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가 시작했어요. 전 지금 지난 학기에 비해서 너무 편하고 즐겁게 학교생활을 하고 있어요. 이번에는 우리 학교 규칙과 학교수업에 대하여 이야기 하려고 합니다. 먼저 학교생활을 쓰기 전에 우선 간단히 우리 학교의 규칙을 소개할게요.

금지 사항

1. 어떤 칼이나 가위를 소지해서는 안 됩니다. 저는 처음에 잘 몰라서 제도용 칼을 필통에 갖고 학교에 갔습니다. 친구들이 보고는 절대로 안 된다고 해서 깜짝 놀랐답니다.

2. 가방은 작년까지는 속이 훤히 비치는 See through Bag 을 갖고 다니게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 규칙은 없어졌습니다.

3. 수업 시간에 껌 씹기 : 대부분의 선생님이 허용하지 않지만 어떤 선생님은 허용하시기도 합니다. 

옷에 관한 규칙

1. 윗옷의 경우 손이 만세를 불렀을 때 상의가 올라가서 배꼽이 보이게 옷을 입으면 안 됩니다. 하지만 배꼽티를 입더라도 그 안에 속옷을 입으면 봐줍니다. 소매 없는 옷을 입으면 안 됩니다. 끈으로 된 옷도 당연히 안 되겠지요.

2. 치마나 반바지를 입었을 때는 손을 내리고 손끝까지 옷 길이가 와야 합니다. 찢어서 입는 바지나 치마인 경우 손을 내려서 손 끝 윗부분이 찢어졌으면 안 됩니다.

3. 옷이나 소지품에 마약에 관련된 그림이나 단어, 성적인 단어나 그림이 있으면 안 됩니다. 저희 학교에 다니는 교환학생의 이야기인데, 처음에 이 학생이 미국에 와서 쇼핑을 했습니다. 잘 모르고 식물 그림이 있는 티셔츠를 샀는데 그 식물이 대마초였습니다. 그래서 문제가 되었습니다. 또 지갑을 샀는데 지갑 겉에 PIMP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무슨 뜻인지 모르고 샀는데 나중에 문제가 되어서 알고 보니 포주를 뜻하는 단어였습니다. 이런 경우는 잘 몰라서 일어난 일이지만 미국학생이 이런 문제를 일으킨다면 아마도 심각한 상황이 되었을 것 같습니다. 조심해야 합니다.

4. 옷에 관한 규칙에 처음 걸리면 큰 티셔츠나 하의를 주고 바꾸어 입으라고 합니다. 두 번 걸리면 집으로 전화를 해서 부모님께 알려드립니다. 위와 같은 검사는 Discipline에 관련된 선생님(지금은 수학과 영어 선생님)의 수업시간에 간단히 점검합니다.

Hall Pass 제도

1. 수업시간 중에 나갈 자격을 주는 제도입니다. 주황색 Pass인데 주로 화장실 가는데 사용합니다.

2. 선생님에 따라서 조금씩 다르게 적용하는데 어떤 선생님은 아무런 벌점 없이 가게 해주시기도 하시고 어떤 선생님은 한 번에 1회 지각 처리하기도 합니다.

3. 일주일에 지각이 2번이면 토요일 8시부터 12시까지 4시간 동안 학교에 가서 아무 과제도 주지 않고 한 교실에 학생들을 몰아넣어 자기 하고 싶은 것을 하게 합니다. 토요일은 데이트 가고 놀러 가기 바쁜데….. 미치는 일일 겁니다. 참 좋은 벌인 것 같습니다. 일주일에 3번 지각을 하면 평가점수가 깎입니다.

