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운’의 고전교실 6화 중산랑전 4

와신상담, 삼세번으로 되치기를 노리는 동곽선생 김종운 주주통신원l승인2017.01.17l수정2017.02.10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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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석기시대 알타미라 동굴벽화(출처 다음 백과사전) http://100.daum.net/encyclopedia/view/b14a3913a

古今文選 2集 中山狼傳 鍾露昇 選註 引用 pp.773-778(臺灣 國語日報社 出版 (중화민국 82년판))

狼愈急(낭유급),望見老牸(망견노자)①曝日敗垣中(폭일패원중),謂先生曰(위선생왈):「可問是老(가문시노)。」先生曰(선생왈):「曏(향)②者草木無知(자초목무지),謬言害事(류언해사)。今牛禽獸耳(금우금수이),更何問為(갱하문위)?」狼曰(낭왕):「第問之(제문지)。不問(불문),將咥(장질)③汝(여)!」

先生不得已(선생부득이),揖老牸(읍노자),再述始末以問(재술시말이문)。牛皺眉瞪目(우추미징목),舐鼻張口(지비장구),向先生曰(향선생왈):「老杏之言不謬矣(노행지언불류의)。老牸繭栗(노자견율)④少年時(소년시),筋力頗健(근력파건)。老農賣一刀以易我(노농매일도이역아),使我貳群牛(사아이군우)⑤,事南畝(사남무)。既壯(기장),群牛日以老憊(군우일이노비) ,凡事我都任之(범사아도임지):彼特馳驅(피특치구),我伏田車(아복전거)⑥,擇便途以急奔趨(택편도이급분추);彼將躬耕(피장궁경),我脫輻衡(아탈복형)⑦,走郊坰(주교경)⑧ 以闢榛荊(이벽진형)⑨。老農親我猶左右手(노농친아유좌우수)。衣食仰我而給(의식앙아이급),婚姻仰我而畢(혼인앙아이필),賦稅仰我而輸(부세앙아이수),倉庾(창유)⑩仰我而實(엉어이실)。我亦自諒(아역자양),可得帷(가득유)⑪席之蔽如狗馬也(석지폐여구마야)⑫。往年家儲無儋石(왕년가저무담석)⑬,今麥收多十斛(금맥수다십곡)⑭矣(의);往年窮居無顧藉(왕년궁거무고자)⑮,今掉臂(금도비)⑯行村社矣(행촌사의);往年塵卮罌(왕년진치앵)⑰,涸唇吻(학진문),盛酒瓦盆半生未接(성주와분반생미접),今醞黍稷(금온서직)⑱,據尊罍(거존뢰)⑲,驕妻妾矣(교처첩의);往年衣裋褐(왕년의수갈)⑳,侶木石(려목석),手不知揖(수불지읍),心不知學(심부지학),今持兔園(금지토원)㉑冊(책),戴笠子(대립자),腰韋(요위)㉒帶(대),衣寬博(의관박)㉓矣(의)。一絲一粟(일사일률),皆我力也(개아력야)。顧(고)㉔欺我老(기아로),逐我郊野(축아교야);酸風射眸(산풍사모)㉕,寒日弔影(한일조영);瘦骨如山(수골여산),老淚如雨(노루여우);涎垂而不可收(연수이불가수),足攣(족련)㉖而不可舉(이불가거);皮毛具亡(피모구망),瘡痍未瘥(창이미채)㉗。老農之妻妒且悍(노농지처투차한),朝夕進說曰(조석진설왈):『牛之一身(우지일신),無廢物也(무폐물야):肉可脯(육가포)㉘,皮可鞹(피가곽)㉙,骨角且切磋(골각차절차)㉚為器(위기)。』指大兒曰(지대아왈):『汝受業疱丁(여수업포정)㉛之門有年矣(지문유년의),胡不礪刃於硎(호불려인어형)㉜以待(이대)?』跡是觀之(적시관지),是將不利於我(시장불리어아),我不知死所(아부지사소)㉝矣(의)!夫我有功(부아유공),彼無情乃若是(피무정내약시),行將蒙禍(행장몽화)。汝何德於狼(여하덕어랑),覬倖免乎(기행면호)?」言下(언하),狼又鼓吻奮爪以向先生(낭우고문분조이향선생),先生曰(선생왈):「毋欲速(무욕속)!」

풀이

이리는 마음이 더욱 급해졌다. 한 마리 늙은 암소가 퇴락한 낮은 담장 가에서 햇빛을 쐬고 있는 것이 보고는 동곽선생에게 말했다.

“저 늙은 소에게 물어봅시다.”

동곽선생이 말했다.

“종전에 초목이 식견이 없어 허툰 소리로 일을 그르쳤다. 지금 저 소는 가축에 불과할 따름인데 또 어찌 그에게 물어 본단 말인가?”

이리가 말했다.

“아무튼 그에게 물어 봅시다. 물어 보지 않으면 당신을 잡아먹겠소.”

