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녹여줄 따뜻한 공연 보러 오세요

2016년의 끝자락, 지금 한국은 그 어느 때보다 춥고 시린 계절을 맞이했다. 하지만 이러한 시국에도 따듯함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는 많은 이들이 있다. 나이 불문, 성격 불문, 국적 불문 각자의 위치에서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해내는 모든 이들이 이에 속하겠지만, 그 중 적은 대가와 한계 속에서도 열정과 강인한 정신으로 똘똘 뭉친 ‘무대’ 위의 사람들이 있다. 황당할 만큼 시린 계절, 잠시 그들이 전해주는 따끈따끈한 ‘무대 위의 난로’를 쬐어보는 것은 어떨까.

◈ ‘가장 행복했던 순간’으로의 여행,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 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재연 사진. 출처=오디컴퍼니

매년 ‘다시 보고 싶은 뮤지컬’에 이름을 올리며 뮤지컬 마니아들의 애타는 기다림을 한 몸에 받는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연출 신춘수)’가 오는 6일 관객들에게 다가온다.

2006년 캐나다에서 초연된 이 작품은 2010년 한국에서 초연되어 많은 이들에게 찬사를 받은 공연이다. 작품은 베스트셀러 작가 ‘토마스’가 옛 친구인 ‘앨빈’과 함께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오랜 추억을 되새겨 앨빈의 ‘송덕문(頌德文)’을 완성시키는 이야기를 담았다.

빠르고 바쁘게 지나가는 삶 속에서 잃어버린 ‘소중한 순간’에 대하여 질문을 던지는 이 작품은, 사소하지만 인생에 큰 의미를 부여한 순간들을 되돌아보며 ‘인연’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 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재연 사진. 출처=오디 컴퍼니

작품은 두 명의 배우가 인터미션 없이 동화책 속 서재를 그대로 재현한 아름다운 무대 위에서 펼치는 매력적인 2인극이다. 잘나가는 베스트셀러 작가 ‘토마스 위버’ 역에는 지난해 출연진이었던 고영빈, 강필석, 조성윤과 새롭게 합류한 김다현이 무대 위에 오른다. 토마스의 친구 ‘앨빈 켈비’ 역에는 지난해 출연한 김종구, 홍우진 그리고 원년 멤버 이창용이 함께 한다.

오는 6일부터 내년 2월 5일까지 서울 강남구 삼성동 백암아트홀에서 공연된다. 재관람 관객들에게는 ‘스토리 카드’가 발급되며 재관람 할인, 관람권, 캐릭터 스티커 등 많은 혜택이 주어진다. 겨울이 가기 전에 어린 시절 읽던 동화처럼 따스한 작품을 만나 보자.

 

◈ 불완전한 청춘에게 뜨거운 박수를, <청춘 예찬>

▲ 연극 '청춘예찬' 포스터. 출처=나인 스토리

거장 박근형 연출의 ‘청춘예찬’이 오는 8일 개막한다. ‘배우들이 함께 연기하고 싶은 연출가 1순위’를 차지한 바 있는 박근형 연출의 대표작이다. 작품은 4년째 졸업을 고민중인 22살의 고등학교 2학년생 ‘청년’과 그의 주변을 둘러싼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에 대한 사랑과 불완전한 청춘을 예찬한다. 초연 당시 백상예술대상 희곡상, 동아연극상 희곡상, 한국연극협회 신인연출상, 청년예술대상 희곡상 등 다수의 상을 휩쓸며 창작극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을 받았다.

극 속 어두운 현실을 절망적이게 그려내기 보다 담담하고 무심한 듯 유머러스하게 풀어내는 문체는 연민과 깊은 감정선을 이끌어내 관객들’에게 잔잔한 희망을 이야기한다.

