후릿그물로 물고기를 몰아 잡는 원시적인 방법의 후리질로 먹을 만큼의 횟거리를 잡았다.
때마침 물때가 좋아서 동생이 제법 많은 소라를 잡아 놓았다. 물론 아무나 잡는 것은 아니다. 소라의 은신처를 모르면 눈 뜬 장님이다.
밭지름 해수욕장
150~200년 넘은 해송 사이의 솔밭에 텐트를 칠 수 있고 바지락을 캘 수 있어 가족단위의 피서객들이 많이 찾는 해수욕장이다.
경사가 완만하고 모래가 곱고 물이 깨끗하다. 특히 주변에 유흥가가 없어 조용한 휴가를 즐기는 사람들은 이곳이 적격이다.
혼자 즐긴 모처럼의 휴가
제법 신나는 여행이었으나 식구들에게 미안한 마음은 어쩔 수 없었다. 어느새 인천대교가 다시 보이고 연안부두에 도착하여 나의 홀로 3일 천하는 일장춘몽처럼 막을 내렸다.
편집 : 박효삼 부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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