소는 눈살을 찌푸리며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코를 핥으며 입을 크게 벌리고 동곽선생에게 말했다.

“늙은 은행나무의 말이 옳소. 내가 당초 송아지일 때도 근력이 매우 좋았는데 늙은 농부가 칼 한 자루를 팔아 나를 서서 나를 소들이 밭을 가는데 돕도록 했소. 내가 힘이 세지면서 소들은 하루하루 노쇠해져서 일이란 일들은 모두 내가 맡아 하게 되었소. 그가 사냥을 할 때면 나는 사냥하는 수레를 끌고 편리한 길을 골라 질주하였소. 그가 파종을 할 때면 나는 수레를 벗고는 야외로 가서 밭을 일궜소. 늙은 농부는 나를 그의 양팔로 여겼소.

입고 먹는 것을 나에게 의존하여 풍족하게 지냈고, 혼인도 내게 의지하여 완수할 수 있었으며, 세금도 내 덕분에 납부하고, 곡식창고도 내 덕에 가득 차게 되었소. 그런데 내 생각해 보니 내가 죽고 나면 말이나 개처럼 돗자리를 가지고 시체를 덮는 신세가 될 것이요. 예전의 그의 집은 한 두 석의 곡식도 없었는데 지금은 가을에 추수하는 밀이 십 곡도 넘소. 종전에서 궁벽하게 거주하여 누구도 돌보거나 할 수 없었는데 지금은 마을에서 어깨를 으쓱거리며 걷게 되었소.

예전에는 술잔과 술병에 먼지만 가득 쌓여 입과 입술도 말라버렸고, 살아오면서 술이 가득 찬 탁주잔을 들어보지도 못했지만 지금은 곡식으로 술을 담그고 각종 좋은 술잔들로 입을 축이며 호기롭게 처첩을 대하고 있소. 옛날에는 허름한 옷을 입으며 목석과 동무하며 예절도 모르고, 서책도 이해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손에 초급 서책이나마 들고서 갓을 쓰고 가죽혁대를 매고 맵시 있는 옷을 입고 있소.

옷 한 벌 밥 한 술 모두 다 내 공로임에도 지금 도리어 내가 늙고 쇠약해졌다고 업신여겨 나를 벌판에 버리니 찬바람이 눈을 찌르고 추운 날 홀로 내 그림자를 위로하고 있소. 수척한 몰골은 산과 같고 늙은 눈물이 빗물처럼 쏟아지고 침이 흘러도 훔치지도 못하고 다리를 구부리거나 펴지도 못하겠고 모피도 다 닳아버렸고 상처는 아직 낫지도 않았소. 늙은 농부의 처는 못되고 사납게 밤낮으로 말합니다.

“소의 온몸이 못쓰게 되었으니 고기는 육포로 만들고 가죽은 피혁으로 만들고 대가리와 뿔은 갈아 그릇으로 만듭시다.”

큰 아들에게 말하기를

“너는 푸줏간에서 백정 일을 배우기를 수년이나 했는데 왜 숫돌에 칼을 갈아 소를 잡지 않느냐?”

“이러한 행동거지로 보건대 반드시 나에게 불리하니 내 장차 어디에서 죽을지도 모르겠소. 내 공이 있는데도 그들이 이리도 무정하여 내 장차 화를 입을진대 당신이 이리에게 무슨 은덕이 있다고 화를 모면하길 바라겠습니까? “

늙은 소가 말을 마치자 여우는 또 주둥이를 벌리고 발톱을 세워 동곽선생에게 달려들었다.

동곽선생이 말했다.

“서둘지 마라!” (다음에 계속)

오늘의 교훈

소는 이미 만 오천 년 전 구석기 시대 스페인의 알타미라 동굴벽화에 등장할 정도로 인간과 함께 살아 온 역사가 아주 오래된 동물이다.

인간을 위해 공헌한 역사가 이처럼 오래되었으니 사람과 함께 그 공과를 따져보면 소의 입장에서는 인간에게 서운한 점이 많을 것이다. 입장이 이러한 소에게 동곽선생이 이리와 자신의 잘잘못을 가려 달라고 했으니 고양이 앞에 생선을 맡긴 격이 되어 버렸다.

그러나 일의 처리는 삼세번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와신상담으로 되치기를 노리는 동곽선생의 다음 이야기를 기약해본다.

選註

① 老牸(노자) : 늙은 암소.

② 曏(향) : 방금.

③ 咥(질) : 먹다.

④ 繭栗(견율) : 송아지. 소뿔이 처음 자랄 때 마치 누에고치 같고 밤톨 같음을 나타냄.

⑤ 貳羣牛(이군우) : 貳(이)는 副(부)와 같음. 貳羣牛(이군우)는 뭇소의 조수 역할을 함을 나타냄.

⑥ 我伏田車(아복전거) : 田車(전거)는 본래 밭을 가는 수레인데 여기서는 그냥 수레의 의미. 즉, 몸을 굽혀 수레를 끔.

