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학교 친구들에 관하여 자세히 쓰고 싶어요. 여기 학교는 친구들끼리 왕따는 없지만 여러 Group이 있어요.

보통 절반 학생이 Normal Group에 속하고요. 나머지 학생들은 Red Neck, Gothic, Punk, Prep, Non-Socialist의 Group에 속해 있어요. 공부로 나누는 것은 아니고요. 자신이 좋아하는 성격이나 옷, 목걸이, 팔찌 등 좋아하는 물건들에 따라서 Group에 들어가게 되지요. 하지만 억지로 들어가야 하는 것은 없어요. 다 자기가 원해서 들어가는 것이지요.

각 집단에 속한 아이들은 서로 구분이 되면 자기들 끼리끼리 어울려서 다니고 남자, 여자 친구도 자기가 속한 집단에서 주로 만들어요. 다는 아니지만 각 집단끼리는 서로 말도 잘 안하고 별로 상관하지 않고 지내요. 따라서 집단 싸움 같은 것은 전혀 없어요.

저는 교환학생이라서 모든 그룹의 아이들이 다 아는 척을 하고 자기 집에 초대도 하고 그래요. 그렇다고 우리 집단에 들어오라고 그런 말은 하지 않아요. 가장 친한 친구들인 Band 4인 친구들은 Normal Group에 속해있고요. 다른 수업 중에 그래도 좀 친한 아이들은 Prep 친구들이에요.

▲ 노말에 속하는 나, 레슬리, 브릿니, 멜라리 우리 4인방 / 가운데 약간 Punk에 속하는 레슬리 남자친구 매트.

Red Neck 친구들

저희는 시골이잖아요. 그래서 이런 친구들이 꼭 있어요. 남자아이들이 많은데요. 이 친구들은 옷도 컨트리 스타일로 시골 사람처럼 입어요. 보통 Y-shirt를 바지 안에 넣어서 입고, 청바지를 입는데 부츠를 신고 꼭 청바지를 부츠 안에 넣어서 입지요. 고등학교 교육을 전부라고 생각하고 일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사냥 같은 것도 하러 다니고 주유소, 식당, 농장 등에서 하는 아르바이트를 많이 하러 다녀요. 노래는 컨트리 음악을 좋아합니다. 제가 보기에는 인생의 목표를 농부가 되는 것 외에는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요. 왜 좀 더 다양한 꿈을 가져보지 않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겨요. 사실 농부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직업일 수도 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농부가 된다고 미리 정해놓는 점은 잘 이해가 되지 않아요.

Gothic 친구들.

중세 고딕 풍의 분위기를 내는 옷과 장신구를 하는 친구들이에요. 핑크색과 검은색의 옷을 많이 입고 신발은 검은 가죽 부츠를 신어요. 마녀의 주문을 믿고 일본 만화에 관심이 많아서 animation을 많이 그려요. 여자아이들은 보통 여성스럽지 않은 아이들이 있는 것 같아요. 저희 학교에는 이런 아이들이 아주 드물어서 자주 볼 수는 없어요.

Punk 친구들

모간 오빠의 친구들이 대부분이 이 집단에 속해요. 모간 오빠는 비록 친구들은 Punk 족이지만 오빠는 그렇지 않아요.. 오빠는 좀 특이하게 여러 집단을 왔다 갔다 해요. 아마도 오빠는 축구부 주장이고 공부도 잘하고 그래서 인기가 있어서 여러 집단에서 다 받아주나 봐요. 이 친구들은 검은색을 좋아하고요, 무섭게 옷을 입는 친구들도 있어요. 머리도 삐죽삐죽 하게 하기도 하고 바지 밑단은 다 찢어지게 입고 팔찌와 목걸이는 검은색이면서 은색의 삐죽삐죽 한 것이 달린 것을 해요. 여자아이인 경우 얼굴을 새하얗게 화장하는 친구도 있고요. 신발은 보통 All Star를 신어요. 왜 그런지는 모르지요.

