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3주기를 하루 앞둔 지난 15일, 3년 만에 뭍으로 돌아온 세월호를 만나러 목포 신항에 다녀왔다. 선체는 주차장에서 200여 미터쯤 떨어진 곳에 옆으로 세워진채 놓여 있었다.

50여 미터 떨어진 철조망 사이로 마주한 세월호의 모습은 처참했다. 9명의 미수습자 시신들이 저 배 안에 온전하게 있을지 걱정이 앞섰다.

▲ 미수습자 허다윤양의 어머니 박은미 씨

미수습자 가족 천막에서 미수습자 허다윤 학생의 엄마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다윤엄마는 "안 그래도 많이 두려워요. 저 배 안에서 아홉 명을 다 찾아야 하는데 한명이라도 못 찾을까봐 긴장되고 초조하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한 여교사가 자기 반 아이들이 만든 그림첩이라며 다윤엄마에게 건넸다. 정성들여 만든 그림첩은 온통 아이들 생각으로 가득차 있었다. '나의 사진 앞에서 울지 마요... 나는 그곳에 없어요...' 금새 눈시울이 붉어지는 다윤엄마 손을 꼭 잡고 나도 울컥하여 아무 말 못했다. 이정미 헌법재판관이 박근혜 탄핵 결정문에서 밝혔듯 그 어떤 말로도 그녀를 위로 해 줄 수 없었다.

아홉 명의 미수습자 현수막 옆에 권재근님과 아들 권혁규군의 사진이 나란히 붙어있어 슬픔을 더했다. 베트남 아내와의 사이에 태어난 아들인 권혁규군을 데리고 제주도에 가다 참변을 당했다.

 

 

한 아이가 정성 들여 리본에 글을 쓰고 있다. 처참한 세월호의 아픔을 아이들도 온 몸으로 느끼고 있는 현장이다.

목포신항은 광화문 세월호광장의 축소판이었다. 여러 동의 천막이 들어서 있고 빼곡히 들어찬 현수막들 앞엔 손팻말을 들고 시위하는 사람들과 서명하는 사람들로 붐볐다. 추모객들이 걸어 놓은 추모 리본으로 목포신항은 말그대로 '노란 항구'였다. 철조망 사이로 세월호를 바라보는 이는 누구나 망연자실한 한탄의 한숨을 내쉰다. 그들 앞에는 간절함을 담은 노란 리본들이 바람에 흔들린다. 아홉 명의 영혼들이 온전하게 돌아오길 바라는 모든 이들의 애타는 마음을 담고...

편집: 양성숙 부에디터, 이동구 에디터

이요상 주주통신원  yoyo041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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