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새 주주 간담회를 지켜 보며

지난 24일 한겨레 사옥 청암홀에서 한겨레 새 주주 간담회가 열렸다. 도착한 새 주주들은 행사에 앞서 한겨레신문사 사옥을 견학하기 시작했다.

▲ 이동구 팀장의 설명을 들으며 한겨레 본사 견학중인 새주주

한겨레 사옥의 견학이라니. 창간주주들에게는 이런 기회가 없었다. 그러나 새 주주들은 당연한 듯 사옥을 견학하며, 이동구 주주센터 커뮤니케이션 팀장의 설명을 진지하게 듣고 있었다. 8층 사장실과 경영지원실, 7층 편집국을 거쳐 아래층 윤전실에 이르기까지 짤막하게 주주들의 궁금증을 풀어준다. 창간주주로서 약간의 질투마저 느낀다.

견학에 이어 저녁 도시락이 제공되었다. 새 주주들에게는 한겨레에서 제공하는 도시락이라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가 있었을 것이다. 다들 맛있게 식사를 한다. 왜 아니겠는가? 모두 각자의 감회에 사로잡혔음직하다.

간담회에서는 정영무 한겨레 대표와 정석구 편집인 그리고 송우달 전무가 참석하였다. 정영무 대표의 인사말 중에 재미있는 일화가 소개된다. 어느 아파트 대표들 간에 불화가 있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다들 한겨레 주주와 독자들이었다. 그 사실을 알고 난 이후 급속하게 화해가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감동적이기도 하고 흥미롭기도 하다. 한겨레 주주가 된다는 것은 다른 어떤 가치보다 더 진한 공감의 공통분모를 제공한다.

"이번 촛불시위가 계기가 되어 한겨레의 새 주주가 되었지만 이미 마음 속에 촛불을 간직하신 분들이다. 원조인 창간 주주들은 물론이고 지금의 새 주주들도 그렇다."

한겨레에 평생을 받친 정영무 대표의 말이다. 새 주주들의 가슴은 더욱 뜨거워졌을 것이다. 창간 주주와 새 주주 사이의 간극은 없었다. 한겨레 주주들만이 느끼는 고유한 정서. 민족과 민주를 향한 뜨거움이다.

정석구 편집인의 한겨레 편집방향에 대한 설명은 온건하면서도 단호함이 있었다.

"한겨레의 기본은 권력과 자본으로부터의 독립이며, 진실과 사실을 추구한다. 그 신뢰도를 바탕으로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언론이 되고자 한다."

누구도 한겨레를 이 이상으로 간결하게 설명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어서 주주들의 질의와 경영진의 답변이 있었다. 경영진과 주주와의 소통 시간이었다. 새 주주들은 멀리는 부산과 목포에서, 가까이는 수원과 천안, 서울에 이르기까지 전국 도처에서 올라왔다.

주주들의 질문은 몇 가지 유형으로 대별된다. 한겨레를 격려하고 한겨레에 감사하는 유형, 한겨레에 지역의 민원성 기사를 실어달라고 탄원하는 유형, 한겨레의 편집 방향에 대해 자신의 소신을 밝히는 유형, 마지막으로는 자신이 한겨레를 사랑하는 마음이 얼마나 지극한지를 과시(?)하는 유형이다.

이 중에 뼈아픈 질문이 있었다. 천안에서 올라온 주주였다.

"한겨레를 옹호하면 좌파로 인식되는 현실이 안타깝다. 서민들은 보수정권의 혜택을 받지도 못하면서 왜 조.중동.을 가까이 하는지 모르겠다. 한겨레가 그들 편이라는 인식을 좀더 심어줄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한 정석구 편집인의 답변이 가슴을 찡하게 한다.

" 한겨레는 좌파라기보다는 기본적인 상식 차원의 보도를 할 뿐이다."

한국 사회에서는 기본 상식 차원의 보도가 좌파로 인식된다. 진실과 사실에 입각한 보도가 진보로 여겨진다. 이것이 보수와 진보로 갈라진 한국 사회의 현주소이다.

새 주주들의 공통점도 있다. 1987년도에 창간 주주가 되지 못한 것을 내내 안타까워 했다는 점, 한겨레의 독자로서 이미 한겨레를 사랑하고 있었다는 점, 한겨레에 대한 요구 사항을 각자 가지고 있었다는 점 등이다.

경영진과 새 주주들의 소통을 지켜보며 1987년도 창간 주주들의 마음과 2017년도 새 주주들의 마음이 어찌 이리도 같은지 놀랄 따름이다. 30년의 간극은 발견할 수 없었다. 적어도 한겨레 주주들 사이에서는. 이렇듯 한겨레 주주들은 시대를 뛰어넘어 공존한다.

▲ 새주주 초청 간담회를 마치고 찍은 전체사진

편집 : 안지애 편집위원, 이동구 에디터

심창식 편집위원  cshim77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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