Prep 친구들

이 친구들은 예쁘거나, 잘생기거나, 특별한 운동을 잘하는 아이들로 이루어진 인기 있는 아이들이에요, 공부도 어느 정도 해야 하구요. 아주 못하는 애들은 껴주지도 않아요. 이 친구들은 특이하게 특정 브랜드의 옷을 사 입어요. American Eagle, Abercrombie, Hollister 등의 옷을 입는데 특히 Abercrombie 옷은 여기서 아주 비싼 옷이에요. 그만큼 멋에 관심을 쏟는다는 말이지요.

이 브랜드의 여자 옷은 캘리포니아 걸들이 입는 것 같은데 하늘하늘한 셔츠에 치마는 팔랑팔랑하지요. 주로 Shell 목걸이를 하고 머리는 블론드로 물들이기를 좋아해요. 까무잡잡하게 보이게 하기 위하여 태닝 베드에 가서 선탠도 하지요. 그리고 좀 일부러 바보같이 행동하는 면이 있어요. 이상하게 캘리포니아 걸들은 남자아이들에게 좀 쉽게 넘어오는 경향이 있다고들 생각을 해요. 그래서 그런지 일부러 더 캘리포니아 걸들 같이 행동하지요.

남자아이들은 옆에 주머니가 두 개 있는 바지를 입거나 낡게 디자인된 청바지를 많이 입어요. 워싱을 해서 좀 낡은 것 같이 보이는 바지이지요. 윗도리는 딱 맞는 흰 셔츠를 입고 겉에 단추만 두 개 채우는 줄무늬 셔츠를 겉에 입어요. 딱 맞는 티를 입는 이유는 자신의 근육을 보여주려고 하는 것 같아요. 모간 오빠는 옷 입는 스타일은 Prep 친구들 같이 입고, 좀 운동도 잘해서 같이 많이 어울리지만 완전한 Prep Group에 속하지는 않아요.

▲ 한 쌍의 Prep 친구들. 뭔가 애교가 넘치는 친구들이지요?
▲ Biology 수업을 같이 듣는 Prep 친구, 예쁜 Shantail과 나

Non Socialist

이 친구들은 좀 침울하고, 조용하고, 아무 말도 안하고, 가만히 있는 아이들이에요. 그리고 항상 조용히 몰려다녀요. 다른 그룹아이들이 다 좀 이상한 아이들이라고 생각하지요.

친구들의 성의 개방에 관한 생각

처음에 와서 너무나 놀란 것이 임신한 학생이 있다는 거예요. 이야기는 들었지만..진짜 보니 황당했어요.-_-;;; 배가 불러서 다니는데 자기가 임신을 했다고 자랑 비슷하게 막 떠들고 다니는 거예요. 미국 아이들의 반응은 축하해주는 아이들도 있고, 무덤덤하게 듣는 아이들도 있어요. 사실 저는 속으로 ‘뭐 저런 애가 다 있나’ 생각했어요. 또 지난 학기에 12학년이라서 졸업은 했지만 같이 Band 수업을 듣는 언니 중에 1살짜리 아기가 있는 언니가 있었어요. 아기를 가끔 학교에 데리고 와요. 정말 저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 점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아요.

친구들을 오래 사귀어보니 미국 아이들이라고 다 성에 개방된 것은 아니에요. 막 개방되어서 지내는 아이도 있고 그렇지 않은 아이도 있어요. 제 친구들은 좀 다 덜 개방이 된 아이들이에요. 특히 브릿니는 아버님이 목사님이셔서 좀 보수적인 편이에요. 레슬리와 멜라니가 이런 비슷한 말을 한 적이 있어요. “똑똑한 아이일수록 자기 관리가 철저하고 예의가 바르다” 이런 걸 보면 레슬리도 멜라니도 좀 덜 개방이 된 아이가 아닌가 생각해요. 하긴 제 친구들 대부분은 그런 성적 이야기를 노골적으로 하는 것을 좀 부끄러워하는 편이에요. 9학년(지금은 10학년)이였으니까 좀 순진해서 그럴 수도 있겠지요. 학년이 올라가면 좀 달라질까요?

