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총생산보다 국민총행복이 중요한 나라, 부탄

GDP(국민총생산) 보다 GNH(국민총행복), 부탄의 행복추구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더 정확한 표현은 가진 것은 부족할지 몰라도 마음은 부자인 나라!

남들이 행복해 보인다고, 행복할 것이라고 말해주지 않아도, 스스로 행복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는 나라. 부탄! 인구가 백만도 되지 않고(2016년 약 75만 명), 남한 면적의 절반도 안 되는 작은 나라이다. 전 인구의 95%가 자신은 행복하다고 여긴다.

1949년 8월 8일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하였고, 현재는 의원 내각제를 하는 입헌군주국이다. 인도의 북동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인도의 보호를 받는 나라. 인구의 다수는 티베트에서 남하하여 티베트 불교(75%)를 믿는 티베트인과 네팔에서 이주하여 힌두교(25%)를 믿는 네팔인 들로 이루어져있다.

2015년 현재 GDP(Gross Domestic Product:국내총생산)는 22억 달러, 1인당 국민소득은 2,500달러이다.

GNH(Gross National Happiness:국민총행복)라는 새로운 개념을 만든 나라. ‘국민총행복’이란 개념은 1972년 지그메 싱기에 왕추크 4대 국왕이 "나는 GDP가 아닌 국민들의 행복지수를 기준으로 나라를 통치 하겠다"고 발표를 하면서 국가정책으로 실행되었다. 그는 “한 사람이 나라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로 국민들이 자신의 힘으로 결정하는 것이 좋다”는 신념으로 2001년 절대군주제를 폐지하고 민주적 입헌군주제로 전환하기 위한 헌법 초안을 지시하였다. 그리고 2006년 원활한 민주화의 이행을 위해 국민들의 반대를 설득하며 아들 지그메 케사르 남기엘 왕추크 5세에게 왕위를 이양하고, 2008년 민주헌법이 선포되어 성공적으로 민주화가 정착되고 있다.

오늘 특별 강의를 한 카르마 치팀 연사는 현재 부탄의 왕립 인사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 위원회는 헌법상 기구로 공정하고 전문적인 공무원 제도를 이끌고 만들어가기 위한 조직이다. 어느 때 어느 곳에서나 공무원 조직은 그 국가의 성패를 좌우하지 않던가?

치팀은 인사위원회 위원장을 맡기 전 2007년부터 부탄의 발전이 GNH(국민총행복)으로 이어지게 하는 역할을 하는 국민행복위원회 위원장등 핵심적인 역할을 해오고 있다.

부탄은 국정목표로 국민총행복(GNH)를 추구하고 있다.

'GNH는 GDP보다 중요하다‘라는 말과 함께, 1986년 부탄의 4대 국왕은 부탄 성장의 가이드가 될 개발 철학과 비전을 선포했다. 그는 통치기간 국민총행복(GNH) 달성을 위해 네 가지 핵심 요인에 초점을 맞췄다.

1. 지속가능하고 평등한 사회경제적 발전. 이를 위해 전 국민의 무상교육과 무상의료를 제공하고 있으며, 빈곤퇴치, 농촌 지역의 발전에도 지속적으로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2. 환경 보존. 이를 위해 국토의 60%가 산림지역으로 남아있어야 하며, 40%는 생태학적인 통로로서 보호되어야 하기 때문에 그 지역은 개발을 금지시켰다.

3. 문화와 전통의 보존 및 진흥. 전통을 보존하기 위한 여러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전통 복장을 하고 근무를 하며 공식행사에 참석을 하는 것도 그중 하나이다.

4. 좋은 거버넌스 제도. 권력을 국민에게 이양하였고, 미디어 활성화와 인터넷을 보급하고 있다.

부탄은 현재 중도개발 국가로 발전을 해 나가고 있는데 좋은 거버넌스가 제도로 확고하게 받치고, GNH의 비전과 철학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2006년 4대왕은 아들에게 왕위를 이양했고, 왕위를 계승한 5대 왕은 2008년 선거를 통해 절대군주제를 민주적인 입헌 군주제로 개헌을 하였으며, 헌법에 ‘국가는 GNH의 추구를 지향한다’고 명시했으며 이를 확고한 국정목표로 제시하였다.

현재의 지그메 케사르 남기엘 왕축 5대 국왕은 “나는 좋은 국왕이 되려고 노력할 것이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나의 뒤를 이은 왕이 계속 좋은 왕이 될 거라고 보장할 수가 없기에 나의 모든 권력을 포기하고 민주주의를 시행하여 국민들에게서 그 권력이 나오도록 하겠다”며 입헌군주제로 개헌을 했다고 한다.

