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농민' 백남기(69) 님이 소천했습니다. 삼가 명복을 빕니다. 그분의 죽음은 민주화 이후 국가폭력의 잔인함을 증명하는 상징적 사건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이제 살인물대포로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주권자를 죽음으로 몬 정권을 기억하고 심판해야 할 시간입니다.” 한겨레신문 대표를 지낸 고광헌 시인도 25일 자신의 페이스북(http://www.facebook.com/hanijjang)에 백남기 농민 사망에 대한 비통한 심정을 토로했다.  

작년말 병원에 한 번 갔을 때 큰 딸 백도라지씨는 내게 "아버지는 <한겨레> 창간독자예요. 나와 동생들(백두산, 백민주화)은 한겨레를 보고 자랐습니다."고 말했다. 백남기 농민이 얼마나 바르고 곧은 분인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너무 안타깝고 슬픈 일이다. 이렇게 예쁜 두 따님과 아들을 두고 어떻게 눈을 감을 수 있었을까. 

백남기 농민은 지난해 11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민중총궐기대회에 참여하다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고 뇌출혈로 쓰러져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졌다. 혼수상태로 317일을 입원중이던 25일 오후 2시 15분 급성신부전으로 결국 숨을 거두었다. 1947년생인 그는 1968년에 중앙대학교 행정학과에 입학했지만 민주화 운동을 했다가 박정희 정부 때 제적을 당했으나 1980년 복교해 총학생회 부회장을 맡아 민주화운동에 앞장섰다. 그러나 그해 5월 전두환 계엄군에 체포되어 계엄 포고령 위반으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가석방 후 귀향해 우리밀살리기운동본부 광주‧전남본부에서 활동했다. 

이동구 에디터  do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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