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한 사람으로 작으나마 겸애를 실천하는 것은 촛불을 함께 드는 것

▲ 국민의 한 사람으로 작으나마 겸애를 실천하는 것은 촛불을 함께 드는 것

聖人①(성인), 以治天下為事者也(이치천하위사자야),必知亂之所自起(필지란지소자기),焉②能治之(언능치지),不知亂之所自起(부지란지소자기),則不能治(즉불능치)。譬之如醫之攻人之疾者然③(비지여의지공인지질자연),必知疾之所自起(필지질지소자기),焉能攻之(언능공지);不知疾之所自起(부지질지소자기),則弗④能攻(즉불능공)。治亂者何獨不然⑤(치란자하독불연),必知亂之所自起(필지란지소자기),焉能治之(언능치지);不知亂之所自起(부지란지소자기),則弗能治(즉불능치)。聖人以治天下為事者也(성인이치천하위사자야),不可不察亂之所自起(불가불찰란지소자기)。

當⑥察亂何自起(당찰난하자기), 起不相愛(기부상애)。臣子之不孝君父(신자지부효군부),所謂亂也(소위란야)。子自愛(자자애), 不愛父(불애부),故虧父而自利(고휴부이자리);弟自愛(제자애), 不愛兄(불애형),故虧兄而自利(고휴형이자리);臣自愛(신자애), 不愛君(불애군),故虧⑦君而自利(고휴군이자리),此所謂亂也(차소위란야)。雖父之不慈子⑧(수부지부자자),兄之不慈弟(형지부자제),君之不慈臣(군지부자신),此亦天下之所謂亂也(차역천하지소위란야)。父自愛也不愛子(부자애야부애자),故虧子而自利(고휴자이자리);兄自愛也不愛弟(형자애야부애제),故虧弟而自利(고휴제이자리);君自愛也不愛臣(군자애야부애신),故虧臣而自利(고휴신이자리)。是何也(시하야)? 皆起不相愛(개기부상애)。

雖至天下之為盜賊⑨者亦然(수지천하지위도적자역연),盜愛其室(도애기실), 不愛異室⑩(불애기이실),故竊異室以利其室(고절이실이리기실);賊愛其身(적애기신), 不愛人身⑪(불애인신),故賊人身以利其身(고적인신이리기신)。此何也(차하야)? 皆起不相愛(개기불상애)。

雖至大夫之相亂家(수지대부지상란가),諸侯之相攻國⑫者(제후지상공국자), 亦然(역연)。大夫各愛其家(대부각애기가),不愛異家(불애이가),故亂異家以利其家(고란이가이리기가) ;諸侯各愛其國(제후각애기국),不愛異國(불애이국),故攻異國以利其國(고공이국이리기국),天下之亂物⑬(천하지란물), 具此而已矣⑭(구차이이의)。察此何自起(찰차하자기)? 皆起不相愛(개기불상애)。

若使天下兼相愛(약사천하겸상애),愛人若愛其身(애인약애기신),猶有不孝者乎(유유불효자호)? 視父兄與君若其身(시부형여군약기신),惡施不孝⑮(오시불효)? 猶有不慈者乎(유유부자자호)? 視弟子與臣若其身(시제자여신약기신) ,惡施不慈(오시부자)? 故不孝不慈亡⑯有(고불효부자망유)。

猶有盜賊乎(유유도적호)? 故視人之室若其室(고시인지실약기실),誰竊(수절)? 視人身若其身(시인신약기신),誰賊(수적)? 故盜賊亡有(고도적망유)。

猶有大夫之相亂家(유유대부지상란가)、諸侯之相攻國者乎(제후지상공국자호)? 視人家若其家(시인가약기가),誰亂(수란)? 視人國若其國(시인국약기국),誰攻(수공)? 故大夫之相亂家(고대부지상란가)、諸侯之相攻國者(제후지상공국자), 亡有(망유)。

若使天下兼相愛(약사천하겸상애),國與國不相攻(국여국불상공),家與家不相亂(가여가불상란),盜賊無有(도적무유),君臣父子皆能孝慈(군신부자개능효자),若此(약차), 則天下治(즉천하치)。故聖人以治天下為事者(고성인이치천하위사자),惡得不禁惡⑰而勸愛(오득불금오이권애)? 故天下兼相愛則治(고천하겸상애즉치) ,交相惡則亂( 교상오즉란)。故子⑱墨子曰(고자묵자왈):「不可以不勸愛人(불가이불권애인)」 者(자),此也(차야)。

