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제대로 알고 있는 걸까?

삼십년 전엔 나도 홍안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특별히 구루무를 바르지 않아도 활기차고 쾌활한 분위기와 표정을 보여줄 수 있었다. 지금은 피부도 거칠고 곳곳에 주름이 본격적인 확산을 준비중이고 검버섯 같은 점들도 장난 아니다. 하지만 내 모습을 부끄럽게 느낀 적은 없다.

현장에서 잔뼈 굵으며 살아왔고 평생 비지땀 흘리며 남에게 돈을 꾸지 않고도 내 힘으로 세끼 밥 먹는데 큰 지장 없다. 내 피부와 얼굴은 그 세월 덕분에 늙어가고 있다. 젊어도 보았으니 늙어도 보는 게 그냥 자연스럽다. 봄과 여름을 겪었으니 가을과 겨울도 겪어야 하는 이 태봉산의 숲길처럼 말이다.

편집: 양성숙 편집위원

공병훈 주주통신원  hobbits84@ms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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