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서민.자영업자 목을 쥐어짜는 간접세 증세론

▲ ‘꼼수증세’-말고-법인·소득세를 올려라-한계레 2014년 9월 15일 1면 기사 <한겨레자료>

지난달 19일 국회예산정책처가 주최한 '2017년 예산안 토론회'에서 김광림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이 세제 개편 논의 방향과 관련해 "특정 세목에 대해 정치적 쟁점을 빼고 나면 솔직히 제일 손쉬운 것은 부가가치세(부가세)"라고 언급하면서 또다시 서민들과 자영업자 목을 쥐어짜는 간접세 증세론에 격노하지 않을 수 없다.

간접세는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부담하는 세율이 같아 서민이나 영세한 자영업자들의 부담이 크게 나타나는데 이는 부가세와 개별소비세, 교통세 등이 해당된다. 반면 직접세는 소득이나 재산의 크기에 따라 세율이 다르며 누진적으로 적용되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소득재분배 효과를 가지게 되는 형태로 소득세와 법인세, 상속·증여세 등이 있다.

박근혜 대통령 후보시절 대선 공약인 ‘증세없는 복지’는 온데간데없이 서민 호주머니 털어 증세한 담뱃세와 주민세, 자동차세 모두 ‘간접세’에 해당된다. ‘직접세’인 소득세나 법인세는 개인의 소득이나 기업의 이익 수준에 따라 더 높은 세율이 적용되기 때문에 고소득층·대기업에 적용되는 반면 간접세는 해당 품목을 산 소비자에게 일률적인 세율이 적용되기 때문에 저소득층에게는 증세 부담으로 작용하게 된다.

▲ 정부가 담뱃값 인상안을 발표한 지난 2014년 9월11일 오전 서울 공덕동의 한 상점 진열대에 담뱃갑들이 놓여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한겨레사진>

또한 간접세 ‘부가세’에 대한 인상안은 모든 사업자가 부담해야 하는 것이지만, 지금같이 최악의 불경기 상황에서 영세자영업자들에게는 세 부담이 가중되므로, 이익을 위해 물건값에 그 부담을 떠넘기면 가격경쟁력 저하에 따른 영업이 어려워질 것이 뻔하다. 결국 물건값을 올릴 수는 없고 추가 세금으로 영업이익이 줄어드는 만큼 부가세 인상은 서민들과 자영업자들을 죽음의 벼랑 끝으로 밀어내는 것과 다름이 없다.

2012년도 프랑스 파리경제대학의 세계상위소득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소득 상위 10% 인구가 전체 소득의 44.87%를 차지한다고 한다. 그만큼 소득 불평등이 심각하다는 내용으로. 이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소득세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8.5%의 절반도 안 되는 3.8%에 그칠 만큼 우리나라 소득세 수준이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다른 선진국들보다 간접세의 비중이 높은 편인데 이는 소득재분배 효과가 낮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로, 서민은 늘 빈곤의 늪에서 헤어날 길이 없게 된다.

결론적으로, 이번 세제개편안에서 간접세 비중을 높이면 빈부격차가 더욱 심화될 것이고 조세의 근본 기능인 소득 분배원칙을 외면하게 되는 결과로 진정 서민들을 생각한다면 조세의 근본정신을 살려 직접세 비중을 늘리는 세제 개편안을 마련해야 된다고 본다.

이 글은 <한겨레> 11월 8일치 [왜냐면]에도 게재되었습니다.
http://www.hani.co.kr/arti/opinion/because/769205.html

편집 : 김미경 객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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