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집회는 어떤 방식이 좋을까?

다음 집회는 어떤 방식이 좋을까?

지난 19일(토) 한겨레주주통신원들과 '문화공간온:' 조합원들이 모여 제4차 '박근혜 퇴진'을 위한 민중총궐기에 참여했다.

▲ '문화공간온:'에서의 출정식

오후 4시 20분 ‘문화공간온:‘에서의 출정식을 하고 밖으로 나와 상호를 배경으로 깃발을 들고 단체사진을 찍었다.

이요상 선생님의 우렁찬 '박근혜 퇴진'을 따라 하며 걷고 있는데 중고등학생들이 '박근혜 퇴진'을 외치며 광화문에서 종로3가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었다. 힘이 좋아 그런지, 분노가 세서 그런지 ‘박근혜 퇴진’ 소리가 종로일대를 쩌렁쩌렁 울렸다. 행진 학생들은 길가에 서있는 어른들의 많은 박수를 받았다.

 

▲ 중고등학교 행진

▲ 광화문에서 나부끼는 한겨레:온 깃발과 ‘문화공간온:’ 깃발
▲ 박근혜 대통령이 하야해야하는 5가지 이유. 최성 고양시장

구리에서 온 중학교 1학년 학생 3명이다. 두 명은 부모님 허락을 안 받고 왔다고 하고 1명은 허락을 받고 왔다고 하나 반바지 차림이었다. 감기라도 걸릴까 걱정도 되고 부모님이 걱정하실 것 같아 어서 집으로 가라고 했는데 나중에 가보니 아이들이 정말 집에 갔는지 없었다.

▲ 구리 동구중학교에서 온 1학년 학생들

 

▲ 그녀의 머리 속엔? 최태민도 보이고 최순실도 보이나?

광화문도 꽉 차고 종로 1가도 사람들로 꽉 차 빠져나오기 힘들 정도다.

▲ 광화문 사거리
▲ 광화문 사거리에서 종로 방향

저녁 식사를 하러 ‘문화공간온:’으로 가는데 종로3가 쪽에서 사람들이 계속 밀려오고 있었다. 어딜 가냐고 물어보았더니 전철 5호선이 광화문역에 정차하지 않아 종로3가역에서 내려서 걸어오고 있다고 했다. 촛불을 들고 광화문을 향해 걸어오는 인파들이 끝도 없다.

▲ 집회는 끝나가는 데 종로 3가에서 밀려오는 시민들

반면에 광화문 쪽에서 종각쪽 방향으로는 집회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도 끝이 없이 이어졌다.

▲ 집회는 아직 진행중인데 귀가하는 시민들

저녁식사를 하고 종로2가로 나오니 많은 사람들이 행진을 하고 있었다. 우리도 그 대열을 따라 행진해서 교동 사거리까지 갔다. 교동사거리에서 감사원 방향으로 가는 길은 아래 사진과 같이 경찰이 2차 저지 대열로 막고 있었다. 그런데 재미난 일은 1차 저지선과 2차 저지선의 공간에 시민들이 통행을 막지 않는다는 거다.

▲ 내동 사거리 1차 저지선
▲ 내동 사거리 2차 저지선

채증(증거 촬영)을 하는 경찰도 1차 저지선 뒤에 자연스럽게 서 있었다. 처음에는 사진기를 올리고 있다가 내가 그 모습을 찍자 슬그머니 사진기를 내리면서 채증할 의사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예전 같으면 ‘왜 불법 채증하냐’고 따지는 시민들이 있었을 텐데 어떤 시민도 채증카메라를 든 경찰에게 뭐라 하지 않았다. 혹시 그들이 흥분한 시민들에게 던져진 먹잇감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걱정스럽게 지켜보았지만 경찰에게 시비를 거는 시민들은 없었다. 채증 경찰도 시민들 사이에 서 있으면서도 어색하거나 불안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못 보던 풍경이라서 좀 의아했다. 그래도 혹 모르니까 경찰들은 안쪽으로 데리고 가지.....