우리학교 얼짱 캐리스

재미로 내가 생각하는 우리 학교 얼짱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얼마나 예쁜지 한 번 보세요.

▲ Jennifer와 Karris. Normal에 속하지만 Prep 아이들과 친한 편..

 

▲ 피부가 엄청 곱고 머리칼 색깔 Strawberry Blond라고 하는데 정말 예쁩니다. 캐리스가 마지막 홈 커밍 데이에서 드레스를 입고..
▲ Karris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사진. 피부가 백옥같이 맑고 희지요. 그에 비해서 저는 누리끼리… 꺼끌꺼글…… ^^ Karris는 교환학생 우택 오빠의 호스트 시스터라서 자주 보니까 좀 친하지요.

 

친구 레슬리와의 즐거운 하루

8월 28일에는 친구 레슬리와 함께 사진을 찍으러 갔어요. 레슬리가 제가 12월에는 떠나는 것을 알고 목장 풍경을 배경으로 둘이 사진을 찍어서 함께 스크랩을 하고 싶다고 했어요. 갔다 와서는 레슬리 집에서 잤어요.

다른 친구들 보다 레슬리는 저와 서로 잘 맞아요. 그래서 레슬리는 제가 12월에 한국에 가야 한다는 것을 벌써부터 슬퍼하고 있어요. 매일 가지 말라고 해요. 제가 꼭 가야 한다고 하니 그럼 같은 대학교를 가자고 해요. 정말 그럴 수 있다면 좋으련만….

지난번에도 레슬리가 무척 똑똑하다고 말했지만 레슬리는 또 자기 관리가 철저하고 예의가 바른 아이에요. 또 신앙심이 강해서 항상 남을 안 싫어하려고 노력하고 자기에게 못되게 구는 아이도 용서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너무 똑똑해서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하려는 경향은 있어서 실수를 지나치지 못해요. 그래서 밴드선생님에게 자주 혼이 나요. 레슬리는 뭔가 잘못된 점이 있다고 생각하면 그냥 넘어가지 못하고 ’이게 아니에요', ‘이렇게 해야 좋아요’ 라고 자주 말을 해요. 한국식으로 보면, 말대꾸를 많이 해서 좀 지적을 받아요. 하지만 나쁜 점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너무 똑똑해서 그런 거니까요.

레슬리의 꿈은 Journalist가 되는 것이에요. 글도 잘 쓰고, 좀 무뚝뚝한 것도 같지만 남에 대한 배려도 잘하고, 머리도 좋고, 친절하고, 보면 볼수록 괜찮은 친구 같아요. 오랫동안 우정을 쌓고 싶은데 잘 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레슬리와 목장에 가서 찍은 사진을 보여드릴게요.

▲ 다정한 우리 둘
▲ 흔들의자에 앉아
▲ 레슬리와 동생

글을 올리고 보니 친구들 사진이 다 어디로 도망갔는지 각 그룹에 맞는 다양한 사진을 올리지 못해 아쉽네요. 요새는 집보다도 학교생활이 더 재미있는 것 같아요. 다음에는 일주일간 특이한 옷을 입고 학교에 간 이야기를 하고 싶네요.

(2004년 9월 테네시에서 쓴 글임)

1961년 미국에서 교육문화상호교류법(The Mutual Educational and Cultural Exchange Act)이 제정되었다. 이 법에 의거하여 교환교수, 교환연구원 그리고 교환학생(청소년, 대학생) 프로그램이 실시되고 있다. 청소년 교환학생 프로그램은 유학이 아니다. 미국공립학교에서 최장 1년간 무료로 학교를 다니고, 자원봉사 가정에서 1년간 가족의 일원으로 지내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의 목적은 영어공부가 아니라 서로의 문화를 교환하면서 상대방 국가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있다. 독일에서는 거의 모든 학생들에게 권장하고 있으며, 일본, 남미, 중국, 동남아 학생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 참여 학생들도 많다. 원래 비용은 무료이나 미국이나 한국이나 사립기관이 위탁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비용이 든다. [편집자 주]

편집 : 박효삼 부에디터

이지산 주주통신원  elmo_party@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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