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작 나서야할 어르신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아 부끄러워-

수요집회(1266회) 현장에서 참여 학생들에게

-정작 나서야할 어르신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아 부끄러워-

때 : 2017.01.18. 12:00 ~ 12:30

곳 : 종로구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인근 도로

주최 :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누가 : 일본위안부 문제에 대해 분노한 시민들

행사명 : 제1266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 시위

▲ 평화의 소녀상 부근의 학생들

이미 1992년부터 시작된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 시위는 26년째 이어져 오고 있지만, 해결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이 미친 정부가 2015.12.28 밀약에 의해 피해자 할머니들의 한을 풀어주기는커녕 이제는 도리어 소녀상을 철거하라고 협박하는 큰소릴 치고 있다.

이에 맞서 [아베는 진심으로 사과하라]는 주장을 외쳐야할 우리 정부에서는 사과 요구조차 하지 못하고, 우리 외교장관은 도리어 “부산 일본 영사관 앞의 소녀상 설치가 부적절하다”는 말로 온 국민을 분노에 들끓게 만들었다.

이번 주의 수요집회는 바로 이런 일이 있고나서 처음 열리는 집회이다 보니 국민들은 더욱 화가 치밀어 올라 있었다. 아직 어린 여학생들은 이 추운 날씨에 길바닥에 앉아서 추위에 떨면서도 손에 든 피켓을 흔들면서 일본을 향하여 포효하고, <노란나비리본>을 달고 영화 [귀향]에서 본 위안부 할머니들의 한을 대신하여 나타내고 있었다.

                 

▲ 일본대사관 앞 골목을 가득 채운 학생과 시민들

우리는 지금 이미 넋이 나간 사람들의 정부에서 일어난 일에 대하여 더 이상 인정하지 않고 다시 논의를 해야 할 필요성을 충분히 찾았다. 우리는 우리가 뽑은 대통령이란 권한을 일개 아녀자에게 위탁운영을 한 정부, 그리고 그들이 이런 엉터리 같은 국정 운영으로 뒤틀리고 꼬여버린 모든 일들을 다시 정상으로 돌려놓지 않으면 안 되는 비상시국을 맞고 있다.

지난 2015.12.28 한일협약은 당시 국정의 아니 협약의 책임자인 윤병세 외교부장관조차 반대를 하던 사안이었다. 그렇지만 누구의 지시와 압력을 받은 것인지 어느 날 갑자기 협약체결이라는 정책이 결정 되었고, 이를 [불가역적]이라는 쇠말뚝까지 박아서 일본에게 헌납을 하고 말았다.

세상에 어느 나라가 어느 누가 맞은 사람인 피해자들의 입장을 들어보지도 않고, 때린 사람의 입장에서 사과를 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강제로 화해를 한다는 말인가? 이런 화해가 어떻게 인정이 될 수 있으며 더구나 [불가역적 : 다시는 말하지 말자?] 이런 협약이 어떻게 국제 조약이 될 수 있다는 말인가?

오죽했으면 일본에서조차 어이가 없어서 하는 말이 “우리는 100억엔 밖에 잃은 것이 없다”고 하였겠는가?

우리 피해 할머니들이 20여 년간이나 매주 나와서 싸우고 있는 현장에 단 한 번이라도 와본 적이 있는 사람들이던가? 그분들의 말을 단 한마디라도 들어준 적이 있는 사람들이던가?

그런 아무 상관도 없고, 사정을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나서서 “우리가 대신 화해를 해줄게?” 그게 말이나 되는 소리인가? 더구나 나라를 다스리는 국정 책임자라는 사람이 이런 할머니들을 놔두고 자기 마음대로 화해를 해주고, “이제는 사과를 받았으니 다시는 말하지 말자“고 할 수 있다는 일인가?

