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오전 시간을 보내고 늦은 아점을 먹고 나서 보니 2시가 넘었다. 밖은 햇살이 좋았다. 나가기는 늦은 시간인데 밖에서는 자꾸 나오라고 손짓하는 것 같았다. 나갈까 말까 망설이면서도 옷을 주섬주섬 주어 입고 있었다.

밖에 나와 잠시 고민한다. '어디로 갈까?' 이틀 전 김미경 통신원이 ''이번 주말 남산에 벚꽃이 피었을라유?" 하고 물어왔다. 올 봄 날씨가 봄날답지 않게 춥고 바람도 불어 벚꽃이 제 시기에 필지 짐작하기 쉽지 않아 "내 주 중반쯤으로 예상하는데 잘 모르겠네요." 라고 답했었다. 벚꽃 소식을 알려주러 남산에 가볼까 하다 생각을 바꾸고 석촌호수로 방향을 돌렸다. 얼마 전부터 석촌호수에 가서 하고 싶었던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으로 가서 2호선을 타고 갈까 아님 청구역에서 5호선을 타고 왕십리에서 2호선으로 갈아타고 갈까 두 코스를 생각하다 청구역으로 향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승강장으로 내려가려는데 소음 속에서 선명하게 들리는 소리가 있었다. 난 엘리베이터를 탔고 문이 닫혔다. 유리문 밖을 보니 박효삼 통신원이 손을 흔들며 웃고 서있었다. 열림 버튼을 눌렀으나 엘리베이터는 내려가기 시작했다. 다시 올라와 조우하였다. 이렇게 절묘하게 만나지다니 서로 신기해했다.

동대문역사문화역으로 갔으면 못 만났을... 내가 나오면서 챙기지 못한 것이 있어 집에 들어갔다 오지 않았으면 못 만났을... 절묘한 타이밍. 속으로 생각한다. '우주의 기운이 모아진 게지 ㅎㅎ'  

석촌호수는 도로 아래에 위치하고 있다. 늘 아래 호숫가를 따라 돌며 꽃구경하고 사진도 찍곤 했었다. 도로변 위에서 아래 호수를 내려다보며 사진을 찍어보면 어떨까 얼마 전부터 든 생각을 시도해 보고 싶어 석촌호수로 향하였다.

 

 

 

 

 

가다보니 석촌호수 벚꽃축제 기간 (4월 1-9일)이라고 오색등을 달아놓았다.

 

 

사진 찍는 사람들이 연출된 듯 재밌다.

 

 

벚꽃과 어우러진 오색등이 예뻐서 호수 아래로 내려와 본다.

 

 

 

 

다시 올라갔다. 실은 이날 벚꽃이 만개하지는 않았다. 사진으로 찍히니 풍요로워 보인다. 벚꽃만이 존재하는 벚꽃세상 같다.

 

 

 

 

개나리길을 가고 있다.

 

 

 

한바퀴 다 돌 쯤 해가 기울고 있었다. 물 위로 석양빛이 물들고 있다. 

 

 

 

 

 

 

 

 

축제 공연

오색등에 불 밝혔다.

 

 

편집 : 박효삼 편집위원

양성숙 부에디터  ssooky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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