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신문사 제29기 정기 주주총회가 지난 18일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에서 900여 명의 주주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한겨레는 1987년 ‘6월항쟁’ 이후 바른 언론을 만들고자 하는 6만7천여 주주들의 염원을 담아 세계 유일 국민주 방식으로 창간된 신문사이다. 특히 올해 주주총회는 지난달 말부터 신문광고를 통해 2000여 명의 촛불 시민들을 새주주로 모셔서 그 의미를 더했다. 이로서 한겨레 주주는 약 6만9천여 명이 되었다.

▲ 평화의 나무 합창단

사전 문화행사는 지난 촛불시위 광화문 무대에서도 공연하며 많은 이들의 눈시울을 붉힌 권진원과 평화의 나무 합창단 무대로 진행되었다. 평화의 나무 합창단이 권진원과 부른 ‘그대와 꽃피운다’는 권진원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분노와 허탈감에 빠진 국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발표한 노래로 지난 13일에는 JTBC 뉴스룸 엔딩곡에 나오기도 했다.

이날 주주총회 중점사안은 크게 두가지였다. 하나는 경영진 교체, 두번째는 독립된 감사인의 감사보고서에 관한 것이다.

새 시대의 시작 : 양상우 신임 대표이사 선임

▲ 양상우 신임 대표이사

먼저 정영무 전 대표이사는 “이번 국정농단 사태 보도와 박근혜 탄핵에 이르기까지 주주들의 성원이 있어서 가능했다"며 감사인사를 전했다. 그러나 종이 신문의 한계와 독자 및 광고감소로 인한 애로사항을 언급하며 “역량 있는 새로운 경영진이 앞으로 잘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상우 새 대표이사는 “재임기간 반전을 만들어 대규모 흑자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고, 5월 새 대통령 뽑을 때 언론계 맏형 역할을 해 민주를 염원하는 국민들의 바람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재무제표 승인건 : 외부감사 한정의견을 받다

주주총회에서 쟁점이 되었던 재무제표 한정의견 건이다. 한정의견의 경우, 구체적으로 ①감사인의 감사범위가 제약을 받거나 영향을 받은 경우, ②재무제표가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기업회계원칙에 준거하고 있지 않거나 재무제표 표시가 부적정한 경우, ③현재로는 합리적인 추정을 할 수 없는 비정상적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경우 제시된다.(NEW 경제용어사전 참고)

한겨레 재무제표가 한정의견을 받은 것은 자회사 롤링스토리와 관련이 있다. 주주총회자료에 따르면 재무상태표상 매도가능증권에 포함된 주식회사 롤링스토리의 경우 현재 한겨레신문사가 45.68%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데 당기순손실이 약 13억원이다. 이에 대해 송우달 전 경영총괄전무는 “북미, 유럽, 아시아 등 해외시장에 진출하려다보니 플랫폼 구축이나 번역비용 등의 문제로 비용이 발생하고 있으나 매출이 일어나기 시작했으니 시간이 걸리더라도 경영을 지속하자는 것이 현경영진의 의견”이라고 했다. 장창덕 상임감사는 경영진이 매각 의사를 갖고 있으나 매각시 ‘예상되는 회수가능액을 합리적으로 추청하여 산정하거나 그 밖의 방법으로 손상의 정도를 추정하여야 하는데 감사인은 이에 적합한 감사증거를 입수 할 수 없다’라는 이유로 한정의견을 내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반된 견해에 대해 사원주주를 대표하는 우리사주조합장은 의안수정제안을 했다. 한정의견이 그대로 주총에서 승인되면 재무제표가 전자공시로 외부에 공표되어 한겨레의 신뢰도가 추락될 것이므로 내용을 재조정하여 적정의견을 다시 받고 그것을 공시하도록 조건부승인 하자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그렇게 중요한 사안의 경우 주식위임을 받기 전에 미리 내용을 공지하고 위임을 받아야 하지 않느냐”는 출석 주주들의 지적이 있었다. 또한 이 의안수정제안 속에는 현경영진과 전경영진의 롤링스토리 매각여부에 대한 의견차이와 재무제표를 분석하는 데 있어서 지분법에 의해 올해부터 들어가는 롤링스토리 자회사의 손해를 작년 재무제표에 포함시키느냐 마느냐에 대한 회계 관행 관련 내외부 감사의 의견차이가 복잡하게 얽혀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한 배경이 있는 상태였다. 결국 표결을 통해 한정의견을 담은 감사보고서는 원안대로 통과되었다. 이에 대해 양 신임 대표이사는 “오늘 한겨레가 받은 한정의견은 역사에 남겠지만 앞으로 더 훌륭하고 건강한 회사를 만들어 이 오점을 지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고양시에서 온 최유상 주주

이번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새주주가 된 임병환 주주는 “행사 진행 중 끝까지 자리를 지키지 않고 주주들이 주총장을 빠져나가는 것이 아쉬웠다”고 밝혔다. 고양시에서 온 최유상 주주는 마지막까지 총회장을 지키며 “주주들이 나이가 들어가니 한겨레가 젊은이들을 많이 주주로 영입하기 위해 주식 증여운동 등 다양한 활동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새로운 임원들이 <한겨레:온>에 경영에 임하는 자신의 포부를 올려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나온 주주들의 의견에 대한 회사의 답변은 조만간 <한겨레:온>을 통해 소개될 예정이다.

권진원의 ‘그대와 꽃피운다’는 아래 링크에서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다.

http://그대와꽃피운다.kr/

편집: 이동구 에디터

안지애 편집위원  phoenicy@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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