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피티 뮤지엄쇼 : 위대한 낙서전을 다녀와서

 우리는 생각 없이 끄적거린 그림이나 글들을 '낙서'라고 말한다. 어린 시절 한 번쯤은 모두 낙서를 해봤을 것이다. 길 담벼락, 화장실, 교과서, 공책, 나만의 일기장 등등. 공공장소와 물건에 낙서를 하면 어른들에게 혼나기도 했다. 그래서 나는 나만의 낙서 노트에 작고 소극적인 낙서를 하곤 했다.

 낙서를 그냥 지나치면 잘 모르지만, 어느 순간 눈여겨보면 그 사람이 보인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이라든지 싫어하는 마음 등. 그 사람을 본 적도 없고 누군지도 모르지만, 생각과 상태들이 눈앞에 펼쳐지듯 생생하다. 그것이 자꾸 낙서를 하고 싶게 하고, 누군가의 낙서를 보고 싶은 이유가 아닐까?

▲ 위대한 낙서 전 입장권과 팜플렛 / 출처 : 직접촬영

 양재에 있는 ‘예술의 전당’에서 ‘위대한 낙서[The Great Graffiti]'전이 열렸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 소식을 듣자마자 ’이 전시는 꼭 가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다. 우선 해석을 해야하면서 봐야되는 딱딱한 전시회는 꺼려졌고 편한 마음으로 ’낙서’를 구경하고 싶었다. 많은 아티스트의 다양한 작품들이 있었지만 간단히 두 작품만 소개하겠다.

▲ ⓒJR – 제이알 OPÉRA GARNIER, 2014 / 출처 : 직접촬영

 JR은 대규모의 인물 사진 콜라보 작품을 선보인다. 사진과 스트리트 아트를 결합하여 독창적으로 표현한다. 이를 통해 보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다.

▲ ⓒNick Walker – 닉 워커 VANDAL / 출처 : 직접촬영

 닉 워커(Nick Walker)는 또다른 자아인 The Vandal(반달)을 만들어서 전 세계에 흔적을 남긴다. 내면의 독립성과 자유성을 드러내며 닉 워커 특유의 유머 표현의 상징이다.

▲ JR - 제이알 프로젝트 / 출처 : 직접촬영

 마지막 전시장은 사람들이 환하게 웃는 모습으로 가득찬 방이었다. 삭막한 현대사회에서 숨은 영웅들을 만나보는 취지의 전시다. 그러나 영웅은 내 의지에 따라 곧 내가 될 수도 있다. 이 밝게 웃는 사람들을 보면서 잠시지만 웃는 시간이 되어 행복했다.

“그래피티는, 함께 이 시대를 이야기하고, 더 나은 세상을 위해 고민하고, 우리 시대를 위로해주는, 우리의 동시대를 기록하는 가장 대표적인 예술인 것이다.”

 전시장 입구를 들어서면 그래피티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볼 수 있다. 거기서 나는 그래피티가 매력적인 이유를 찾았다. 서로 이야기하기도 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하는 것. 역사적 비극 속에서 나타난 누구나 할 수 있는 예술적 창작물. 따라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서로가 위로 받게 하는 것. 그것이 그래피티다.

 

*information

그래피티 뮤지엄쇼 : 위대한 낙서
기간 : 2016.12.09 ~ 2017.03.12
장소 : 예술의 전당 서예 박물관

지난 12일 ‘그래피티 뮤지엄쇼 : 위대한 낙서‘ 전시는 종료되었다.
그러나 현재, 위대한 낙서 <셰퍼드 페어리 전 : 평화와 정의> 전시가 진행 중이다.

위대한 낙서 <셰퍼드 페어리 전 : 평화와 정의>
기간 : 2017.03.15(수) ~ 2017.04.30.(일)
시간 : 11:00-20:00 (입장마감 19:20)
장소 :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가격 : 일반 13,000원 / 청소년(만 13세~18세) 10,000원 / 어린이(만7세~12세) 8,000원

편집: 이다혜 객원편집위원

한은지 대학생기자  dmswl674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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