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군사독재 시절에 경상도와 전라도의 민심은 분열되었다. 박정희의 통치 전략으로 인한 것이었다. 호남과 영남의 분열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매우 아팠다. 그 분열은 상당 기간 이어졌다.

 

당시 신문 사설에서는 미국을 모범 사례로 들었다. 지역 대결이 아닌 이념과 신념의 대결이 있는 미국 사회를 부러워했다. 보수와 진보의 대결을 아름답게 본 것이다. 지역 대립보다는 훨씬 나아 보였다. 우리도 언젠가 그런 사회가 될 수 있을까? 생각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지역 간의 대립을 상당히 극복했다. 어느덧 보수와 진보가 대립하는 사회가 되었다. 과거에 부러워했던 사회가 된 것이다. 그렇게만 본다면 우리 사회는 행복해야 마땅하다. 그런데 행복하지 않다. 선망의 대상이었던 미국도 트럼프 이후의 분열과 혼란을 보니 우리 사회와 별반 달라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토론이 없는 사회에 그 원인을 돌린다. 어려서부터 상대방을 존중하는 토론 문화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스스로 자책한다. 이번에는 미국이 아닌 북유럽 국가들을 부러워한다. 우리도 언젠가는 그런 사회가 될 수 있을까?

혹자는 통일이 되기 전까지 그런 사회는 오지 않을 거라며 미리 방어막을 친다. 분단국가로서의 비애는 사회 도처에서 우리의 의식을 지배한다. 생각의 손발을 묶고 공감의 가슴을 후벼 판다.

우리는 미래를 꿈꾸며 살 권리가 있다. 꿈꾸는 것마저 포기할 필요는 없다. 통일이 될 것을 의심치 않듯이 상대방을 존중하는 토론 문화도 언젠가는 실현 될 수 있으리라 본다. 미래는 꿈꾸는 자의 몫이고, 역사적 상상력이 한국 사회의 미래를 좌우한다.

 

편집 : 김미경 편집위원

심창식 편집위원  cshim77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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