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의 권력화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

‘권력’ 이라는 단어를 민중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남을 지배하여 복종시키는 힘. 특히, 국가나 정부가 국민에게 행사하는 강제력.”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시민단체에서는 필요 없는 단어입니다. 자발적으로 모여진 힘은 권력의 결과물이 아니니까요.

간디의 비폭력 시민불복종 운동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인도의 사정 때문만이 아니라 식민지이긴 하지만 너무 부당한 핍박을 받고 있는 인도를 지켜보고 있던 영국 시민사회의 성장에도 힘입은 바 컸습니다. 제국주의로 팽창해 나가던 영국이었지만 정권과는 별개로, 시민사회는 ‘더 이상 인도에서 그래서는 안 된다’ 며 인도에 우호적인 목소리를 키우고 있었던 것입니다.

세계를 놀라게 한 촛불혁명의 비폭력 시민운동은 이 땅의 시민단체들의 역량에도 덕 입은 바 크다고 할 것입니다. 권력이 아닌 존재들이 모여서 권력보다 더 큰 힘을 낸 것인데, 이 부분이 가장 소중하다 할 것입니다. 누구의 지시도 강제도 없이 스스로 광장에 모여 주권자의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지요. 그곳에 프레임과 통제 혹은 어떤 지도력이 발을 들이려 한다면 그 역량은 사라질 것입니다.

▲ 21일 종각 삼성타워 앞에서 촛불집회 행진 중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 퍼포먼스(사진출처 : 한겨레신문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779712.html)

다양한 시민단체의 역량은 그 나라의 민주화와 선진화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입니다, 사회가 변함에 따라 그들도 생성 소멸을 반복합니다. 촛불조차 때에 따라 켜지고 그 소명을 다하면 꺼지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지 안타까운 일은 아닙니다. 그러한 시민단체들이 ‘따로 또 같이’를 위한 강고한 네트워크를 가지고 그 힘에 의한 존경받는 지도자를 가질 수 있으면 더할 나위없는 이 땅의 축복이겠지요. 권력자들이 가장 두려워하고 조심해야 할 상대가 될 터이니 시민들은 헌법이외에도 또 다른 안전장치를 가지는 셈입니다.

그러나 작금의 움직임처럼 촛불시민혁명의 힘이 소멸되어 가는 것으로 생각하고 안타까운 나머지, 마치 그림자 내각이라도 만들 듯이 새로운 민주민중정부를 표방하는 조직을 만들면, 그럴 수도 없겠지만, 그것은 또 다른 정형화된 권력이 되어 그 힘을 행사하려 들지 않겠는가 하는 우려가 듭니다.

밤하늘에 명멸하는 별들이 대낮이라고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세상이 두려움으로 어두워지면 다시 찬란하게 드러나지요.

 

편집 : 심창식 편집위원

유원진 주주통신원  4thmea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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