이 협정을 맺고 나서 아베는 진정한 사과를 하라는 요구에 “눈꼽만큼도 사과를 할 의사가 없다”고 하지 않았는가? 책임 있는 정부라면 그 때에 다시 나서서 “그렇다면 우리는 이 협약을 지키거나 인정할 수 없다. 모두 원점으로 되돌리고 정식으로 사과하기까지는 없던 일로 하겠다”라고 소릴 쳐야 하였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그런 소릴 듣고서도 미적미적하다가 그냥 시간을 놓치고 말았다. 잘도 떠들던 [골든타임]을 놓친 것인지, 아니면 그 말을 인정하고 굴욕적인 우리 입장에 대해 말도 못하는 모습을 오히려 다행이라고 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우리 정부가 아닌 다른 나라에서는 이런 협약은 잘못된 것이며 지금 아베의 행동은 잘못이라고 하고 있는데, 오직 피해 당사자들을 보호해야할 우리 정부만은 그냥 인정하고 지나자고 하고 있으니 이게 정말 우리 국민을 보호할 정부가 하는 짓거리인지 묻고 싶다.   

▲ 손에 손에 든 피켓과 나비리본을 단 여학생들

이런 정신 나간 정부에 비해 저 추운 길바닥에 철벅 앉아서 노란 리본으로, 손에든 피켓으로 일본에 항의하고 정신대 할머니들을 지키겠다는 결심을 표시하는 저 여학생들의 모습이 참으로 자랑스럽고 대견하게 보이는 것은 아마도 나만의 감정이 아닐 것이다.

흔히 우리나라 어른들은 나이 값을 따진다. 젊은이들을 나무랄 때는 “젊은 것이...”하고, 더 어린 사람들에게는 “어린 것이...”라고 나무란다. 그런데 요즘 우리나라의 모습을 보면 거꾸로 “낫살이나 쳐 먹은 것들이...”하는 욕을 들어도 조금도 항의를 하거나 대꾸를 못 할 만큼 못난 짓을 보이고 있다.

초등학생까지 나서서 잘못된 정부, 국정을 농단한 것들에게 물러나라고 외치는 이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전세계의 모범이 된다는 광장민주주의에 동참하지 못하는 어른들이 부끄러운 일이다. 그런데 한발 더 나아가 태극기를 들고 나서서 이런 광장 사람들을 비난하고 욕하면서 “종북” “좌빨”이라고 부르짖는 알량한 어르신들의 모습은 모든 나이든 사람들을 부끄럽게 만들고 있다.

바로 오늘 수요집회의 현장에 나가서도 그런 부끄러움을 겪어야 하였다.

우리 어르신들이 나서서 앞장을 서야 할일이다. 어르신들은 대략이나마 알고 있는 일이 아닌가? 내 누이가 바로 겪어야 했던 일이고, 우리 마을의 누구도 겪었던 일이 아니던가?

그런데 우리가 나서야 할 자리에 어리디 어린 소녀들, 어린 여학생들이 나서서 저렇게 고생을 하고 있는데 정작 나서야할 어르신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으니 부끄럽지 않을 수가 없는 일이다.

   

▲ 차선까지 들어선 학생들

하물며 이런 참 애국자 정신을 가진 착한 학생들에게까지도 '종북', '좌빨'이라고 매도하는 짓을 하는 그들은 이 애국소녀들에게서 '친일파', '일본의 앞잡이'라는 욕을 먹어도 할 말이 없는 사람들이 아닐지?

이들 젊은이들은 차마 그렇게 편가르기를 하려고 하지 않겠지만, 만약에 이런 소릴 한다고 하여도 할 말이 없는 그들인 것이다.

태극기 들고 애국가를 부르는 것이 가장 애국자인척 하는 어르신들이여!

수요집횟날에 나와서 “독도가 자기네 땅” 이라고 억지를 부리는 저 일본을 향해서 태극기를 흔들면서 애국가를 부르면서 “독도는 한국땅”을 외치고, “아베는 진심으로 사과하라”고 외칠 용기는 없는가?

저 어린 학생들에게 부끄럽지 않는 어르신들이 되기 위해서...

편집 : 안지애 편집위원

김선태 주주통신원  ksuntae@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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