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든 할아버지께 드리는 손자의 이런 하소연

요즘 우리나라의 모습은 아직 배우는 우리들에게는 참으로 어이없고 부끄러운 일들뿐입니다. 이 나라를 다스려야할 대통령은 친구인지 사기꾼인지 하는 아줌마에게 홀려서 나라 일을 모두 맡기고 물어보는 어이없는 짓을 하여서 국민들의 분노가 머리끝까지 올랐습니다.

더 어이없는 일은 그런 대통령을 도와야할 대통령을 보좌하는 사람들이 그런 것을 몰랐다면 다인가요? 당연히 알아서 말리고 바로잡아야 할 사람들이 낮잠이나 자고 있었던가요? 무엇하러 청와대에 들어가서 그런 것도 모르고 있었단 말인가요? 그들은 자기들이 말을 하지 않아도 대한민국에서 가장 머리가 좋은 사람들, 똑똑한 사람들이 아니었습니까? 그런 그들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누가 무슨 짓을 하는 것인지 조차 모르고 있었다니 국민들이 그 말을 믿으려 하지 않는 게 당연하지 않을까요?

이렇게 낯부끄러운 짓들만 하고 있던 사람들이 오히려 하지 말아야 할 일들은 열심히 하시고 계셨더군요. 잘못하고 있는 자기들이 반성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자기들을 비판하고 바른 소리 하는 사람들을 적군으로 여기고, 못 살게 하는 짓을 열심히 하였으니 바른 일을 한 그 사람들은 무슨 죄가 있으며 얼마나 억울하겠습니까? 그런데 그 영리하고 똑똑한 사람들은 이제 거짓말까지 대한민국에서 1등으로 잘하는 모습을 우리들에게 가르치고 있으시더군요.

“모~릅니다.”  “그런 일, 없습니다.” 정말 분명하게 똑똑하게 거짓말을 잘하려면 이렇게 해야 한다고 잘 가르쳐 주셨습니다. 하지만 저희들은 이제까지 거짓말을 하면 못쓰는 것이라고 배웠고, 거짓말을 나쁜 것이라고 배워서 알고 있었는데 우리가 잘 못 배웠나봅니다. 그렇습니까?

▲ 부끄러운 모습들 스님이 살생도 아니고 살인을 하라고? - 사진 출처 오마이뉴스-

 

 

 

 

 

 

 

 

요즘 우리 산생님은  “너희들 보기가 부끄럽구나. 요즘 TV 보기가 무섭고 아이들이 볼까 봐서 창피하여 죽겠다. 너희들 보기에 어른들이 참 뻔뻔하고 거짓말쟁이들만 있다는 생각을 하겠지? 그래도 그게 아니라고 말을 할 수가 없으니 너희들 앞에서 고개를 들 수가 없구나.” 하면서 창피한 일들뿐인 어른들을 대신하여서 사죄를 하였습니다.

“늘 우리들에게 모범이 되어 주시는 선생님이신데 왜 선생님이 부끄러우시느냐?”고 해도 자꾸만 창피하고 부끄럽다고 하십니다.

사실 우리들도 요즘은 ‘많이 배울수록 더 높은 분일수록 더 나쁜 짓들만 하는 어른들’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요즘 어른들 특히 정치하시는 높은 분들이 아이들에게, 우리 젊은이들에게 이렇게 하라고 모범을 보이시는 것 같아서 어른답지 못한 어른들이 미워지기도 하답니다.

어른들의 하는 짓이 더 걱정이 되는 것은 도리어 우리 어린 학생들이랍니다. 더구나 저렇게 못된 사람들을 위해서 태극기를 들고 길거리에서 애국가를 부르는 할아버지들은 정말 보기 싫습니다. 만약에 저 속에 우리 할아버지가 계시다면 아마도 다시는 할아버지라고 부를 용기가 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어린 아이들도 잘 못되었다는 것을 알고 길거리에 나와서 촛불을 들고 있는데, 나이 많으신 할아버지들의 하는 짓이 -이런 말 쓰면 안 되지만- 너무 어이없어서 보기가 싫어 졌기 때문입니다.

