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박근혜 탄핵과 민생경제 (김태동 전 청와대경제수석)

김태동 성균관대 명예교수, 전 청와대경제수석l승인2016.12.19l수정2016.12.20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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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김태동 교수는 1997년 외환위기 직후 김대중 정부에서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 정책기획수석비서관을 지냈다.

이후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으로 새천년 국가비전 수립 작업을 총괄했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한국금융학회 회장을 지냈다. 현재 성균관대학교 명예교수로 지난 3월 국내 여러 경제 석학들과 우리 경제를 진단하는 토론 내용을 담은 책 <비정상 경제회담>을 내기도 했다. 현재는 지난 5월 한겨레 주주가 주도해 만든 서울 종로 시민사랑방 '문화공간 온 협동조합'의 이사장을 맡고 있다. 이 글은 <한겨레> 20일치에도 싣는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민과 국회의 탄핵 결정 이후 나라경제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조중동 기레기 언론과 경제지를 중심으로 그렇다. 박근혜의 직무정지는 한국경제에 긍정적인 요인이지 악재는 결코 아니라고 필자는 판단한다. 99%에게는 좋은 일이요, 1% 미만 부패세력에게만 나쁜 일일 수 있다. 

판단의 근거는 다음의 세가지다.

첫째, 이재용 등 재벌총수들과 박근혜-최순실 일당간의 정경유착이 일부나마 밝혀졌다. 그에 따라 거대부패의 창조 메커니즘이 조금이라도 정지된 상태이다. 창조경제 사기극의 간판이었던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문을 닫을지 모르고 전경련도 위기에 처했다. 물론 면세점 추가지정 등 세습재벌에 대한 특혜는 법령의 가면을 쓰고 대부분 지속되고 있다. 정경유착의 전모가 더 분명히 밝혀질수록 경제에 미치는 훈풍은 강해질 것이다.

둘째, 불공정한 경제시스템이 조금이라도 개선될 가능성이 생겼다. 이재용 등 불법부패세습 재벌총수들은 적어도 탄핵정국이 끝날 때까지는 조심하면서 불법행위를 줄일 것이다. 표면적인 노동탄압이 줄고, 박근혜표 노동개악법 추진은 이미 동력을 잃었다. 그에 따라 양극화의 속도가 줄어들 것이다. 생산과정에서 소외되는 사람이 줄고, 내수의 기반이 약화되는 속도가 줄어들 것이다. 일부 재벌총수들을 위한 서비스산업발전법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박근혜표 악법이 원상 복구된다면, 경제시스템의 불공정성은 줄어들고, 경제주체들에게 능력발휘의 기회를 확충하여 투자와 일자리를 늘릴 것이다. 공정한 경제제도는 포용성장의 필요조건이다.

셋째, 대외신용도는 오히려 더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정경유착의 당사자로 법위에서 군림하던 박근혜와 재벌총수들을 시민들의 목소리로 법 아래로 끌어내리는 법치를 실현한다면, 한국경제의 투명성이 높아지고, 민주주의를 신봉하는 외국자본들이 유입되어 증권시장뿐만 아니라 무역, 직접투자 등에 활기를 불어 넣을 것이다. 국내 중소기업들도 숨통이 트일 것이다. 합법적인 대통령이 빨리 선출되어 정당성을 확보하고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4대국에 대한 균형외교를 한다면 북한과의 경제교류도 회복되어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대기업에도 도움을 줄 것이다.

이상 살펴본 바와 같이 박근혜 국민탄핵의 경제에 대한 영향은 따뜻한 동남풍이다. 찬바람을 부풀리는 자들은 탄핵에 반대하는 자들이다. 탄핵국면에서 경제부총리를 갑자기 ‘경제사령탑’이라고 부르는 것도 잘못이다. 대통령 책임제 하에서 국민은 경제정책을 포함하여 모든 정책의 결정을 대통령에게 5년간 위임한 것이다. 박근혜는 그 위임된 권한을 제대로 공익을 위해 사용하지 않은 범법자이다. 그의 대통령업무가 중단된 기간에는 권한대행 황교안이 대행하여야 하는 것이다. 황교안이 경제정책 결정하는 능력이 없다면 자진 사퇴하여야 마땅하다. 기획재정부장관은 대통령의 비서(Secretary)에 불과하다. 대통령이란 직위명칭도 과거 일본이나 중국의 군대 직위인 ‘통령(統領)에서 이승만 일당이 차용하여 헌법용어로 삼았는데, 법률용어도 아닌 경제사령탑이란 군대식용어를 2016년 230여만 촛불시민혁명의 진행과정에서 쓸 이유는 없다. 주권자인 국민들을 모독하는 작태이다.
  