아픈 경우(조퇴를 해야 할 경우)

아프다고 하거나 병원 약속이 되어 있는 경우, 집안에 일이 생긴 경우, 조퇴를 하게 해줍니다. 하지만 자기 혼자 갈 수는 없고 부모가 학교 사무실에 와야 합니다. 그러면 방송을 합니다. 아무리 아파도 보호자 허락 없이는 집에 갈 수 없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학교 다닐 때 선생님에게 아프다고 거짓말하고 친구와 몰래 나와서 피시방에 돌아다닌 적이 딱 한 번 있습니다. 엄마가 눈치가 빨라서 곧 들켰지만 이런 일은 미국 학교에서는 절대로 불가능한 일입니다.

성적 평가

평가는 숙제와 퀴즈, 시험, Folder 체크 이 4가지로 이루어집니다.

1. 기한 내에 숙제는 수업시간 중에 꼭 내야 합니다. 못 내게 되면 숙제 평가 점수에서 0점 처리가 됩니다. 선생님에 따라서 시험에 가장 높은 비중을 두는 경우도 있지만 숙제를 평가에 가장 높게 두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소홀히 해서는 안 됩니다. 교환학생의 경우만 숙제를 못한 경우 반드시 왜 못했는지 설명을 하고 나중에 라도 꼭 제출해야 합니다.

2. 퀴즈는 시험의 일종이지만 깜짝 시험으로 정식 시험 보기 전 봅니다. 갑자기 보시는 선생님께서도 계시고 미리 알려주시는 분께서도 계십니다. 그래서 항상 배운 내용을 머릿속에 정리하고 있어야 합니다.

3. 시험은 과목에 따라서 일주일 마다 혹은 2주일 마다 봅니다. 꼭 미리 알려주시기 때문에 준비를 하면 잘 볼 수 있습니다.

4. Folder는 숙제 내준 것 등과 수업시간에 내준 Paper 등을 잘 정리해서 모아두는데 가끔 검사를 하십니다. 이 점수 또한 평가에 들어갑니다.

5. 만약 그 과목에서 F 학점을 받으면 다시 그 과목을 들어야 합니다.

수업 과목

저는 미국에서 보면 2학기에 수업을 들어간 것이 됩니다. 지금 듣는 과목은  Music History, Band, Pre-calculus, World History, English 9, Biology 1 입니다. 

미국 고교에서는 2학기를 들어야 학점이 나오는 과목이 있고 1학기만 들어도 학점이 나오는 과목이 있습니다. 지난 학기에 들었던 Adult Living은 1학기 과목이라서 다른 1학기 과목인 Music History를 선택해서 듣고 있습니다. Music History는 음악에 관한 이론을 배우는데 좀 지나면 음악에 관한 역사도 배웁니다. 

하지만 다른 과목은 모두 2학기를 들어야 학점이 나오는 경우라서 계속 듣고 있습니다. 영어 같은 것은 지난 학기말에 1.2학기 시험을 다 쳤기 때문에 좀 수월한 것 같습니다. 다른 과목도 다 수월한 편입니다.     

Pre-calculus는 3차 함수와 유리함수, 무리함수, 로그, 미적분, 확률 등을 배우는 겁니다.

World History에서 요새 배우는 것은 세계 1차 대전, 2차 대전, 냉전시대, 한국전쟁, 베트남 전쟁 등에 관한 것입니다. 가끔 그 전쟁을 치른 사람들이 와서 전쟁에 대하여 이야기를 해주는 시간도 갖습니다. 그 전쟁에 관련된 비디오를 보고 나서 토론도 하면서 수업을 해서 지루하지가 않습니다.

▲ Biology 수업을 같이 듣는 신디와 베카

 

▲ 신디와 나

 

▲ 점수 잘 안주고 숙제 등을 꼼꼼히 챙기기로 유명하신 Biology 선생님, Mrs. Delk

지난번에도 잠깐 말씀 드렸지만 선생님들께서는 다 친구 같아요. 하지만 그런 친구 같은 대접을 받으려면 학생들도 항상 예의 바르게 행동해야 해요. 그러면 다 친절하지요. 하지만 간혹 예의 없는 아이들도 있어요.