▲ 카메라를 내려놓은 경찰과 그 옆에 아무렇지 않게 서있는 시민들

오늘 자 기사를 보니 빅데이터 업체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19일 광화문광장에 74만 명이 모였다고 한다. 지난 12일은 지하철 이용객수로 계산해서 약 125만 명이모였다고 했는데 다음 주에는 더 대대적인 군중이 모인다고 하니 180만 명 이상은 되지 않을까 싶다.

180만 명이면 우리 국민의 3.5%가 넘는다. 미국 덴버대학교 정치학과 에리카 체노웨스 교수의 3.5% 법칙이란 것이 있다. 체노웨스 교수는 1900년에서 2006년까지 발생한 시민 저항 운동을 분석했다. 국가 인구의 3.5%가 모여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시위, 비폭력 시위’를 하게 되면 그 정권이 무너진다는 것이다. 박근혜는 검찰의 ‘공모 판단’으로 거의 주범급 피의자가 되었는데도 부끄러움을 모른지 꿈쩍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 3.5% 민중의 힘으로도 ‘박근혜 퇴진’은 가능하다고 본다. 지난 12일에서 60만 명만 더 보이면 185만 명이다. 충분히 모일 수 있는 숫자다.

그러나 그렇게 많이 자발적으로 지속적으로 모이기 위해서는 집회를 이끄는 사람들의 전략이 필요하다고 본다. 집회가 재미있어야 담에도 또 와서 시위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이다.  또 날씨는 점점 추워진다. 특히 연령이 많거나 어린 경우 가만히 앉아 있게 하는 방법은 아주 좋지 않다. 하여 발언은 최소한으로 하고 많이 움직이는 방안으로 모색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여러 가지 방안이 있겠지만 다음 주 26일(토) 집회에는 이렇게 행진위주로 진행 해보면 어떨까.

1. 4시 - 4시 30분 자유발언

2. 4시 30분 - 5시 초청발언

3. 5시 부터 - 5시 30분 함성, 촛불 파도, 행진 안내 및 준비

4. 5시 30분 - 8시까지 행진 후 광화문 집결.

- 2시부터 행진했던 사람들은 광화문 본진을 사수.

- 행진은 집회인원이 동시에 이동하지 않음. 흩어져서 각개격파 행진.

- 광화문을 중심으로 아래 3방향으로 뻗어 나갔다가 다시 광화문 집결

►동대문 방향 : 종로-동대문-동대문운동장-청계천-소라광장-광화문

►남대문 방향 : 시청-숭례문-남대문시장-명동 중심가-조선호텔-시청-광화문

►충무로 방향 : 종로-보신각-명동-충무로-명동성당-종로-광화문

►서대문 방향 : 시청-서소문-경찰청-서대문-내자동-안국동-교동-낙원상가-광화문

- 4대문 안 주요 큰 도로를 행진 도로로 신청. 도로행진 허가가 나지 않으면 인도로 행진. 단 행진 대열 중간에 행진을 선도하고 노래를 인도하는 차량이나 그룹을 넣어줌. 사람들은 자신이 걷고 싶은 길을 따라 행진.

5. 8시 30분 해산 : 해산 전 촛불 파도타기와 함성 .해산 후 광화문에서 시작하는  귀가 행진. 종로방향과 시청방향으로 행진 후 각자 귀가. 집에 가는 길에도 행진의  재미를 맛볼 수 있도록...

▲ 마지막으로 낙원상가 들어 가기 전에 본 재미있는 트럭.

관련기사 : 빅데이터 업체 "19일 광화문광장 74만 집계" / http://v.media.daum.net/v/20161120115603954

관련기사 : [경향의 눈]시간은 누구의 편인가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611162110005&code=990503

편집 : 안지애 편집위원

 

김미경 객원편집위원  mkyoung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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