정경유착세력이 최순실 외에는 여전히 활개 치면서 탄핵역풍을 창조하려 애쓰면서 억지로 내세우는 것이 “민생을 위해, 대규모 토요집회는 그만 하자‘는 것이다. 기레기 언론의 ’경제위기론‘ 가짜뉴스에 속아 넘어가면 안 된다.  대한민국 헌법 1조 2항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규정하고 있다. 범법자 대통령이 국민으로부터 탄핵받고 직무 정지된 이 엄중한 시기에, 국민만이 가진 경제권력을 박근혜가 임명한 황교안이나 유일호에게 위임하는데 동의할 국민들이 얼마나 되겠는가? 재벌정책, 노동정책, 금융정책 등 주요 경제정책은 당연히 국회에서 논의되고 결정되어야 한다. 박근혜에 의해 개악된 모든 법령은 원상 복구되어야 한다. 국회는 탄핵기간 내내 임시국회를 열어, 국정을 농단한 세력들이 망가뜨린 법과 제도를 원상 복구하여야 한다. 재벌총수가 원하여 없앤 규제도 재도입하여야 한다.

정경유착 부패의 뿌리를 뽑아내야 나라경제와 국민생활이 동시에 나이질 수 있다. 50여 년 전 박정희-이병철로 시작한 정경유착을 이번 기회에 발본색원해야 한다. 박근혜에 대하여는 헌재가 조속히 국민탄핵을 완수해야 한다. 헌재가 결정하면 즉시 박근혜의 뇌물죄 등 실정법 위반에 대한 구속 수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헌재 결정 이전에도 특검에 의해 박근혜의 모든 범죄를 수사하고, 이재용 등 재벌총수들의 불법행위에 대한 수사가 법대로 이루어져야 한다. 전과가 많고, 증거인멸이 이미 상당히 이루어졌으므로,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해야 한다.

무능한 자들이 핏줄로 세습을 받고 황제 경영하는 것은 소비자와 중소기업에게는 물론이고, 해당 재벌의 소속 기업에게도 불리한 것이다. 그들이 교도소에 가서 10년이든 20년이든 불법행위에 대한 응분의 대가를 치를 때에 비로소, 덩치만 큰 가족기업인 재벌은 전문경영인에 의한 경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기업의 성장과 나라경제의 안정성장을 위해 꼭 거쳐야 할 필요조건이다.

박근혜-이재용으로 2대, 3대 정경유착이 뿌리를 내리는 동안, 한국경제는 일그러지고 추해지고 약해졌다. 경제의 암인 정경유착을 이 기회에 말끔히 도려내야, 나라경제가 계층 간, 지역 간, 산업 간 차별 없이 균형잡히게 성장할 수 있다.  노동착취와 중소기업 수탈에 의존하는 이병철형 전근대기업에서 회사 임직원들이 사랑하고 열정을 쏟아붓는 민주적 현대기업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

박근혜의 탄핵처럼, 불법부패세습 재벌총수들에게 실정법을 엄격하게 적용하는 것만으로도 한국경제는 방대한 발전 에너지로 재충전하여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편집 : 이동구 에디터

김태동 성균관대 명예교수, 전 청와대경제수석  tdkim@skku.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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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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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관홍 2016-12-22 15:27:53

    나라가 국민을 위한 정책을 펼치려면 새로운 정권은 지난 정권의 위법을 철저히 조사하여 법을 어겼으면 영창에, 돈 먹었으면 그 몇배 물어내도록 해야합니다. 죄을 지어도 어물쩍 넘어가니까 지금 이꼴이 되지 않았나 생각되네요. 법만 잘 지키면 경제가 좀 어려워도 무슨 걱정을 하겠습니까. 자동으로 제자리 찾아 갈건데.신고 | 삭제

    • 이남혁 2016-12-19 21:55:16

      해박한 지식과 냉철한 관찰력으로 바르게 진단하고 쉽게 표현해주신 덕분에 큰 용기를 얻습니다.
      자주 좋은글 올려주십시요.
      존경합니다.신고 |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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