해석

성인이란 세상을 다스리는 것을 임무로 하는 자로 반드시 혼란이 일어나는 원인을 알아야 비로소 다스릴 수 있는 것이다. 혼란의 원인을 모른다면 다스릴 수가 없는 것이다. 비유하면 의사가 환자를 치료하는 것과 같아 반드시 병의 근본 원인을 찾아야 비로소 치료를 할 수 있는 것이다.

병의 근원을 알아내지 못하면 의사는 병을 치료할 수 없다.

혼란을 수습함에 있어 어찌 이와 다름이 있겠는가? 반드시 혼란을 일으킨 원인을 알아내야 비로소 수습할 수 있고 혼란의 원인을 모르면 수습을 할 수 없을 것이다. 성인은 세상을 다스리는 일을 임무로 하는 자로 혼란이 어디서 야기되었는지를 심사숙고 해야만 한다.

나는 일찍이 혼란의 원인을 살펴보니 사람과 사람이 서로 사랑하지 않음에 있다. 신하가 군주에게 충성하지 않고 자식은 부모에게 불효하니 이것이 혼란이라고 할 수 있다. 자식은 자신만 아끼고, 부모를 사랑하지 않으니 부모에게 해를 끼치고 자신의 이익만 꾀하는 것이다. 동생은 자신만 사랑하고 형을 사랑하지 않으니 형의 이익을 해치고 자신의 이익만을 도모하는 것이다. 신하가 자신만을 돌보고 군주를 팽개치니 소위 군주에게 손해를 입히고 자신의 사리사욕만 채우니 이가 바로 사람들이 말하는 혼란이라고 할 수 있다.

부모가 자식에게 자애롭지 않고 형이 아우에게 자애롭지 않고 군주가 신하에게 자애롭지 않은 이것이 바로 세상이 말하는 혼란인 것이다. 부친이 자신만을 사랑하고 자식을 사랑하지 않고 자식의 이익을 해치면서 자신만의 이익을 꾀하고 형이 자신만을 사랑하고 동생을 사랑하지 않고 소위 동생에게 손해를 끼치며 자신의 이익을 꾀하고, 군주가 자신만을 사랑하고 신하를 돌보지 않아 아랫사람의 이익을 훼손하며 자신의 사리사욕만을 도모하는 것은 도대체 무슨 까닭일까? 이는 모두 사람과 사람이 서로 사랑하지 않음에 있다.

다시 말하자면 세상의 도둑과 강도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도둑은 자기의 가족만 아끼고 다른 사람은 아랑곳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물건을 훔쳐 자신의 집으로 가져간다. 강도는 자신의 몸만 아끼고 다른 사람의 신체는 상관하지 않고 살해까지 저질러 제 몸에 이익을 취한다. 이것은 어떤 연유인가? 모도 사람과 사람이 서로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다.

심지어 대부끼리 서로 공격을 하기도 하고, 제후들끼리 전쟁을 하기도 하는 원인도 이와 같은 것이다. 대부는 자신의 일족만을 사랑하고 다른 사람의 가족은 사랑하지 않아 다른 가족을 혼란에 빠뜨려 자신의 일족의 이익만을 도모한다. 제후는 자기의 국가만 사랑하고 다른 나라는 사랑하지 않고 다른 국가를 침략하여 자신의 나라의 국익만 꾀한다. 천하의 혼란은 모두 이와 같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고찰하면 원인은 어디에 있는가? 모두가 다 사람과 사람이 서로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세상 모든 사람들이 서로 차별없이 사랑하여 다른 사람을 자신과 마찬가지로 사랑한다면 이게 불효일까? 자식과 동생과 신하를 자기 자신처럼 아끼는 것을 어떻게 불효라고 할 수 있을 것인가? 또 자애롭지 못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단 말인가? 여기에 불효와 자애롭지 못함은 없다고 할 수 있다.

