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까지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국론 분열을 노린 어리석은 짓을 하다니

때 : 2017.03.12. 19:35분쯤

곳 : 강남구 삼성동 사저앞 도착

박근혜 전 대통령은 3월10일 오전 11시 21분에 헌재의 탄핵 인용결정이 내리고 무려 32시간이 지난 3월12일 19시 35분경 삼성동 사저 앞에 도착하였다. 그 동안 그는 청와대 안의 참모진들과 회의를 하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겠지만, 대 국민 사과나 헌재 판결에 승복한다는 한 마디는 끝내 하지 않았다.

도리어 그는 전 청와대 대변인인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을 통해 탄핵 이후 첫 입장을 발표했다. "이 모든 결과는 제가 안고 가겠다"며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생각한다"는 내용이다. (아래 전문)

[주어졌던 대통령으로서의 소명을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해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저를 믿고 성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이 모든 결과에 대해서는 제가 안고 가겠습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습니다.]

국민들께 죄송하다는 말은 간신히 들어있지만, 헌재판결을 승복한다든지, 존중한다는 민주주의를 인정하고 민주적 절차를 인정하는 가장 중요한 한마디는 없었다. 도리어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이란다. 다시 말해서 헌재의 평결은 진실이 아니고 거짓이며 반드시 밝히고 말겠다는 말이 되는 것이다.

이게 책임 있는 정치인의 발언인가? 한 나라의 대통령으로 일했던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하는가? 정말 가슴이 답답해져 온다.

지금 대한민국은 총체적 난국이다. 국외에서의 압박으로 미국은 사드배치를 압박하고, 중국은 사드배치에 대한 보복의 수준을 높이면서 갖가지 경제적 제재를 가해오고 있으며, 난국을 틈탄 일본은 독도는 자기네 땅이라는 교과서의 장난으로 새학기를 맞고 있으며, 북한에서는 잇달아 핵과 미사일 실험으로 대한민국의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들려고 광란의 무력시위를 잇달아 벌이고 있다.

이런 엄중한 사태에 온 국민이 똘똘 뭉쳐서 대처를 하고 정치권이 한 목소리를 내어도 부족한 작은 나라가 안에서 탄핵 열풍 속에 국민을 보수와 진보라는 양분을 조장하여 놓고 있으며, 점차 격렬한 보수 집회는 끝내 사망자까지 발생하고 말았다.

책임 있는 정치인이라면 이런 정국을 수습하기 위해서는 국민통합을 외쳐야 하고 스스로 자정하고, 우리 모두가 나라의 안위를 걱정할 만큼 위급한 상황에 대처할 방안을 마련하자고 나서야 하는 시기이다.

그러나 [나라와 결혼 했다]던 그녀는 끝내 나라의 안위는 안중에 없고 오직 옹고집으로 자기방어만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다. 나라와 결혼 했다는 말을 거짓말로 만들고 나라를 버리고 자기 욕심과 자기 명예만을 찾겠다고 최후까지 버티고 자기를 지지하는 세력들을 결집시켜 보려고 안간힘을 쓰는 안타까운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촛불광장은 참여 연인원 1500만명에 20차 까지 집회가 이루어 졌지만, 폭력이나 사상자 한 명 없는 평화적이고 전 세계에 모범으로 부러움의 대상이 될 정도로 깨끗하고 평화로운 집회를 보여 왔다. 스스로 청소를 하여서 길거리를 정리하고 노래하고 춤을 추면서 즐겁게, 그러나 탄핵을 강하게 부르짖으면서 온 국민의 뜻을 하나로 모아 전할 수 있었다. 그리고 끝끝내 탄핵이라는 평결을 이끌어 내었다. 이런 평화적이고 흥겨운 촛불 집회가 탄핵을 이끌어 낸 결과를 보면서 민주주의의 선봉장이라 자처하는 영국, 미국, 프랑스 같은 나라들에서 오히려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를 부러워하고 존경한다는 메시지를 보내오고 있을 정도이다. 불과 70년전 그들은 [한국에서 민주주주의가 꽃핀다는 것은 쓰레기통에서 장미꽃이 피기를 기다리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라고 우리나라를 멸시하고, 폄하하였던 나라들이 이제는 부러워하는 나라, 광장이 민주주의 꽃을 피웠다는 찬사를 보내게 되었다는 것은 정말 자랑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그들 맞불집회는 [촛불은 바람이 불면 꺼진다]는 김진태 의원의 선동에 놀아나고, 서석제의 태극기 망토와 김평우의 선동적인 논리에 취해서 광신도와 같은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다. 인간이 천사로 보인다고 하니, 곧 하느님으로 보이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갈만큼 그들은 맹목적인 신뢰와 존경심으로 뭉쳐 있다. 그리하여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우리려 하지 않는다. 아니 다른 사람들의 말은 [사탄]이요 악마의 소리로 들리는 것이다. 이 정도면 광신도급이 아닐지?

전체적인 연인원으로 보아서 촛불집회의 절반 정도도 되지 않은 맞불집회에서 그들이 내뱉은 말들은 이 나라를 거덜 내게 하고 마구 짓밟아서 군사독재국가가 되어야 한다는 끔찍한 소리를 서슴없이 내뱉는다.

[종북은 죽여도 좋다] [국군들이여 일어나라] [계엄령을 선포하라] 이런 구호가 얼마나 살벌한 것이며, 우리 사회를 불안하게 만드는지 전혀 생각하지 않은 극단적인 말들이다. 그러나 그들은 손에 손에 이런 피켓을 들고 외치면서 자기들과 다른 소리를 하는 사람에게는 욕설과 폭력까지 서슴지 않는 모습을 보여 오고 있다.

[나의 잘못으로 나라꼴이 우습게 되었으며, 나라 안이 온통 분열 되어 사분오열의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국외에서 밀려오는 국제적인 악재가 산적해 있는데 국론이 분열되면 더 위태로워질 수 있으니 나의 잘못은 용서하시고 온 국민이 단합하여서 국난을 극복하는데 전력을 다해주시기 바랍니다.]

라는 대국민 인사정도였다면 ‘정말 그분은 나라와 결혼하였다는 말이 맞는 분이다.’ 라고 인정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녀는 끝까지 사과는커녕 진실을 밝히겠다고 고집을 꺾지 않았다. 나라가 두 쪽이 나던 위태로워지든 자기 알바가 아니며, 오직 나의 억울함(? 사실 억울한 것은 국민이지만)만을 풀겠다는 메시지를 직접 하는 것도 아니고 대변인의 입을 통해 발표를 한 무책임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나라와 결혼했다]던 그는 끝내 나라를 내팽개치는 모습을 보이며 삼성동 사저로 들어가고 말았으니 앞으로가 더욱 걱정일 뿐이다.

 

편집 : 심창식 편집위원

김선태 주주통신원  ksuntae@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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