통일 왕국 이전의 법전인 부탄법전은 1729년 ‘정부가 백성을 행복하게 하지 못한다면, 정부가 존재할 이유가 없다.’고 선언을 했다니, 오늘의 행복한 나라 부탄, 그리고 훌륭한 지도자는 하루 아침에 나오지 않았음을 알 수 있겠다. 이러한 정신은 현재도 유효하다.

국민총행복(GNH)지수를 정기적으로 조사하고, 정책에 대한 영향평가를 꾸준히 하는 목적은

첫째, 부탄의 개발 프레임 작업을 하기 위해, 둘째, 국민이 바라는 것들을 국민총생산(GDP)으로는 포착 못하기 때문에 국가 발전방향에 대한 지표로 삼고자, 셋째, 성과를 측정하기 위함이다.

GNH지수는 크게 9가지의 영역이 있는데, 국민건강(HEALTH), 교육(EDUCATION), 좋은 지배구조(GOOD GOVERNANCE), 생태 다양성과 탄력성(ECOLOGICAL DIVERSITY AND RESILIENCE), 그리고 생활 표준(LIVING STANDARDS)의 5가지는 대부분의 국가들이 추구하고 있다. 부탄은 이 5가지 외에 많은 국가들이 간과하지만 행복을 추구하는데 꼭 필요한 4가지 영역을 더 추구하고 있다.

1. 심리적 웰빙(PSYCHOLOGICAL WELLBEING) : 삶의 질을 평가하는데 심리적 안정과 같은 요인이 중요한 행복 요소이다. 인간에게는 영적인 부분이 존재한다. 신체와 마찬가지로 이 영적인 부분도 양육되어야 하는 것이다. 영적인 부분을 간과하게 되면 만 악의 근원인 스트레스가 생긴다. 모든 학교에서는 정규수업에 명상을 하는데 이를 통해 더 많은 행복을 찾는다. 자가 인식도 중요한 요소이다. 매순간을 자각할 수 있다면 더 좋은 삶을 살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남이 나쁜 말을 해도 자가 인식을 통해 내적인 변화로 통제를 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2. 문화적 다양성과 탄력성(CULTURAL DIVERSITY AND RESILIENCE) : 언어, 문화, 행동양식, 전통, 사회적 예절 등은 우리의 정체성을 만들어준다. 정체성이 강하면 자존감도 강해진다. 웰빙을 위해서도 정체성이 중요한 요소인데, 문화는 정체성의 기본이라 할 수 있다.

3. 공동체 활력(COMMUNITY VITALITY) : 가족 이웃 친구들과의 관계 및 상호 작용을 평가하는 영역으로 행복에 중요한 요소이다. 인간을 사회적 동물이라고 하는데 인류가 살아남은 것은 공동의 선을 추구하면서 종족으로 살아가기 때문이다. 대도시에서 많은 사람들이 외로움을 느낀다. 그것은 바로 공동체 활력이 없기 때문이다.

4. 시간의 활용(TIME USE) : 시간은 일하는 시간과 잠자는 시간으로 나눈다. 여기서 여가에 시간을 얼마나 할애하는가가 중요하다. 시간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가장 중요한 자원이다. 가정 친구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는 돈으로 살 수 없는 오로지 시간으로만 얻을 수 있다. 그런데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없는 정책을 펴게 되면 하나가 아니라 전부를 잃게 된다. 시간은 곧 인생이다.

2010년에서 2015년 사이의 변화 추이를 보면 행복지수가 1.7%상승했다고 한다. 그러나 심리적 웰빙은 감소한 걸로 나타나 명상만으로는 안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식수준은 좋아지고 있지만 교육을 받고 있는 사람이 아직은 절반에 불과하다. 가족관계나 안전감도 좋은 편이다. 그러나 도시사회가 안 좋아지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생태환경이나 생활수준은 좋아지고 있지만 아직도 궁핍을 느끼고 있다. 급속한 경제성장에 따라 야기되는 불평등과 의도하지 않는 결과를 정부는 예방할 수 있었을지 부탄은 고민을 하고 있다. 그래서 부탄 정부는 GNH정책영향평가를 꾸준히 해서 국민총행복에 기여할 때만 정책을 입안하고 실천을 한다.

결론적으로 부탄은 GDP보다 GNH, 즉 성장보다 행복의 추구가 올바른 방향이며 이를 정책적으로 실현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의 GDP는 11위이지만 행복지수는 작년 47위에서 올해 58위로 내려갔다. 우리가 맹목적으로 추구해왔던 경제성장이 우리의 행복을 담보한다는 믿음을 깨고 이제부터라도 부탄에 대한 이해와 연구를 해야 할 시점이다.

편집 : 안지애 편집위원, 박효삼 부에디터

김동호 주주통신원  donghokim0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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