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간 문인배출 경주문예대학

문학은 인문의 꽃이다. 이 아름다운 학문을 전수하는 오래된 문예대학이 있다. 지금이야 전국 곳곳에 문예창작을 공부하는 곳이 흔하다.

30여 년 전 문향 경주는 선두에 서서 문학을 말했다. 지금까지 80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하고, 80여 명의 문인을 등단시켰다. 소도시 경주와 인근의 포항 등에서 수강생들이 오지만 이 숫자는 사뭇 경이롭다.

 

이근식, 정민호, 이태수, 박종해, 김종섭 시인은 한국문단에서 서정시의 대가로 자리매김한 분들이다. 남영숙 수필가도 아름다운 문장가로 널리 알려져있다. 이 분들의 노력으로 경주문예대는 탄탄하고 열정적인 문학수업을 진행했다. 

2017년 2월 28일, 경주문예대학 30기 졸업식과 31기 입학식이 동시에 거행되었다. 졸업과 입학이 동시에 진행되는 광경은 마라톤의 바통터치처럼 선후배의 관계가 생생하고 훈훈했다. 

아주 낡아 옛날 앨범처럼 색바랜 경주의 "유림회관"이 이 소중한 학문을 이수하는 곳이다. 최양식 경주시장님과 이상락 경북도의회장님이 해마다 친히 달려와 축하를 해주었다. 

올해는 34명의 신입생이 등록을 했다. 나이는 중장년이 대다수다. 매일 시계바늘에 매달린 직장에서 퇴임하거나 아이들이 장성하여, 뒤늦게 자신을 돌아보며 젊은 날의 꿈을 찾는 이들이 대다수다. 김종섭 교수님은 "중도하차를 감안하더라도 31기 입학생 중 31명이 졸업식에 참여하기를 바란다"는 희망을 주문했다. 

모든 예술의 저변엔 이야기가 있다. 사람과 사물, 삼라만상을 창의력으로 승화시키는 예술에 문학은 초석이 된다. 삶이라는 우주적 테마를 가진 문학을 이해하지 못하는 예술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 어려운 문학을 마냥 부푼 꿈처럼 공부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더러 세월의 풍파에 무디어진 인지의 감성이다. 딱따구리의 부리 같은 펜을 들어 끊임없이 쪼아댈 신입생들의 노고가 수줍은 눈빛 속에 아른거렸다. 

봄이 왔지만 우리의 봄날은 가파르고 위험하다. 국정농단을 심판하는 법체계가 가동됨에도 참으로 혼란스럽다. 양분된 이 혼돈의 경계를 뛰어넘는 것도 예술의 몫이다. 어느 한 편에 치우침 없이, 지극히 상식적인 판단이 요구된다. 아름다운 지식을 공부하는 모든 이들에게 평화로운 문운이 함께하길 바란다. 

 

편집: 양성숙 부에디터

이미진 객원편집위원  lmijin04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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