▲ 기가막힌 이사람들의 마음속엔 무엇이 들어있을까? - 사진 출처 오마이뉴스-

 

 

 

 

 

 

 

 

 

 

할아버지! 이제까지 그렇게 살아오셨습니까? 잘못한 사람들도 그냥 놔주어야 하고, 나라를 망쳐도 높은 사람의 말이라면 옳다고 하시면서 살아오셨습니까? 그렇게 사셨기 때문에 저런 사람들이 우글거리는 나라를 만들어 놓으셨군요. 이제 우리는 잘사는 나라, 깨끗한 나라, 거짓이 통하지 않는 행복한 나라를 꿈꾸고 있는데, 왜 할아버지들이 우리들의 앞날까지 막으려 하시는지요? 할아버지께서는 지금 저희들 손자들에게 저렇게 하는 것이 옳다고 가르치시고 계시는데 정말 그렇게 할까요?

“할아버지 저도 저렇게 거짓말을 하는 것부터 배울까요?”

“저도 저 사람들처럼 나라를 망치는 짓을 해야 할까요?”

"할아버지가 저 사람들의 편을 드는 모습을 보니까 저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가르치시는 것이 맞지요?”

잘 알겠습니다. 저도 열심히 공부해서 높은 사람이 되어가지고 저 사람들처럼 나라가 망하더라도 나만 잘살면 되고, 누가 뭐라고 하더라도 ‘모릅니다’라고 거짓말만 하면 된다는 것을 잘 배워서 가문의 영광을 위해 열심히 거짓말을 하겠습니다. 그러면 되는 거지요? 할아버지 감사합니다.”

앞으로 20년후, 30년 후엔 저도 저 사람들처럼 청문회에 불려 나가고 특검에 잡혀 들어갈게요. 그것이 가문의 영광이라면 당연히 그렇게 해야죠. 할아버지께서 그렇게 하라고 가르치셨다고 자랑스럽게 말할게요.

이제 안심하십시오, 저도 할아버지 따라 태극기 들고 만세 부르고, 애국가 부르러 서울역으로, 시청 앞으로 나갈게요. 그래야 자랑스런 할아버지의 손자가 되지 않겠습니까?

할아버지, 그런데 저는 학교에 가면 왕따 당하고 친구들에게 거지새끼보다 더 못한 더러운 놈이라고 욕먹고, 가까이 다가오려는 사람 하나 없는 외톨이가 될 거에요. 다들 태극기를 드는 일이 옳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촛불을 들고 광화문에 부모님과 할아버지를 따라 나간 친구들인데 저만 외톨이가 될 거예요.

그래도 할아버지의 자랑스런 손자가 되기 위해 열심히 거짓말을 배우고, 열심히 공부도 할게요. 이 세상에서 좀 더 큰 도둑질을 할 수 있고, 더 큰 거짓말을 하려면 더 열심히 공부하여서 더 높은 사람이 되어야 하니까요. 그것이 우리 가문을 빛나게 하는 것이라는 자랑스러운 할아버지의 가르치심이니까요.

▲ 이분들이 우리들의 할아버지라는 게 부끄러워요. 나잇값도 못하는 노인들이 불쌍해요 - 사진 출처 오마이뉴스-

 

 

 

 

 

 

 

 

 

할아버지 다음번에 나가실 때는 저희들과 이야기를 좀 해보시고 나가시든지 아니면 그냥 우리들도 같이 가자고 해주세요. 우리도 할아버지 따라 나가서 태극기 흔들고 애국가 부르면서 애국자가 되어 보고 싶어요.

그리고 할아버지의 가르치심을 따라 열심히 거짓말을 잘하는 법을 배우고 익혀서 우리 가문에 빛나도록 신문 방송에도 나오는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하니까요. 그것이 할아버지의 소원이시고 가르치심이니 잘 따르는 것이 효도이고 애국하는 길이 아니겠어요. 다음 주엔 꼭 데리고 나가주세요.

2017.01.20.23:38‘<16매>

 

편집 : 심창식 편집위원

김선태 주주통신원  ksuntae@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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