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미'의 도덕경 10. 염불과 젯밥, 그리고 떡고물

조정미 주주통신원l승인2017.02.21l수정2017.02.21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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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불에는 생각이 없고 젯밥에만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허다하다. 나라를 위해서거나, 공동체를 위해서거나, 어떤 자리든 자신에게 주어지면 그 자리에서 감당해야 할 일들을 잘 감당해야 할 텐데, 그것보다는 그 자리 있는 동안에 주워 먹을 떡고물 생각이 앞선다.

그렇게 살다보니 사는 게 너무 복잡해진다. 스파이더맨 1편에 주인공의 삼촌이 이런 말을 했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단다.”라고. 중요한 자리에 있을수록 책임은 막중하고, 해야 할 일은 천지에 쌓였건만 가재미눈을 하고 떡고물 생각만 하니 제대로 일이 될 턱이 없다.

자신들이 모시고 있는 임원의 임기 연장을 위해서 가짜 매출 만들기도 불사하고, 임원의 영향력 행사를 위해서 협력사에서 뇌물 받기도 불사한다. 물론 받는 게 있으면 주는 것도 있는 법. 그런 일을 잘 하는 부하직원을 승진시켜준다. 이런 윗사람과 아랫사람이 만들어가는 회사는 구멍이 숭숭 뚫린 구조가 될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오래 가지는 못하는 법, 40년쯤 가면 언젠가는 밝혀지게 마련이다. 최순실 게이트가 그러하듯이 말이다.

노자는 말한다. 제발 복잡하게 살지 말라고. 그냥 해야 할 일에만 집중하라고, 호흡 하나도 부드럽게 유지하라고, 깨끗한 거울에 자신을 비추어 보라고, 굳이 특별한 꾀를 내려고 하지 말라고, 그저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순전하게 일하라고. 세상 살다보면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있을 수 있으니 그때마다 좋아서 오버하지도 말고, 억지로 문제를 해결하지도 말라고.

이런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세상의 윗자리부터 아랫자리까지 감당한다면 훨씬 좋은 세상이 될 텐데, 공을 세웠다 하면 자기 호주머니부터 채우고, 뭘 좀 했다 하면 자랑질부터 앞서고, 좀 키워줬다 싶으면 졸개로 부리려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세상. 참 어렵고 난해하고 힘든 세상이다. 그런 세상에서 주눅 들어 살고 있는 모든 착한 사람들, 너무 괴롭지는 말기를.

▲ 떡고물에만 눈 돌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명실상부한 간신배들이다.


老子  10 章

載營魄抱一, 能無離乎!
넋을 놓지 않고 
하나만 꽉 붙들고 성실히 꾸려가면  
헤어지고 흩어질 것들이 없을 텐데!

專氣致柔, 能嬰兒乎!
호흡을 가지런히 하고 부드럽게 내쉬면 
어린아이 같이 살아갈 수 있을 텐데!

滌除玄覽, 能無疵乎!
거울의 때를 씻어버리고 그윽하게 바라보면 
흠이 없을 수 있을 텐데!

愛民治國, 能無知乎!
백성을 사랑하며 나라를 다스리면
굳이 꾀를 낼 일도 없을 텐데!

天門開闔, 能爲雌乎!
하늘의 문은 열리기도 닫히기도 하니 
간혹 쇠약해질 수도 있지만,

明白四達, 能無爲乎!
밝고 환하여 사방으로 통달하였으면 
억지로 하는 일은 없을 텐데!

生之, 畜之.
그래서...
낳아주고 길러주나

生而不有,
낳아도 소유하려 들지 않고

爲而不恃,
무엇을 하더라도 자랑하지 않고

長而不宰,
키워주지만 휘하에 두려 하지 않는 것을

是謂玄德. 
현묘한 덕이라고 부른단다.


* 원문 번역은 여러 번역본을 참고하면서도 원문이 주는 의미와 이미지에 충실하려 애쓰면서 조정미 나름대로 한 것입니다.

 

편집 : 김미경 편집위원

조정미 주주통신원  neoecha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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