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치] 이요상 주주통신원

어제 11월23일 경교장에서 임시정부 환국 69주년 기념식 및 김구 주석 비방 중상 규탄대회가 열렸습니다. 1945년 11월 23일 오후 4시30분경 김구 주석과 임정 요인 1진이 미군정의 수송기로 소문 없이 김포 비행장에 내린 시간에 맞춰 시작된 69주년 기념식은 그 어느 때보다 착잡하기가 그지없었습니다.

26년 동안의 한 서린 망명을 마치고 환국하여 거처하던 경교장을 마지막 임시정부 청사로 쓰면서 3년6개월 만에 서북청년회 출신 안두희의 흉탄에 돌아가신 것도 통탄 할 일인데, 그 어떤 역사적 심판도 없이 또 다시 오는 28일 서북청년단 재건식이 열리는가 하면 이인호 KBS 이사장은 한 수를 더 떠 김구는 대한민국 건국에 공헌한 바가 없다는 어처구니없는 망언까지 퍼붓고 있습니다.

주최측인 백범사상실천운동연합과 경교장복원범국민대책위원회의 김인수 대표는 "오늘 행사는 단순한 기념식이 아니라 최근 벌어지고 있는 김구 선생님에 대한 중상, 비방을 규탄하는 자리다. 서북청년단 재건위가 김구 선생님을 김일성의 꼭두각시였다는 망언을 했던 것, 공영방송의 이사장이 김구 선생에 대해 건국공로자가 아니라는 망언을 내뱉은 것, 범죄단체인 서북청년단을 새로 재건하겠다면서 오는 28일 출범을 하겠다고 한다"며 "검찰은 범죄단체인 서북청년단을 당장 구속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지난번 이인호라는 분이 공영방송 이사장이 되어 김구 선생님을 '건국의 도움을 준 바가 없다'는 망언을 해 국회에서도 너무 아연하고 규탄도 했다. 서북청년단 재건위가 생긴다고 하는데 김구 선생을 암살했던 안두희가 소속되어 있던 곳이 과거 서북청년단이었다. 서북청년단은 반공청년단체였고 부정적인 인식이 강한 이 서북청년단이 여권의 지지를 받고 다시 만들겠다고 하고 있다"고 현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이어 "일본의 재특회와 어찌 보면 우파출신의 과거 독재의 보수에 기반을 둔 대통령 정권하에서 준동하고 있는 그들의 언어들은 예전의 친일과 군국주의적 사고를 가지고 있는 그들과 똑같이 닮아 가는지, 또 우리사회에서 그들이 점점 더 힘을 얻어가고, 그중의 일부는 광화문에서 폭식을 하거나 울부짖고, 사회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을 조롱하고, 그들이 힘을 얻어 논리를 만들고 언어를 만들어서 드디어 백범 선생의 영역까지 공식적으로 침범해 들어오고 떳떳하게 하나의 이론이라고 외치는 사회적 풍조가 생기고 있다"며 "근본적 보편적 가치까지 침범해 들어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날 기념식장은 반성은커녕 여전히 활개를 치며 폭도처럼 준동하고 있는 친일 반민족 세력에 대한 분노와 규탄으로 가득 찼습니다. 이제라도 김구 선생님에 대한 중상모략을 거두고 임시정부에 뿌리를 두고 있는 대한민국 정통성을 부정하는 행위를 멈춰야 한다며 우리도 이에 대응할 새로운 무장을 할 필요가 있다는 다짐과 만세삼창으로 대회를 마무리 했습니다.

이요상  yoyo041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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