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이브다. 수영장 능선으로 관악산을 오른다. 자주 이 능선을 오르는데 관악산에서 손에 꼽히는 절경을 자랑한다. 이 능선에는 특이하게 십자가가 새겨진 바위가 있다.

▲ 십자가가 새겨진 바위

불상이나 진언들이 새겨져 있는 바위들은 많으나 기독교와 관련된 내용이 새겨진 바위는 드물다. 십계란 영화를 보면 하나님이 시내산에서 모세에게 주려 친히 바위에 십계명을 새긴다. 기독교인들이 그리 좋아하는 산상수훈도 산위에서 행해졌는데 산위 바위에 뭔가를 새기는 것이 언제부터인가 한국에서는 미신이 되어버렸다. 그래도 서낭당에 절하며 자라다 기독교로 개종한 독실한 신자 한분이 새겨놓은 모양이다.

▲ 십자가가 새겨진 바위

‘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라는 찬양을 하는 크리스마스이브에 보니 새롭다. 이 땅에 평화가 오길 간절히 바래본다.

▲ 십자가가 새겨진 바위

눈이 충분히 내리지 않아 만들다 만 트리 모양을 한 소나무들이 정겹다.

▲ 눈 조금 덮힌 소나무

어린 시절 교회서 만들던 트리가 생각난다. 솜이 부족하면 저런 모양의 트리가 되곤 했었다.

▲ 눈 조금 덮힌 소나무

쉼터서 점심을 먹고 있는데 길냥이 아니 산냥이 한 마리가 같이 먹자고 찾아왔다.

▲ 점심 같이 먹자는 관악산 고양이

과메기로 조그만 주먹밥을 하나 만들어 주었더니 또 달란다. 늘 혼자였는데 같이 여서 좋다.

▲ 점심 같이 먹은 관악산 고양이

계곡에 얼음작품들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 고드름

스머프 장화도 만들어지고,

▲ 스머프 장화 닮은 고드름

크리스마스 새벽 벽에 걸어놓은 양말들도 만들어진다.

▲ 산타양말 닮은 고드름

고개 쳐들고 나뭇가지를 오르는 애벌레도 생겨났다.

▲ 애벌레 닮은 얼음

5년 전 오늘 꽝꽝 얼었던 계곡이 어제 내린 비로 꽐꽐 소리 내며 흐르고 있다.

▲ 얼지 않은 관악산 암반계곡

지구온난화가 심각하다. 세월호만 가라앉은 것이 아니다. 관악산호도, 서울호도, 한국호도, 지구호도 점점 위험하다. 얼 때는 얼고 추울 때는 추워야 하는데 말이다.

▲ 꽝꽝 언 관악산 암반계곡(2011년 12월 24일)

산을 내려와 광화문을 향한다.

▲ 광화문 촛불

점점 추워지는데 하야 크리스마스를 즐기려는 사람들은 모인다.

▲ 경찰차에 붙은 포스터들

세월호 7시간을 밝히는 촛불도 시민들이 함께 만들어가고 있었다.

▲ 세월호 7시간 밝히는 촛불들

편집 : 김미경 객원편집위원

박효삼 부에디터  psalm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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