또 도둑과 강도에 있어서는 어떠한가? 다른 사람의 가족을 자신의 식구와 마찬가지로 여긴다면 도대체 누구에게 도둑질을 할 수 있을 것인가? 다른 사람의 신체를 자신의 몸처럼 생각한다면 어찌 다른 사람을 죽일 수 있단 말인가? 그리하면 도둑과 강도도 모두 사라지고 말 것 이다.

또 대부가 서로 공격하고, 제후들이 서로 전쟁을 하는 것은 어떠한가? 다른 사람의 영토를 자신의 영토와 마찬가지로 여긴다면 누구에게 가서 난리를 일으킬 수 있단 말인가? 다른 사람의 국가를 자기 나라와 마찬가지로 여긴다면 누구를 침략할 수 있단 말인가? 제후들이 서로 전쟁을 하는 일도 모두 없어지고 말 것 이다.

만약 천하의 사람들이 서로 차별없이 사랑을 한다면 국가와 국가 간에도 서로 전쟁을 하지 않을 것이고, 가족과 가족간에서 서로 소란을 피우지 않을 것이고 도적도 없어질 것이다. 군주가 된 자나 부모가 된 자 모두 자애롭고 신하된 자와 자식된 자 모두 충효를 하여 이리하여 세상이 태평성대가 될 것이다. 이리하니 세상을 다스리는 임무를 맡은 성인으로서는 어떻게 사람에게 증오하지 말라고 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며 사람에게 서로 사랑하도록 권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천하의 사람들이 서로 사랑하는 데에 차별이 없어지면 곧 세상이 태평하게 될 것이다. 만일 서로 증오하게 되면 혼란이 일어날 것이니 그리하여 묵자선생께서 말씀하시길 “사람들에게 서로 사랑하라고 권하지 아니할 수 없다.”고 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오늘의 교훈

겸애에 나오는 한 마디 한 마디가 모두 사리사욕을 탐하는 이들로 혼란스러운 현 시국에서 생각하면 가슴을 절절히 울린다.

‘혼란을 수습하려면 반드시 혼란을 일으킨 원인을 알아내야 비로소 수습할 수 있고 혼란의 원인을 모르면 수습을 할 수 없으니 혼란이 어디서 야기되었는지를 심사숙고 해야만 한다.’ 는 내용은 지금 국정혼란의 시대 대한민국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꼭 알아야 할 내용이다.

현재 박근혜 대통령은 밤잠을 못 이루며 국정혼란의 시국을 수습하려고 고심하고 있다지만, 현재 어린 초등학생까지 촛불을 들고 거리에 나서 ‘박근혜는 하야하라!’고 외치는 혼란의 근원은 모두 다 대통령 본인에게 있음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 아닌가?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알다시피 국정시스템을 붕괴시키는 비선실세를 묵인하고 그들의 범죄행위를 방조한 대통령의 공범행위는 실정법 위반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저지른 죄를 용서 받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국정 붕괴의 잘못을 솔직히 시인하고 대통령직을 사임하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하야하는 길만이 그나마 작은 겸애나마 실천하여 역사와 국민 앞에 참회하는 유일무이한 방법이다.

選註(선주)

-古今文選(二集), 方祖燊 兼愛上 選註(臺灣 國語日報社, 722쪽을 인용하여 해석함)

① 聖人(성인) : 上古時代(상고시대)의 帝王(제왕)의 尊稱(존칭).

② 焉(언) : 焉(언)은 乃(내)와 통함. 於是(어시)와 같은 ‘이에’의 뜻. 여기에서 사용된 焉(언)의 용법은 특수한 용법으로 일반적인 疑問詞(의문사)나 代詞(대사)의 용법과는 다른 接續詞(접속사)로 쓰임

③ 譬之如醫之攻人之疾者然(비지여의지공인지질자연) : 譬之如(비지여)는 다른 것에 비유함. 之(지)는 대명사로 難(난)을 다스림을 가르킴. 攻(공)은 치료함. 疾(질)은 疾病(질병). 者然(자연)은 어떠한 모양. 즉, 이것을 비유한다면 마치 醫員(의원)이 사람의 병을 治療(치료)하는 것과 같음.

④ 弗(불) : 不(불)과 같음.