▲ 연극 '청춘예찬' 의 '청년'역을 맡은 김동원, 안재홍, 이재균. 출처=나인 스토리

연기력을 갖춘 배우들의 ‘스타 등용문’ 역할을 톡톡히 해온 작품은 박해일, 윤제문, 엄효섭, 고수희 등 실력파 배우들을 창출한 바 있다. 이번 주인공 ‘청년’ 역에는 2013년에 청년 역을 맡아 섬세한 감정연기로 호평을 받은 바 있는 김동원, 영화 <족구왕>, 드라마 <응답하라 1988> 등에서 신선한 연기를 보여준 라이징 스타 안재홍, 제 51회 동아연극상 신인연기상 수상, 깊이 있는 연기력을 입증한 대학로 블루칩 이재균이 캐스팅 되었다.

‘아버지’ 역에는 초연 당시 제36회 동아연극상 남자연기상 수상한 바 있는 윤제문, ‘간질’역에는 고수희, 이봉련, 박소연이 연기한다. 이외에 ‘선생’ 역에 엄효섭과 이원재, ‘어머니’ 역에 김지은과 정은경, ‘용필’ 역에 이원재와 이호열, ‘예쁜이’ 역에 노수산나와 조지승, ‘수발이’ 역에 나영민과 홍수민까지 명품 배우들이 열연한다.

오는 8일부터 내년 2월 12일까지 대학로의 신설 공연장인 아트포레스트 아트홀에서 공연된다. ‘청춘’이라는 무게를 온몸으로 맛보고 새로운 희망을 마주해보자.

◈ 우리는 왜 사랑했을까, <어쩌면 해피엔딩>

▲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포스터. 출처=네오 프로덕션

예매 오픈 전부터 성공적인 트라이아웃 공연(우란문화재단;시야 프로젝트)으로 많은 관심을 이끈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오는 20일 개막한다. 지난 프리뷰 티켓 판매에서는 4분만에 프리뷰 8회차 공연 전석이 모두 팔리며 예매 사이트 창작뮤지컬 부문 1위를 기록하였다.

작품은 멀지 않은 미래에 로봇이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시대에서 구형이 되어 버린 채 낡은 아파트에서 홀로 외롭게 살아가는 두 로봇의 이야기를 다룬다. 버려진 두 헬퍼봇 올리버와 클레어는 서로의 존재를 의식하고 서로를 알아가며 ‘사랑’이라는 감정을 배우게 된다. 인간이 아닌 로봇의 사랑과 이별에 대한 감정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인간세상에 존재하는 사랑과 이별에 대하여 다시 생각하게 한다.

▲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트라이아웃 공연 사진. 출처=네오 프로덕션

섬세하고 깊은 감성의 글과 음악으로 호평을 받은 창작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로 2012년 한국뮤지컬대상 음악상, 2013년 더뮤지컬 작곡작사상을 수상한 바 있는 윌 애런슨 작곡가, 박천휴 작가 콤비와 뮤지컬<킹키부츠>, 연극<프라이드> 등 믿고 보는 연출로 각광받고 있는 김동연 연출이 만났다.

‘올리버’ 역에는 지난 트라이아웃 공연에서 호평을 받은 정욱진과 많은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 김재범과 정문성이 무대에 오른다. ‘클레어’ 역에는 트라이아웃 공연에서 클레어 자체라는 평을 받으며 공연무대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전미도와 ‘여신님이 보고계셔’, ‘키다리 아저씨’ 등의 공연에서 좋은 연기와 노래를 보여준 이지숙이 함께 한다. 올리버의 옛 주인 ‘제임스’ 역에는 지난 트라이아웃 공연을 함께한 고훈정과 4년만에 무대 위에 오르는 성종완이 함께 호흡한다.

오는 20일부터 내년 3월 5일까지 DCF대명문화공장 2관 라이프웨이홀에서 공연된다. 윌&휴 콤비의 하얀 눈이 소복히 쌓이듯 잔잔하게 마음을 채우는 아름다운 선율, 배우들의 사랑스러운 연기는 시린 마음을 녹여줄 것이다.

이 외에도 많은 공연들이 관객들의 난로가 되기 위해 무대 위에 오르고 있다. 혼자든, 함께든 좋다. 공연장 밖을 나설 때에는 많은 이들의 열정 가득한 온기로 따듯할 것이다. 시린 계절 속에서 따듯함으로 이겨낼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편집 : 안지애 편집위원

정세영 대학생기자  youjs12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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