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9기 한겨레정기주주총회 개회 및 의장 인사

촛불집회와 탄핵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이한 독자와 주주, 시민사회 앞에 큰 기대와 꿈을 가지고 제 29기 한겨레 주주총회가 3월 18일 오전 10시 백범기념관에서 성대하게 개최되었다. 주총이 시작하기 전의 문화행사로는 평화를 사랑하고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자발적 참여로 만든 시민합창단인 평화의 나무 합창단이 먼저 ‘그날이 오면,과 ‘어머니’를 불러주었고, 제 7차 촛불집회에 함께 하였던 권진원이 그 다음을 이어 ‘푸른 강물 위의 지하철’과 ‘아름다운 사람’을 불러 주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권진원의 노래가 끝난 뒤, 한겨레신문사 박창식 전략기획실장이 사회자로 등단하여 의식을 진행하였다. 먼저 국기에 대한 경례와 묵념과 애국가 제창이 있었다. 그러나 국기에 대한 경례 중 ‘국기에 대한 맹세’를 하는 관행이 아직도 남아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1996년에 ‘대한민국 국기에 관한 규정’이 개정되어 국기 강하식 및 각종 행사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 중 애국가를 연주할 경우 국기에 대한 맹세문 낭송을 생략하도록 하였다).

의식이 끝난 후, 사회자는 먼저 참석주주 현황과 함께 주총이 정관법에 의거하여 적법하게 성립되었음을 보고하였다. 그리고 의장을 맡은 정영무 대표이사가 등단하여 인사를 하였다.

정영무 대표이사는 참석하신 주주들에 대하여 무한한 감사를 표하였으며 촛불시위 후에 새롭게 한겨레에 참여한 주주들에 대하여서도 고마운 마음을 나타내었다. 정대표이사는 "한겨레로서는 항상 시민주주들이 주인이고 이러한 주인들을 모시고 주총을 열게 되어서 무한한 기쁨으로 생각한다."고 하였다. "내우외환의 어려움 속에서도 한겨레 신문이 작년 9월에 박근혜와 최순실의 부정부패의 연결고리를 최초로 보도하였고, 계속된 보도를 통하여 촛불집회가 활성화 되도록 계기를 마련하였으며, 그 힘이 다시 국회에서 탄핵을 결정하고 마지막에는 헌재가 탄핵을 인용하도록 하는데 지대한 역할을 하였다."고 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주주들과 한겨레 온, 문화공간 온, 주주통신원 등의 여러 단체에서 절대적인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었기에 가능하다"고 주주들에게 감사를 표하였다. "국정농단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것은 물 밑에서 일어나는 사건처럼 실체를 파악하기가 매우 어려웠지만 가장 주체가 되었던 신문은 한겨레이고 한겨레가 가장 큰 역할을 담당하였다."고 한겨레의 그간 역할을 강조하면서 계속하여, "종이신문에 기반을 둔 모든 신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한겨레는 정론지로서 특히 더 많은 어려움에 처해 있다. 모든 매체가 디지털 영상으로 바뀌는 환경은 한겨레도 피할 수 없으며 독자와 광고의 감소가 심하여 다른 사업들을 통하여 재정의 자립을 도모하였지만 기대만큼의 실적을 올리지 못하였으며, 언론으로서는 큰 역할을 담당하였지만 자본이나 권력 비판에 성역을 두지 않았기에 광고 수주나 사업발전에 어려움이 많아 재정적으로 답답한 상황이 되었다."며 3년간 경영을 해오면서 느꼈던 여러 가지 어려움을 피력하였다. 마지막으로 "현 경영진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 힘들게 3년을 노력하였지만 그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여 독자와 주주들에게 매우 미안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앞으로 새로운 경영진이 나서서 신문이 새로운 도약을 하기를 바라고 특히 내년은 신문 창간 30주년을 맞이하여 더욱 발전하기를 바란다."는 덕담을 끝으로 대표이사로서의 인사를 끝냈다.

연이어 이어진 영업보고와 감사보고 중에도 많은 주주들이 의견을 활발히 제시하였다. 마지막 의안 심의 중 대표이사 선임의 건이 진행되는 중에도 승인의 과정에서 주주님 들이 새로 이사를 선임하는 과정에 대해서 이견을 제시하기도 하였지만 많은 주주들이 새로 출발하는 경영진이 더욱 열심히 경영을 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흔쾌히 양상우 대표이사를 새로이 추대하는데 동의하였다.

양상우 신임 대표이사는 먼저 "새로이 대표이사로 선임되어 영광이며 아직은 경영에 대한 분석이 부족하여 많은 말씀을 드리기 어렵다."는 말로 시작했다. 다만 "한겨레 신문이 정론지로서 많은 역할을 해왔음에도 내외로 어려운 환경을 맞이하였으며, 마치 매우 유용하게 사용되던 컴퓨터가 잘 작동되지 않은 모양이 되었으니 먼저 이 컴퓨터가 잘 작동되도록 할 것이며, 앞으로 많은 사업들을 잘 조정하고 경영하여 내년 주총에서는 좋은 결과를 가지고 주주님들을 만나겠다."며 신임인사를 마쳤다.

언론과 시민사회의 힘이 결집되어 세계에 유래가 없는 촛불이 비폭력적으로 타올라 다행스럽게도 다시 민주사회의 초석을 놓을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요즈음, 우리는 1960년의 4.19와 1987년의 민주화 운동에 대하여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혁명과 운동이 만들어 냈던 그 후를 보면서 부정부패와 독재, 기득권층의 강고한 응집력과 힘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것도 학습하게 되었다. 이제 다시 우리 앞에 놓인 이 기회 앞에서 우리 독자들은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 언론은 어떤 역할을 담당해야 할 것인지 깊은 사색과 고민을 해야 할 시간이다. 한겨레 신문이 처한 어려운 현실 앞에서 우리 주주들은 고락을 함께 하는 자세를 잃지 말고 힘을 함께 하면서 새로운 경영진이 혼신의 힘을 다하여 한겨레에 매진할 수 있도록 격려와 지지를 보냄과 동시에, 선거 후의 새로운 정권과 세력이 올바른 길을 갈 수 있도록 광장의 촛불을 우리 독자와 주주들의 내면에 옮겨서 영원히 꺼지지 않은 큰 횃불로 남겨 지켜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지난 한겨레 주주 제 28기 주총에서 정영무 대표이사가 "권력을 비판하고 감시하는 것을 넘어서 '어떤 세상을 꿈 꿀 것인가?', '어떤 세상으로 가야할 것인가?'와 같은 미래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고 하였던 말이 아직도 유효할 것이다. 미래에 대한 꿈은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라 꿈 꾼 자들의 것이기 때문이다. 한겨레 신문이 독자와 주주들에게 꿈을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꿈 꾼 사회를 대변하는 것이 신문이 할 역할이다.

편집 : 안지애 편집위원 

김종선 주주통신원  haohutu@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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