최근에 브라질 교환학생이 우리 학교에 한 명 왔어요. 헌데 수업 시간에 장난을 치고 수업을 듣지 않는 등 나쁜 수업 태도를 보였어요. 특히 World History 담당이신 Mr. Terry 선생님께서 아주 순하고 좋으니까 막 놀렸어요. 선생님은 독일계라서 코가 커요. 그랬더니 그 수업시간에 코가 크다고 그림을 그려서 막 웃고 돌리고 했어요. 다른 수업에서도 태도가 안 좋아서 교장선생님께 보고가 됐어요. 교장선생님께서는 교환학생 기관인 PIE에 전화를 하셨어요. PIE에서는 아마도 그 학생에게 경고가 주어졌을 거예요. 만약 계속 그런 일이 생기면, 학교에서는 그 학생을 받을 수 없다고 하게 될 것 같아요. 그럼 호스트 훼밀리도 바꿔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지요. 왜 힘들게 미국까지 와서 그러는지… 이해가 되지 않아요.

▲ 내가 가장 좋아하는 친구 같은 World History 선생님, Mr. Terry

Terry 선생님에 대하여 좀 더 이야기 하고 싶어요. Terry 선생님이 너무 좋다는 말은 앞글에서 몇 번 한 것 같아요. 전혀 권위를 내세우지 않으시고 그렇게 친절하고 자상하게 사람을 대해주시는 선생님은 아마도 제 생애 처음인 것 같아요. 수업도 재미있게 해주시고 늘 선한 얼굴에 웃음을 띠고 계시는 선생님이지요.

제가 미국 온지 얼마 안 되던 날이었어요. 비키 맘과 살고 있을 때였는데 어느 날 비키 맘과 말따 언니와 제가 월마트에 가게 되었어요. 제가 사는 동네에는 큰 쇼핑몰이 그것 밖에 없어서 주로 거기로 장보러 가요. 그런데 선생님께서 계시는 것이에요. 그것도 손님으로서가 아니고 직원으로 말이지요. 선생님께서는 작업복을 입으시고 물건을 옮기는 일을 하시다가 우리를 보고는 먼저 인사를 하셨어요. 일주일에 2-3번 시간제로 월마트에서 일하신다고 하셨어요.

저는 제가 좋아하는 선생님을 우연한 곳에서 만난 것이 너무나 반가워서 처음에는 아무 생각 없이 인사를 드렸는데 작업복을 입고 일하시는 선생님을 보는 것이 좀  무안했어요. 눈을 어디에 두어야 할 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하지만 선생님께서는 아무렇지 않은 듯 비키 맘과 이야기도 나누셨어요.

아마도 미국에서는 선생님의 월급이 무척 적나 봐요. 아무리 월급이 적어도 그렇지 한국 선생님들께서는 체면 등등 때문에 상상도 못할 일이지요.

Two Job을 뛰시는 천사 같은 Terry 선생님. 험한 일을 하심에도 부끄러워하지 않는 당당함. 그날 제가 참 감동 먹었답니다.

(2004년 8월 테네시에서 쓴 글임)

1961년 미국에서 교육문화상호교류법(The Mutual Educational and Cultural Exchange Act)이 제정되었다. 이 법에 의거하여 교환교수, 교환연구원 그리고 교환학생(청소년, 대학생) 프로그램이 실시되고 있다. 청소년 교환학생 프로그램은 유학이 아니다. 미국공립학교에서 최장 1년간 무료로 학교를 다니고, 자원봉사 가정에서 1년간 가족의 일원으로 지내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의 목적은 영어공부가 아니라 서로의 문화를 교환하면서 상대방 국가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있다. 독일에서는 거의 모든 학생들에게 권장하고 있으며, 일본, 남미, 중국, 동남아 학생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 참여 학생들도 많다. 원래 비용은 무료이나 미국이나 한국이나 사립기관이 위탁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비용이 든다. [편집자 주]

편집 : 박효삼 부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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