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 보릿고개를 겪으면서 자랐던 60대들이 은퇴하면서 다시 보릿고개를 맞고 있다

베이비부머라면 우리나라에서는 6,25 전쟁이 휴전으로 일단 총소리가 멈추자 전장에서 돌아온 젊은이들에 의해서 태어난 세대라고 보면 된다.

이를 일반적인 기준으로 나누어서 보면

1차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약 720만 명 정도가 이제 막 은퇴시기 접어들었고,

2차 베이비부머(1965∼1975년생) 927만 명이 뒤를 이어 은퇴를 앞두고 불안해하고 있다.

이중에서도 1968∼1974년 출생한 606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2% 정도를 차지하는데, 이해할 수 없는 세대라는 뜻에서 X세대라고도 불리고 있다. 이들은 지금 우리나라의 인구 중에서 허리가 되는 인구의 주축이자, 비율로 보아서도 가장 많은 인구를 차지하는 세대들이다.

그런데 이들이 맞이하고 있는 현실이 만만찮아서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를 잘 감당하고 이끌어 주어야 할 정부도 정치권도 아직까지 아무런 대책도 내어 놓지 못하고 있다. 아니 관심조차 보이지 않고 있는 형편이다.

우선 이들의 일생을 보편적인 수준 또는 그 이하의 낮은 수준을 기준으로 살펴보자.

1950년대 후반 우리나라는 6,25 전쟁의 회오리를 겪고 나서, 온 나라 안은 전쟁의 폐허가 되었으며, 전쟁을 겪는 동안 전진후퇴를 거듭한 전쟁 상황이 빚은 부역과 협조라는 사상의 굴레까지 그들의 삶을 한층 더 황폐화 시켰었다.

전쟁 중에 이웃간의 불화는 사상적인 고소 고발로 서로 죽이고 죽는 <김약국의 딸들에서> 처럼 싸움이 있었고, 이제 연좌제라는 굴레 때문에 한층 더 고통을 받는 사람들조차 생겨났다.

전후 어려운 경제 때문에 끼니조차 어려운 보릿고개를 겪으면서도 다둥이 집에서는 언니, 누이가 초등학교조차 제대로 마치지 못하였거나 겨우 졸업하고서 서울로 도시로 나가서 재봉틀을 돌리고, 가발을 만들어서 수출하여 이 나라의 수출산업역군이 되었고, 쥐꼬리 봉급이나마 오빠와 남동생이라도 가르치라고 송금을 하기에 바빴다.

물론 남자들이라고 별반 다르지 않아서 겨우 초등학교를 졸업한 만 12세의 어린 나이에 도시로 나가서 끼니라도 얻어먹자고 심부름꾼<시다>으로 들어가서 2,3년 후에나 겨우 월급이라고 용돈 정도를 받기 시작한 게 그들의 사회생활의 시작이었다.

이렇게 밑바닥에서 시작한 그들의 삶은 경제발전의 그 뿌듯함을 느낄 수조차 없는 생활이 계속 되었다. 그러기에 그들은 이를 악물고 내 자식만이라도 이런 생활을 하지 않게 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자녀교육에 전력투구 하여 왔다.

‘구부러진 소나무가 선산을 지킨다.‘ 하였듯이 이들은 자신은 힘들 삶일지라도 허리를 졸라매면서도 부모봉양과 자식교육에 헌신하여 왔던 세대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이 베이비부머 세대는 이처럼 부모봉양과 자식교육에 전념을 다한 마지막 세대가 될 것이며, 자식들에게 봉양을 받지 못할 첫 번째 세대가 될 것이라는 것이 사회학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지금 이들은 자식들에게 봉양을 받기는커녕 비정규직이나 실업상태에 빠진 자녀들을 오히려 봉양하여야 할 형편에 처해가고 있다. 요즘 캥거루족이라고 한다는 결혼까지 한 자녀가 뒤늦게 부모에게 의존하고 생활을 의탁하는 현상이 늘어나고 있지 않은가?

이러한 속에서 평생 몸 바쳐 일해 온 회사에서는 이제 나이가 들었다고, 생산력이 크게 떨어지거나 일의 능률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건만 강제로라도 밀어내려고만 한다. 이들의 형편을 한 번 생각하여 보라.

어려서 배운 것도 없이 밑바닥에서 시작한 직장 생활은 아무리 잘 되어보았자, 내 몸으로 때우는 형편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을 것이 아닌가? 그래서 벌어놓은 것도 별로 없이 베이비부머의 꿈이자 로망이었던 내 집 한 채가 간신히 가진 재산일 뿐인데, 이제 그만두고 나가라면 적어도 남은 30여년을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라는 말인가?

이제 그들은 은퇴시기를 맞이하여 또는 조기 퇴직으로 직장에서 밀려나고 있다. 가장 많은 돈이 필요한 자녀 마지막 교육이나 결혼 시기를 맞이하고 있지만, 퇴직으로 수입절벽이 되었으니, 가장 심각한 경제적 크레바스를 맞고 있다.

어려서 보릿고개를 겪으면서 끼니를 굶고 옥수수죽을 먹으면서 자랐던 그들이 이제 은퇴시기를 맞아서 또다시 일생에 가장 심각한 경제적 난국을 맞게 되는 것이다.

이제 정부도 정치권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안 된다.

2016년 2월 1일자의 우리나라 인구 통계를 보자.

40, 50대가 가장 많은 인구수를 가지고 있는데 40대 보다 10년씩 젊어질수록 인구수는 100만 명씩이나 줄고 있다.

0, 0 - 9 (2016 - 2007) - 4,594,500      0. 60 - 69 (1956 - 1947) - 5,145,100

0. 10 - 19 (2006 - 1997) - 5,665,900    0. 70 - 79 (1946 - 1937) - 3,171,000

0. 20 - 29 (1996 - 1987) - 6,686,800    0. 80 - 89 (1936 - 1927) - 1,247,000

0. 30 - 39 (1986 - 1977) - 7,645,500    0. 90 - 99 (1926 - 1917) - 168,300

0. 40 - 49 (1976 - 1967) - 8,871,000    0. 100세이상 (1916- ) - 16,500

0. 50 - 59 (1966 - 1957) - 8,343,000 전체 인구수 51,555,400

2016.02.01 통계

이 표에서 보았듯이 10년마다 100만명씩 줄어들고 10년마다 노령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되어 있다. 이제 생산인구의 감소로 국가 생산지수도 낮아질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조기 은퇴가 방법이 아니라 오히려 은퇴연령을 붙잡아서 장기취업을 권장하지 않으면 생산인력을 구하기 어려운 사태가 오게 되어 있다. 정부도 기업도 베이비부머들의 앞날을 살피고 조기 은퇴로 [시니어보릿고개]를 겪는 그들을 구제하기 위해 함께 손을 맞잡고 나서야 한다.

 

김선태 주주통신원  ksuntae@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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