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1일 오후 4시에 '문화공간온:'에 오셔서 영화 한편 같이....  

울긋불긋한 잎들로 계절을 한껏 풍요롭게 물들였던 이 가을이 그 임무를 마친 듯 겨울로 향해 가고 있습니다.  11. 12 광화문 광장으로 향하던 백만의 엄중한 발걸음 밑에도 단풍잎들은 무심히 내려앉았었습니다. 떨어지는 낙엽을 밟으며 걷다 보면 감성이 메마른 사람조차도 풍부한 감성 속으로 빠져들게 하지만 그 날 우린 그런 감정을 애써 외면해야 했습니다.

이따금씩 이 사회가 우리의 의도와 달리 가게 되면 어떻게 될까 생각해 봅니다. 최근의 알파고 충격은 우리 스스로 미래 사회를 예측해 보는 단초가 되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아직 실감하기 어려운 미래사회에 대한 흥분과 두려움의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그 두려움의 근원은 아마도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인간으로서의 감정, 주체적 위치 등이 무너지게 되면서 억압받게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일 것입니다.

실제 우리는 여러 차례 그런 혹독한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제 치하에서 그랬고 군부 독재정권하에서 그랬고 최근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서도 경험을 했습니다. 자기 생각, 자기감정을 있는 그대로 드러낼 수 없었던 공포감, 전체주의적 분위기, 그리고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희생양이 되는 것을 바라보기도 했습니다. 특히나 마음만 먹으면 개인의 위치추적은 물론 모든 사생활까지 들쳐 내고 들여다보기까지 가능한 것이 현실입니다. 권력을 독점하려는 자들에게 이는 충분히 매력적인 상황이며 실제 두 정권에서 그런 일들이 일부 자행되기도 했습니다.

 

11. 21 월요영상(온)은 영화 한편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영화는 우리가 일부 경험했던 물리적인 방법의 공포분위기를 넘어 개인의 감정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방식으로 사람들을 길들이고 감시하면서 다수를 지배하는 사회를 그린 것으로 우리를 다소 오싹하게 합니다. 인간의 역사는 전체주의, 독재 등 잔악함을 끊임없이 보여주었고 지금도 역시 아프리카, 중동 등 여러 국가에서 그런 극단적인 통치형태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우리에게도 이런 감정들이 더 이상 허용되지 않게 된다면? 상상하기 어려운 그 상황을 영화를 통해 체험해 보게 될 것입니다. 현실에서도 우린 항상 통제당할 위험에 놓여 있고 이 영화에서의 인간에 대한 통제 형태는 그 중 하나의 방법에 불과할 뿐이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할 것입니다.

11. 21(월요일) 오후 4:00~6:00 영화를 함께 감상하실 분은 문화공간(온)으로 오시면 됩니다. 풍성한 볼거리 이후의 훈훈한 담소는 평소 못 다한 얘깃거리들을 풀어놓는 여유로운 자리여서 더욱 매력적입니다. 이 사회 근간에 대한 문제. 때론 아름다운 지구에 대한 영상까지 다채로운 소재들을 통해 신선한 흥미와 재미를 함께 만나게 될 <월요영상 온>, 더 많은 분들이 함께 공유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편집 : 김미경 객원편집위원

 

김진희 주주통신원  kimjh11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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