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일가의 재산 축적 과정을 보면 박정희 대통령 사후에 집안으로 뭉텅이 돈이 들어왔다고 하고, 그것을 종잣돈으로 하여 강남 개발 시에 떼돈을 벌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최고 많게는 3배에서 10배의 시세차익을 보았다고 한다.

이미 충분한 돈을 갖고 있었는데도 대통령 만들기에 성공한 이후에 제대로 큰 건을 하기로 결심을 한다. 졸부 집안에서 개망나니로 성장한 조카와 딸을 앞세워 체육 영재, 체육계 지도자로 포장하고 그들을 기반으로 평창올림픽을 대대적으로 말아먹을 계획을 세운 것인데, 문제는 결국 그들로부터 불거진다.

장시호는 구속된 후에 이모한테 등을 돌려서 특검 편에 섰고, 모든 게 이모 탓이라는 일관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정유라는 너무 잘난 부모를 만난 탓에 왕따를 당하고 상처를 받아서 날라리가 되고, 엄마가 원치않는 임신을 했지만, 이대 다니는 딸을 만들려는 엄마의 욕심으로 이화여대 입학 비리를 저지르고, 수업을 나갈 수 없는 딸의 성적을 조작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는데, 결국 최순실을 망가뜨린 첫 번째 원인이 정유라가 되고 말았다. 미래라이프대학 문제로 내홍을 겪고 있던 이대 학내 사태와 이렇게 연결될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이 모두가 대통령을 하고서도 퇴임 후를 준비하려는 박근혜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데, 정점에서 내려오기가 그리도 어려운가보다. 유엔총장을 하고서도 대통령이 되겠다고 노욕을 부리고 있는 반기문도 마찬가지다.

노자는 말한다. 움켜쥐면서도 더 채우려고 하는 것과 뾰족한데 더 날카롭게 하는 것은 오래 가지 못한다고. 집안에 돈이 넘쳐나더라도 지킬 수가 없다고. 부귀한 사람이 교만하면 결국 언젠가는 스스로 허물을 만들게 되고, 그것에 걸려 넘어지게 마련이라고. 그러니 공을 이루었으면 알아서 물러나는 것이 지혜롭다고.

그래서 최태민은 결국 그 돈을 돌려주려고 했던 것일까? 그나마도 뜻을 이루지 못한 채 장례도 변변히 치르지 못하고 암매장 당하는 인생을 살았다. 그의 사후에 재산은 모두 5번째 처인 임선이와 그 딸들의 것이 된다. 그런 결론에 도달할 줄은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 뾰족한 것을 더 뾰족하게 하면 부러지게 마련이다.

老子  9 章

持而盈之, 不如其已
움켜쥐고 있으면서 더 채우려 하는 것보다는 
그만 두는 게 낫지 
揣而棁之, 不可長保;
날카로운 연필심을 더 뾰족하게 만들게 되면 
얼마지 않아 부러지게 되지 
金玉滿堂, 莫之能守;
금과 옥이 집에 가득차 있더라도 
지킬 수가 없지 
富貴而驕, 自遺其咎.
부귀한데 교만하면 
언젠가는 스스로 허물을 만들게 되지 
功遂身退, 天之道.
그러니 공을 이루었으면 물러나야 하는 것이
하늘의 길인 것이지.

 

* 원문 번역은 여러 번역본을 참고하면서도 원문이 주는 의미와 이미지에 충실하려 애쓰면서 조정미 나름대로 한 것입니다.

 

편집 : 김미경 편집위원

조정미 주주통신원  neoecha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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