⑦ 我脫輻衡(아탈복형) : 脫(탈)은 벗다. 輻衡(복형)은 본래 楅衡(복형)으로 쓰는데 소뿔 사이를 가로 질러 매어 놓아 사람에 부딪히는 것을 방지하는 나무. 여기서는 수레의 뜻. 즉, 수레를 벗다.

⑧ 走郊坰(주교경) : 坰(경)은 冂(경)으로도 씀. 교외의 넓은 들판을 달리다.

⑨ 以闢榛荊(이벽진형) : 수풀이 무성한 황무지를 개간하다.

⑩ 倉庾(창유) : 庾(유)는 노천이 곡창. 倉庾(창유)는 곡식창고.

⑪ 帷(유) : 휘장.

⑫ 席之蔽如馬狗也(석지폐여마구야) : 사후에 말이나 개처럼 돗자리를 가지고 시체를 덮어주는 것.

⑬ 儋石(담석) : 곡식의 수량이 많지 않음을 나타냄. 《通雅(통아)․算數(산수)》‥『漢書 一石爲石(한서 일석위석) , 再石爲儋(재석위담)』(《漢書(한서)》에 일 石(석)을 石(석)이라고 하고 두 石(석)을 儋(담)이라고 한다)

⑭ 斛(곡) : 고대 용량의 단위. 열 말을 一 斛(일 곡)이라 함.

⑮ 顧藉(고자) : 관심과 도움.

⑯ 掉臂(도비) : 팔을 흔듦. 팔을 크고 요란스레 흔들면서 매우 득의에 찬 모습.

⑰ 塵巵罌(진치앵) : 塵(진)은 먼지. 巵(치)는 술잔. 罌(앵)은 몸통이 크고 주둥이가 작은 술항아리. 전체의 뜻은 술잔과 술항아리에 먼지가 가득 참.

⑱ 醞黍稷(온서직) : 醞(온)은 釀(석)으로 술을 빚는다는 뜻. 黍稷(서직)은 곡식. 즉, 곡식으로 술을 담그다.

⑲ 據尊罍(거존뢰) : 據(거)는 擁有(용유)하다. 尊(존)은 고대 술그릇으로 원형 혹은 방형인데 가운데 비교적 조잡하게 생기고 주둥이는 크다. 罍(뢰)는 고대의 술그릇으로 원형 또는 방형으로 뚜껑과 그릇 코가 있으며 주둥이는 작고 그릇 속이 깊다.

⑳ 裋褐(수갈) : 裋(수)는 短(단)과 통함. 짧다. 褐(갈)은 베옷.

㉑ 免園(토원) : 免園(토원)은 《免園冊(토원책)》. 마을의 塾(숙)에서 배우는 초급 계몽 교재. 唐(당)나라의 太宗(태종)의 아들인 李揮(이휘)는 杜嗣先(두사선)에게 명하여 시험에 대비한 문답서를 만들도록 했는데 杜嗣先(두사선)은 경서해석을 인용하여 책을 편집한 뒤에 漢 梁孝王(한 양효왕)의 免園(토원)을 취해 《免園冊(토원책)》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그러나 士大夫(사대부)들은 이 冊(책)을 경시하였다고 한다.

㉒ 韋(위) : 이긴 가죽.

㉓ 寬博(관박) : 헐렁헐렁하다.

㉔ 顧(고) : 그러나.

㉕ 酸風射眸(산풍사모) : 酸風(산풍)은 차가운 바람. 射眸(사모)는 눈알을 찌르는 아픔. 唐(당)나라 李賀(이하)의〈金銅仙人辭漢歌(금동선인사한가)〉‥『魏官牽車指千里(위관견거지천리), 東關酸風射眸子(동관산풍사모자)』(위관이 수레를 이끌고 천리를 가려하니 동관의 찬바람이 눈동자를 찌른다)

㉖ 攣(련) : 몸을 구부려 펴지를 못함.

㉗ 瘡痍未瘥(창이미차) : 痍(이)는 상처. 瘥(차)는 병이 낫는 것. 전체의 뜻은 상처가 낫지않음.

㉘ 脯(포) : 脯(포)는 마른 고기. 여기서는 動詞(동사)로 쓰여 말리다.

㉙ 鞹(곽) : 털을 제거한 가죽. 여기서는 ‘털을 벗기다.’는 동사로 쓰임.

㉚ 切磋(절차) : 갈고 닦음.

㉛ 庖丁(포정) : 백정.

㉜ 胡不礪刃硎(호불려인형) : 여기서는 《莊子(장자)․養生主(양생주)》‥『庖丁爲文惠君解牛(포정위문혜군해우)』(백정이 文惠君(문혜군)을 위하여 소를 잡음)의 단락의 뜻과 같음. 즉, 숫돌에 칼을 간다는 말로 큰 아들에게 늙은 소를 잡도록 준비시킨다는 뜻.

㉝ 死所(사소) : 죽을 곳.

 

편집 : 김미경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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