⑤ 治亂者何獨不然(치난자하독불연) : 治亂者(치란자)는 天下(천하)의 混亂(혼란)을 다스리는 사람. 何獨不然(하독불연)은 어찌 홀로 그러하지 않겠는가. 즉 세상의 混亂(혼란)을 다스리려는 사람은 반드시 混亂(혼란)이 생기는 根源(근원)을 알아야한다는 의미.

⑥ 當(당) : 當(당)은 嘗(상)과 同音(동음)으로 借字(차자)임. ‘일찍이’의 뜻.

⑦ 故虧(고휴) : 故(고)는 因果關係(인과관계)를 표시. 즉 까닭에. 虧(휴)는 缺(결)로서 이즈러진다는 뜻. 즉 여기서는 損害(손해)를 입히는 것을 말함.

⑧ 雖父之不慈子(수부지부자자) : 雖(수)는 접속사로 가령의 뜻. 慈(자)는 愛(애)와 通(통)함. 즉,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사랑하는 것을 慈라 함. 해석은 ‘가령 아버지가 자식에게 자애롭지 않고’의 뜻

⑨ 盜賊(도적) : 盜(도)는 財物(재물)을 훔치는 것. 賊(적)은 殘酷(잔혹)하게 傷害(상해)를 입히는 것.

⑩ 盜愛其室, 不愛異室(도애기실, 불애이실) : 室(실)은 宮室(궁실)로서 집을 말함. 異室(이실)은 다른 사람의 집. 《釋名(석명)》‥『室實也人物實滿其室也(실실야인물실만기실야)』(室(실)은 實(실)이다. 사람들이 그 집에 가득 참)라고 했는데 여기서도 家屋(가옥)을 室(실)이라고 했음을 알 수 있다. 전체의 뜻은 盜賊(도적)은 자신의 집은 사랑하면서 다른 사람의 집은 사랑하지 않음.

⑪ 賊愛其身, 不愛人身(적애기신, 불애인신) : 賊(적)은 名詞(명사)로 盜賊(도적)을 말함. 人身(인신)은 다른 사람의 身體(신체). 盜賊(도적)은 자신의 몸은 사랑하면서 다른 사람의 몸은 사랑하지 않음.

⑫ 雖至大夫之相亂家, 諸侯之相攻國(수지대부지상난가, 제후지상공국) : 雖(수)는 가령의 뜻. 諸侯國(제후국)의 大夫(대부)는 각기 封邑(봉읍)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를 采邑(채읍), 또는 家(가)라고 불렀음. 여기서의 家(가)는 封邑(봉읍)을 지칭하는 것으로 집과는 다른 의미로 쓰임. 相亂家(상란가)는 封邑(봉읍)을 빼앗음. 攻(공)은 攻擊(공격)으로 墨子(묵자)에 따르면 다른 나라를 侵略(침략)하는 戰爭(전쟁)을 攻(공)이라고 부름.

⑬ 亂物(난물) : 亂物(란물)은 亂事(란사)로 混亂(혼란)한 일을 말함.

⑭ 具此而已矣(구차이이의) : 具(구)는 俱(구)와 통함. 즉, 모두의 뜻. 而已矣(이이의)는 罷了(파료)와 같은 뜻으로 ‘일 뿐’의 뜻. 具此而已矣(구차이이의)는 ‘天下(천하)의 混亂(혼란)한 일은 여기에서 모두 얘기한 셈이다.’라는 意味(의미)가 됨.

⑮ 祖父兄與君若其身, 惡施不孝(조부형여군약기신, 오시불효) : 惡施(오시)는 ‘어찌 …를 행하랴’의 뜻. 孝(효)는 尊敬(존경)과 順從(순종)의 의미. ‘부모나 윗사람이나 임금을 보기를 자기 몸처럼 생각한다면 어찌 不孝(불효)한 일을 행할 수 있겠는가?’의 의미.

⑯ 亡(망) : 無(무)와 통함. ‘없음’의 뜻.

⑰ 惡得不禁惡(오득불금오) : 앞의 「惡(오)」字(자)는 何(하)와 통함. ‘어찌’의 뜻. 뒤의 「惡(오)」字(자)는 미움, 怨恨(원한)의 뜻. 전체의 뜻은 ‘어찌 서로 미워함을 금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의 뜻.

⑱ 子(자) : 子(자)는 사람에 대한 通稱(통칭)임.

편집 : 김미경 객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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