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이 된다는 것, '김종운'의 고전교실 1화 : 學記 9'

김종운 주주통신원l승인2016.09.18l수정2017.02.10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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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붓글을 쓰시는 함석헌 선생(위키피디아 사진)

君子既知教之所由興(군자기지교지소유흥), 又知教之所由廢故君子之教喻也(우지교지소유폐), 然後可以為人師也(연후가이위인사야).故君子之教喻也( 고군자지교유야), 道而弗牽(도이불견)①, 強而弗抑(강이불억)②, 開而弗達(개이불달)③. 道而弗牽則和(도이불견즉화), 強而弗抑則易(강이불억즉이), 開而弗達則思(개이불달즉사), 和易以思(화이이사)④, 可謂善喻矣(가위선유의).學者有四失(학자유사실), 教者必知之(교자필지지). 人之學也(인지학야), 或失則多(혹실즉다)⑤, 或失則寡(혹실즉과)⑥, 或失則易(혹실즉이)⑦, 或失則止(혹실즉지)⑧, 此四者(차사자), 心之莫同(심지막동)⑨也(야).知其心(지기심), 然後能救其失也(연후능구기실야).教也者(교야자), 長善而救其失者也(장선이구기실자야).

풀이

군자는 교육이 성공하는 원인을 알고, 또 교육이 실패하는 원인도 안 연후에 가히 사람의 스승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리하여 군자의 교육은 학생을 계발시키고, 학생을 핍박하지 않고 유도하고, 학생을 억압하지 않고 근면하게 하며, 대강을 제시하되 자질구레한 설명을 하지 않는다.

핍박하지 않고 유도하는 것은 온화함이고, 억압하지 않고 근면하게 하는 것은 용이함이며, 대강을 제시하되 자질구레한 설명을 하지 않는 것은 사상을 독려하는 것으로 이를 일컬어 잘 가르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배우는 사람에게는 네 가지의 결점이 있는데 가르치는 사람은 반드시 이를 알아야한다. 사람들이 공부를 할 때 어떤 경우는 배우는 양을 많게만 하여 정교하지 않고, 어떤 경우는 너무 적게 배우고, 어떤 경우는 효과를 빨리 내려고만 하고, 어떤 경우는 조금만 배워도 다 배웠다고 하는 이 네 가지가 심리적으로 다른 것이다.

그 심리를 알은 연후에 능히 그들의 결점을 보완할 수 있는 것이다. 교육이란 학생의 장점을 배양하고 결점을 보완해 주는 것이다.

오늘의 교훈

최근 우리나라 교육계에는 명퇴 열풍이 불어 오십 세만 넘어도 자의반타의반으로 교단을 떠나는 교사가 급증하고 있어 나이 든 교사들이 점차 설 자리를 잃고 있다.

‘학교는 있어도 스승은 없다.’ 라는 자조 섞인 말 속에 세대를 이어 삶의 지혜를 전수해 줄 나이 든 교사들이 하나 둘 사라지는 학교의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나는 문득 1988년 명동 카톨릭 회관에서 강의를 하셨던 함석헌 선생의 모습이 떠올랐다. 당시 구십 세에 가까운 고령에도 불구하고 백발에 흰 수염으로 ‘노자’를 열강 하시던 함석헌 선생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돌이켜보면 일찍이 오산학교에서 교편을 잡으셨던 선생이셨기에 누구보다 교육의 중요성을 절감하시고 생애 말년까지 고난속의 민주화운동과 함께 평생교육 차원의 고전강독으로 참교육자의 모습을 실천하신 것 같다.

선생은 우리에게 무엇을 어떻게 잘 가르쳐야하는가에 대한 귀감을 평생을 정의롭고 바르게 살아가심으로써 몸소 보여주셨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날 우리 학교가 학기의 가르침대로 학생 스스로 자율적으로 근면한 지성인이 되도록 계발을 도와주어서 장차 대한민국의 미래가 민족의 큰 스승 함석헌 선생이 바랐던 대로 사람이 자유롭고 바르게 사는 세상이 되길 갈망한다.

選註

① 道而弗牽(도이불견) : 誘導(유도)하되 강제로 이끌지 않음.

② 强而弗抑(강이불억) : 意志(의지)를 奮發(분발)시켜주되 억누르지 않음.

③ 開而弗達(갱이불달) : 大義(대의)를 開發(개발)시키되 細細(상세)히 通達(통달)케하지 않음.

④ 和易以思(화이이사) : 和樂(화락)하고 容易(용이)하게 하여 기꺼이 思想(사상)을 啓發(계발)하게함.

⑤ 或失則多(혹실즉다) : 則(즉)은 之와 같음. 잘못이 많이 얻으려고 탐하다가 雜多(잡다)한 學問(학문)이 되어 眞髓(진수)가 없음.

⑥ 或失則寡(혹실즉과) : 寡(과)란 見聞(견문)에 있어 範圍(범위)가 너무 狹小(협소)함.

⑦ 或失則易(혹실즉이) : 易(이)란 지나치게 빠른 效果(효과)를 구함.

⑧ 或失則止(혹실즉지) : 止(지)란 조금만 이루어도 금방 滿足(만족)해 버림.

⑨ 莫同(막동) : 같지 않음.

편집 : 박효삼 부에디터, 이동구 에디터

김종운 주주통신원  jongu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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